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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시선 집중... ‘잭슨홀 미팅’, ‘테이퍼링’이 뭔가요?

26일 잭슨홀 미팅 시작, 파월 미 연준 의장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언급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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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21.08.25 14:37:37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오는 26~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 주에서 열릴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잭슨홀 미팅’과 ‘테이퍼링’이 경제 관련 주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5일에도 다수 증권사들이 잭슨홀 미팅과 테이퍼링과 관련된 분석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뭐길래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까? 포털의 여러 용어 사전을 통해 그 정의와 의미를 요약해봤다.

먼저 '잭슨홀 미팅'이란 매년 한차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Jackson Hole)이라는 휴양지에서 열리는 글로벌 경제정책 회의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하며, 미국 중앙은행의 핵심 관계자들을 포함해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초대되어 참석한다. 전 세계 경제 정책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심포지엄이다 보니, 여기서 나오는 발언들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테이퍼링’(tapering)이란 ‘양적완화를 점차 줄이는 것’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다.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taper’는 스포츠에서 주로 쓰는 말이다. 운동선수나 팀이 큰 경기를 앞두고 이에 대비한 특별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는 경우, 고강도 훈련을 경기 전날까지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막바지로 갈수록 컨디션 조절을 위해 훈련량을 차츰 줄여가는데 이를 ‘테이퍼링’한다고 말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이 2019년 열린 한 연준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미국연방준비은행)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의장이던 벤 버냉키가 2013년 ‘양적완화 조치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이 한 단어로 함축해서 표현했고, 그때부터 '테이퍼링'은 경제학 용어로 자리 잡았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미 연준은 국공채나 회사채 등 자산을 대량으로 사들이며 시중에 많은 돈을 풀었다. 원래 대표적인 경기 부양책은 금리를 낮추는 일인데, 당시의 경제 위기의 다급함에 비해 금리는 이미 더 낮출 수 없을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자산 매입을 늘리는 방법으로 돈을 푼 것이다. 이게 양적완화다.

이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어 부양책이 필요 없는 수준에 도달하면 미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 차원에서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한다. 이게 양적완화 축소다. 그리고 경기가 꾸준히 유지되면 다음 단계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즉, 미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은 ‘시중에 돈이 줄어들고, 머지않아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예고이기 때문에 경기를 위축시킨다. 실제로 테이퍼링 후 2014년에는 경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월별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째 상승세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인 작년 7월 대비 7.1%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마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이했고, 경기 부양책이 절실했다. 이에 지난해 3월 23일 미 연준은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빠르고, 많은 수준의 조치였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선진국 중심으로 백신 접종 비중이 크게 늘고,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뚜렷하다는 지표도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롯된 경제적 위기가 끝나가고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고,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나라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거세졌고,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 조기 시행안을 발표하려고 했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할 수 있다.

미 연준은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에 따라 테이퍼링에 관한 전망이 달라질 것이고, 시장이 받는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좌우간 잭슨홀 미팅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입에 모든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함. (사진 = Unsplash, Giorgio Trovato)

 

테이퍼링이 실시되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우선은 투자자들이 위축되면서 뉴욕 증시가 흔들리고 그 영향이 우리 외환시장에 반영된다. 또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진다.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기에 관해 언급된 연준 의사록이 처음 공개된 지난 1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장 막판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19일(한국 시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8.20원 내렸고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늘어났다.

하지만 테이퍼링에 관한 사실들이 구체화되는 것이 오히려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어서 2014년과 같은 혼란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증시에는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최근 아시아의 증시 회복세가 뚜렷해서 테이퍼링의 영향을 완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테이퍼링 우려와 빅테크 규제 등 중국 리스크 및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불안한 추세를 보이던 아시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갈 수 있는 시그널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코로나 진정과 중국 부양책 등의 긍정적 시그널이 테이퍼링 가시화에 따른 부정적 충격에서 아시아 금융시장을 다소나마 완충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과 델타변이 확산 영향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연준이 이번 테이퍼링으로 야기되는 시장 파급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이날 “최근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선진국의 백신 부스터샷 접종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 회복 속도에 차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 이번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은 테이퍼링을 언급하더라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다루며 시장 파급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달 들어서 델타변이의 확산으로 미국의 제조업, 서비스업 경기 확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이 완화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크다”며 “이 경우 잭슨홀 미팅은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태그
테이퍼링  잭슨홀미팅  주식  연준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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