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펴냄 / 272쪽 / 1만 6000원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가 펴내고 있는 브랜드 전략서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그는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2020년),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2021년)를 펴낸 바 있다.

미국 마케팅협회가 수여하는 최우수 논문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으며, 소비자의 의사결정 전문가인 김 교수는 미국의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거대 플랫폼 경제 시대는 소비자와 브랜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 책에서 검토한다.

저자에 따르면 플랫폼 제국의 거대화는 소비자와 브랜드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인 나이키가 아마존과의 결별을 선언한 사건이 플랫폼과 브랜드 대결의 상징이다. 내가 사고자 하는 제품이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을 통해 검색되지 않고 배달되지 않을 때 그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이키는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증가할수록 나이키 자체 채널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더구나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리셀러(재판매 업자)들 탓에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자 당장 눈앞의 매출 대신 브랜드의 미래를 생각했다. 당장의 매출에는 타격을 입더라도 플랫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승산이 있을 거라는 전략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이 네이버를 대표로 하는 플랫폼 안에 들어가 있다. 당장은 포털이 만들어주는 매출이 친절하지만 결국 수많은 제조사와 유통업체는 네이버에 종속돼 자신들의 브랜드를 잃고 말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예측이다.

이 책은 거대화된 플랫폼의 힘과 위험을 알리고 브랜드가 이들에 종속되지 않고 자사 채널을 어떻게 하면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만이 플랫폼 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이 채울 수 없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인 욕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