덕우 강승욱 역주 / 운주사 펴냄 / 512쪽 / 2만 7000원
임제의현은 선종 5가7종의 하나인 임제종의 종조이다. 임제종은 5가7종 중 가장 오랫동안 번성하면서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한국 선종의 원류가 되었다. 한국의 선은 임제종 양기파의 법맥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한국 선을 이해 혹은 수행하려면 임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임제선사의 가르침을 그 제자인 삼성혜연이 모아 엮은 책이 바로 ‘선어록의 백미’, ‘어록의 왕’이라 불리는 '임제어록'이며, 이를 불교-인도 철학 전문가인 강승욱(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동 대학 인도철학과 대학원 수료)이 번역-역주했다. '임제어록'의 원래 제목은 '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이다.
이번 역주서는 원문을 꼼꼼하게 번역하고, 원문에 대한 풀이,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한 방대한 주석이 특징이다. 특히 주석에서는 임제선사가 설법에 인용한 경문과 역대 선사의 게송을 가능한 한 모두 번역 수록하여 그 맥락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책은 ‘구성과 해제’ ‘선사의 생애’를 통해 임제선사의 삶과 사상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방(馬防)의 서문 외에 임천종륜, 곽천석, 오봉보수의 서문 등 저본에 실린 서문 모두를 기존의 다른 역주서와는 달리 모두 번역 수록하였다.
저본의 다섯 개 장을 제대로 번역한 데 이어 역주자는 부록에서 '조당집'과 '전등록'이 전하는 임제 선사의 기록 전체를 수록해 임제 선사와 관계된 중국 선종사에서의 거의 모든 기록을 총망라했다고 밝혔다.
그 어떤 권위나 가르침에도 매이지 말고 집착하지 말 것을 일갈한 임제선사는, 오직 자기 자신을 믿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고 강조했다.
“밖으로 치달려 구하는 마음만 쉴 수 있다면 바로 조사나 부처와 다를 것이 없으며, 바로 앞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 그대들 자신이 바로 부처이니, 닦을 것도 없고 증득할 것도 없으며,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잘 뿐이니, 도대체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일갈한 임제선사를 통해 선의 종지를 이해하고, 불법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