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호재가 나왔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7만 원 선으로 다시 떨어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700원(2.12%) 내린 7만 8500원에 장 마감했다. 7만 원대로 떨어진 건 종가 기준 지난 2일 7만 9300원을 기록한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 직후 증권가는 경영 공백 해소가 삼성그룹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회장이 경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뤄둔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지난 10일,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그룹 전반적으로 총수의 경영권 공백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와 M&A와 대규모 투자 등의 의사 결정 지연의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며 “삼성물산 중심의 지배구조 공고화는 물론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물산을 포함한 기타 관계사들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는 필연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일 주가가 하락한 데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보다는 업황 우려가 더 크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지난 10일,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반도체 현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그런 부분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당장 실적은 좋지만, 고정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상반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주 수급 이슈로 외국인들이 사서 조금 올랐지만, 박스권을 벗어나서 상승 추세가 강하게 이어지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