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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전 계열사 ESG A등급 달성 … 지난해 영업이익 410% 증가

역대급 실적 비결은 완성형 ESG 경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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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8호 윤지원⁄ 2022.02.21 10:47:12

작년 6월 21일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인사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 = 효성)

효성그룹이 2021년 총매출 21조 2804억 원, 영업이익 2조 7702억 원이라는 역대급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3%, 영업이익은 무려 410.2% 증가한 실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계적인 악재조차 무색했던 실적 상승세다. 조현준 회장 취임 5년 만에 거둔 최대 실적일 뿐 아니라 고(故) 조홍제 회장이 1966년 효성의 전신인 동양나이론을 창업한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의의도 크다.

무엇보다 조현준 회장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ESG(환경 건전성·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강조한 데 따라 그룹 전체가 꾸준히 노력해 오면서 실적 상승세가 함께 따라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커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이래 ‘100년 기업’을 내다보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의 시작으로 ESG 경영체제 확립을 강조했다.
 

효성티앤씨가 서울시내 버려진 폐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 '리젠서울'을 사용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후드티셔츠. (사진 = 효성티앤씨)

 

E. 친환경(Environment) 경영

효성그룹의 사상 최대 실적에는 핵심 계열사들의 선전이 컸다. 효성티앤씨는 단일사업회사로는 유일하게 연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1조 원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고, 효성첨단소재 역시 지주사 분할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이들 계열사들이 높은 실적을 올리는 동안 환경 관련 지표에서도 모범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효성이 매년 발행하는 지속가능보고서에는 △에너지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저감 및 온실가스 저감 실적 △수자원관리 현황 △신재생에너지 사용 △임직원 재해율 등 다양한 관련 지표에 대해 상세히 밝히고 있는데, 효성티앤씨의 경우 직접온실가스 배출량(Scope1)이 2019년 10만 628톤에서 2020년 8만 9181톤으로 11.4% 줄었고 간접 온실가스 배출(Scope2)은 28만 4607톤에서 23만 9582톤으로 15.8% 감소했다.

또 효성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20.5%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한다는 ‘그린경영비전 2030’을 기반으로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 소재,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확대해왔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탄섬으로 만들어진 수소연료탱크. (사진 = 효성첨단소재)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탄소섬유 상용화

효성티앤씨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뽑아낸 폴리에스테르 섬유 ‘리젠’(Regen®)을 개발했으며, 이는 이미 각 지자체 및 패션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예컨대 제주도에서 수거된 삼다수 생수병에서 뽑아낸 재활용 섬유는 ‘리젠제주’(Regen®Jeju)라는 브랜드를 달고,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의 협업을 통해 플리츠니트 가방으로 제작되어 출시됐다. 그밖에도 ‘리젠오션’, ‘리젠서울’을 제작해 공급하고, 노스페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커버낫, 수영복 브랜드인 데이즈데이즈, 모던한복 브랜드 리슬, 무신사, 닥스셔츠 등등 여러 패션업체들이 리젠 섬유를 이용한 다양한 친환경 패션 제품들을 선보이며 '가치소비' 트렌드와 발을 맞췄다.

또 지난해부터는 어업에서 발생하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리사이클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오션’을 생산하는 설비에 투자했으며, 올해 초부터 월 150톤 이상 생산하여 국내외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 (TANSOME®)’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부터 전주에서 생산해왔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용 연료탱크의 필수 소재로 활용되면서 수소 경제 시대를 앞당길 첨단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이어 지난 2019년 조 회장은 전북 전주에 총 1조 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인 연산 2만 4000톤의 탄소섬유 공장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에 두 차례 증설을 거쳐 오는 7월 기준 연산 6500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6월에는 효성중공업과 세계적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인 린데그룹이 손잡고 총 3000억 원을 투자한 액화수소플랜트를 울산에 착공했다. 이곳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만 3000톤의 수소연료를 생산하게 되는데, 수소차 10만 대에 사용 가능한 물량이다. 또 효성중공업은 전국 주요 거점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효성 조현준 회장(오른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1월 24일 전남 무안 전남도청에서 효성-전남도 간 ‘그린수소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효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과정. (사진 = 효성)

 

수소경제 활성화도 앞장서

효성은 또 전라남도와 함께 해상 풍력 발전을 통한 그린수소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를 위해 효성과 전남도는 지난 1월 24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남도가 신안 앞바다를 중심으로 구상 중인 해상 풍력 발전을 통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20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30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효성은 중장기적으로 총 1조 원을 투자하며, 장차 서울 및 수도권, 울산, 창원, 부산 등의 주요 산업단지 집중 지역에 그린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등 일부 국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30년까지 전남 신안에 세계 최대 규모인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여수를 중심으로 한 동부권에도 5GW 해상풍력 발전단지도 구축한다. 전체 해상풍력발전단지 규모는 총 25GW에 달한다. 설비 용량 기준으로 원자력 발전소 25기 규모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풍력 발전 조립 공장 건립, 부두 및 항만 건설, 송배전 인프라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효성은 이 과정에도 적극 참여하는데, 우선 2023년까지 전남 지역에 해상 풍력 발전 조립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또 그린수소의 저장 및 활용을 위해서 연산 1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2곳을 건립하고,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을 추진하는 등 그린수소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왼쪽)과 효성 커뮤니케이션실 이정원 전무가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가입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효성)

 

S. 사회적(Social) 책임 경영

효성은 사회적 가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기업의 꾸준한 성장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 기업이 사회 취약계층을 지속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상생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조현준 회장의 평소 지론이라고.

효성은 2005년부터 대한 적십자사의 ‘사랑의 밑반찬 나눔’을 후원하고, 임직원 사랑의 헌혈 나눔, 대한 적십자사 바자회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성금, 2020년 수해 피해복구 성금, 사랑의 헌혈버스 기부 등 소외계층에 크고 작은 도움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태고 있다.

주요 계열사 모두 적십자사 아너스기업 가입

그 결과 효성그룹은 지난 2월 14일 대한적십자사 법인단체 고액기부클럽인 아너스기업(RCSV:Red Cross Creating Shared Value)에 가입했다. 2020년 2월 지주회사 ㈜효성이 아너스기업 10억 클럽에 가입했던 것에 이어, 그룹 주요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이 적십자 아너스기업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또 기존 취약계층 지원에 이어 문화, 예술, 과학, 스포츠 등을 지원하는 메세나(Mécénat) 활동도 강화했다.

효성은 장애 예술가, 장애 어린이 재활 지원 등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장벽 허물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시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제약 없이 영화 등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영화를 제작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제11회 서울 배리어프리 영화제에서는 제작지원금 2000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효성은 최근 5년간 이 사업을 후원하고 있으며, ‘빌리 엘리어트’, ‘심야식당2’ 등 9편의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이 효성의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졌다.

또 2018년부터는 서울문화재단의 장애 예술인 창작촌인 잠실창작스튜디오와 함께 입주작가 지원프로그램 ‘굿모닝 스튜디오’에 매년 1억 원씩을 후원하며 장애 예술의 가치를 확산하고, 장애 예술가가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11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에서 효성이 영화제측에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지원금을 전달했다. 효성 커뮤니케이션실 최형식 상무(왼쪽)와 사단법인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효성)

 

배리어프리 영화제 5년 후원
‘문화재 지킴이’ 역할도 적극적


이 같은 메세나로 효성은 서울시가 선정하는 ‘민관협력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받았다.

문화재 관련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조현준 회장부터 문화유산 보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문화재 관련 메세나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효성은 2018년부터 문화재청에서 위촉된 ‘문화재 지킴이’로 아름다운 우리 고궁의 보존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에는 창덕궁 대조전과 희정당 내 조명 및 인테리어 복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 공로로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21 문화재 사회공헌 컨퍼런스’에서 문화재 사회공헌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효성은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함께 방치된 궁궐 근대 조명 기구 복원 및 공간 재현에 힘써왔다.

평소 창덕궁 희정당 내부는 관람이 제한돼 있었지만, 2018년 10월 효성과 문화재청의 복원작업 진행 후 2019년에 일반 시민에게 첫 공개가 되어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효성은 또한, 2006년부터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이 참여하는 창덕궁 환경정화 자원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
 

효성그룹 사옥. (사진 = 효성)

 

G.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

조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효성을 지주사 및 사업회사로 분할하면서 ESG 경영 강화 전략을 내걸었다. 투명경영 강화와 독립적인 전문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서다.

조 회장은 그룹을 지주사인 (주)효성과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으로 나눴다. 그리고 조 회장은 최대주주이자 대표로 책임경영을 하고 사업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나아가 조 회장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는 관행을 깨고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또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그룹 경영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직까지 수행할 수 있게 했고, 이후 효성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맡고 있다.

또한, 다양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정비했다. 위원회 구성원 중 과반수를 사외이사가 맡게 했으며, 대표위원도 사외이사에게 넘겨 독립적으로 선정될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는 이사회 내에 ESG 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조 회장이 부당 내부거래를 방지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하도록 기존 이사회 내에 설치했던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ESG경영위는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담당한다. 환경보호, 사회 안전망 등에 대한 고객과 사회·주주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 조직은 김규영 대표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정상명·김명자·권오곤·정동채) 등 5명으로 구성했다. 투명경영위원회 4인 체제에서 ESG의 중요성을 감안, 위원회에 사외이사를 1명 추가했다. 첫 ESG 경영위 위원장은 기존 투명경영위 위원장이던 정상명 사외이사(전 검찰총장)가 맡았다.

또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안건 심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최소 기준인 2주보다 늘어난 17일~22일 전 정기 주주총회 공고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의결정족수 확보 및 주주의결권 행사 편의를 위해 주주총회집중 예상일이 아닌 날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2020년 3월 20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열린 효성 제6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규영 효성그룹 대표이사가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SG TFT 운영, ESG 경영 성적은 ‘A+’

또 효성은 지속가능경영 추진 TFT에서 ESG 추진 TFT로 이어진 그룹 차원의 TFT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ESG TFT는 ESG 체계를 확립하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ESG 경영을 데이터로 증명해 성과에 반영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획·전략·경영·영업·홍보·마케팅 등 각 부문별 담당 부서들이 협업 방식으로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아 운영되고 있다.

그 결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2020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A+’등급을, 효성중공업은 ‘A’등급을 받았다. 지주사인 ㈜효성은 2020년 B+ 등급을, 2021년에 A등급을 받았다.

KCGS가 평가하는 상장사 ESG 등급은 S부터 D까지 총 7개인데 당시 S등급을 받은 회사는 없고 2.1%의 상장사만 A+등급을, 12.1%가 A등급을 받았으니 효성그룹 계열사들의 등급이 국내 상장사들 가운데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효성그룹은 이러한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전사적 환경경영 관리와 준법경영 체계 강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운영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한 소통 노력,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성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효성첨단소재㈜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의 2021년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골드 메달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골드 등급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인 총점 72점을 획득해 평가에 참여한 모든 글로벌 회사 중 상위 3%이자, 효성첨단소재가 속한 섬유산업(Textiles industry) 내에서는 상위 1%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국내 사업장 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등 글로벌 사업장들이 함께 참여한 첫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획득했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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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ESG 경영  효성티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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