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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파트인가 미술관인가? ‘색채학회 혁신 대상’ 수상한 힐스테이트

해외 대가와 협업해 공들인 ‘Z세대 스타일’로 디자인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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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8호 김민주⁄ 2022.02.22 10:17:51

요즘 프리미엄 아파트 사이에선 디자인 경쟁이 치열하다. 각 건설사들은 수주와 고객 유치를 위해 앞다퉈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를 비롯해 삼성 래미안, GS건설 자이, 대우건설 푸르지오 등은 보다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건축 디자인을 위해 다양한 협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현대건설은 색깔에 집중한 자체 디자인 개념 ‘힐스테이트 Gen Z Style’(젠 지 스타일)를 내세웠고, 한국색채학회가 주관하는 2021년 한국색채대상에서 ‘Red’(레드, 혁신) 상을 거머쥐어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 디자인이라면 흔히 건축설계 측면을 말하지만, 현대건설은 이에 더해 색채 디자인까지 끌어들이면서 감성 터치까지 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국색채학회와 한국색채대상
 

한국색채대상 브로셔 중 일부. 사진 = 한국색채학회



한국색채학회는 색채 관련 분야 연구와 산업 및 문화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1988년 창립됐다. 등록 회원은 2236명이며 국내 유일한 색채 분야 학술 단체다.

한국색채학회는 매년 한국연구재단 등재 논문집을 4회 발행하고, 봄-가을에 학술 대회를 개최한다. 각계 전문가와 협업해 색채 전문 서적 집필 및 분야별 색채 교육을 실시하고, KS색채표준 정립, 컬러리스트 자격 제도 정착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회는 2003년 한국색채대상을 만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매년 도시, 건축, 디자인, 영화 등 각 분야에서 유의미한 색채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산학 교류 행사다.

학회 사무국장은 이 상에 대해 “색채 분야 연구의 발전 및 활성화를 지원하며 색채 문화 확산과 색채 산업 전문성 제고를 위한 상”이라며 “색채는 생활 전반에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학문 분야가 색채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색채는 형태보다 빨리 인지되며, 사람의 사고, 판단,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색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색채대상은 △경관 부문(도시 경관, 주거 시설, 공공 시설물 등) △건축·인테리어 부문(건축, 실내, 전시 등) △제품 부문(가전, 자동차, 가구 등) △시각 분야(광고, 옥외 광고, 패키지, CI 등) 13개 분야로 나눠 응모를 받고 심사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한다.

상 이름인 그린, 레드, 블루는 디자인의 주조색이 아니라, 각 색채가 이끄는 이미지를 적용해 작명됐다. 그린은 ‘환경’, 레드는 ‘혁신’, 블루는 ‘기술’을 뜻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진행된 제 19회 한국색채대상에서 ‘젠 지 스타일’로 건축 디자인 부문 레드(혁신) 대상을 수상했다.

 

마시모 카이아초와 협업으로 탄생한 힐스테이트 ‘Gen Z Style’
 

색채의 거장으로 불리는 마시모 카이아초. 사진 = 현대건설 


'젠 지 스타일'은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에 새로운 컬러와 패턴을 적용한 디자인이다. Gen Z Style이란 Generation Z style의 줄임말로,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의 다음 고객으로 현재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 공략 대상인 MZ세대에 초점을 맞춰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젠 지 스타일'의 첫 번째 패턴과 컬러 세트인 ‘Structural Language in HILLSTATE'(왼쪽)와 실제 적용 사례. 사진 = 현대건설


젠 지 스타일은 총 2개의 패턴과 4개의 컬러 파레트로 개발됐다. 첫 번째 패턴과 컬러는 힐스테이트의 아이덴티티를 도출한 ‘Structural Language in HILLSTATE’(스트럭쳐럴 랭귀지 힐스테이트)다. 촘촘히 짜여진 패턴에서 숨겨진 H를 찾을 수 있는 이 콘셉트는, 힐스테이트 기존 와인 컬러와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느낌을 도출해낸다.

이 디자인은 색채 디자이너이자 국제색채학회 부회장인 마시모 카이아초와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현대건설은 카이아초와 온/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하며 주거 트렌드, 타사 디자인 리서치 등을 거쳐 패턴 및 컬러를 개발했다.
 

속초센트럴 힐스테이트의 Gen Z 기둥. 사진 = 현대건설 


젠 지 스타일 패턴과 컬러는 힐스테이트의 지하 주차장, 문주(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 디자인 등에 적용된다. 힐스테이트 속초 센트럴, 삼송역 스칸센의 주차장, 그리고 힐스테이트 비산 파크뷰의 문주에 각각 적용됐다. 현대건설 디자인 관계자는 “그 외 티하우스, 보행자 문주 등 힐스테이트 단지 내 곳곳에 젠 지 스타일이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화하는 현대건설의 디자인 세계

금정역 힐스테이트의 'Signature Wall' 우편함에도 젠 지 스타일이 적용됐다. 사진 =현대건설  


현대건설의 공간 디자인과 조경 디자인은 점점 확장되는 추세다. 힐스테이트 금정역에는 젠 지 색깔과 패턴을 입힌 우편함 ‘Signature Wall’(시그니처 월)이 있다.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도 디자인 포인트를 둬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라클라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예술 시설물 ‘Cloud Walk Pavilion’(클라우드 워크 파빌리온)이 설치됐다. 클라우드 워크는 ‘2021 USA Good Design Award’(2021 유에스에이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본상을 수상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Cloud Walk Pavilion'의 정면(위)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아래). 클라우드 워크는 구름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이자 입주민을 위한 휴게 시설물이다. 디자인에 독특한 패턴이 적용됐으며 지상에서 하늘의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 = 현대건설


클라우드 워크는 패턴 디자이너 카럴 마르턴스와 건축가 최장원의 협업으로 나온 작품이다. 현대건설 디자인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푸른 잔디 마당 위에 예술품 같은 시설물을 도입하고자 한 만큼, 작가님들도 모던하면서도 독창적인 형태를 구현하고자 한 요청을 잘 반영해 주셨다”고 답했다.

최근 현대건설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및 ‘IDEA 디자인 어워드’와 ‘세계조경가협회(IFLA)’ 상을 받는 등 국내외 굵직한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일련의 수상에 대해 디자인팀 담당자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안하려는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며 “무엇보다 우리 아파트에 입주하는 고객들이 디자인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겠다 싶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현대건설은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 작품을 내놓고 있다. 영국 공간 예술가 신타 탄트라와 협업한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Tasted Flight'(테이스티드 플라이트, 예술놀이터)와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놀이터 작품인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우리 아빠 놀이터’ 및 박제성 교수의 미디어 게이트 ‘Tangent 22’(탄젠트 22)등이 그 예다.

“심미성에 중점을 두고 본질적 디자인과 삶의 예술적 측면 고민할 것”

현대건설의 디자인 팀은 크게 네 파트로 나뉜다. △건물 형태 및 색상,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는 익스테리어 파트 △ 단지 내 커뮤니티 및 공용부 디자인을 담당하는 커뮤니티 파트 △건물 내외부의 조명을 총괄하는 조명 파트 △ 외부 조경 디자인을 담당하는 조경 파트다.

각 파트들은 앞으로도 아파트 조경 시설과 커뮤니티 같은 공동 외부 공간에 예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주최한 미술 작품 공모전인 ‘H 퍼블릭아트어워드’가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1과의 협업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됐다. 이때 최종 선정된 작가들 작품이 전국 힐스테이트 4개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기도 하다.

현대건설 디자인 관계자는 향후 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지하 공간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어린이 놀이터와 조경 시설물도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자인은 심미성을 중점으로 두고 있으며 차분하고 세련된 배경 위에 독보적인 디자인의 오브제를 배치해 현대 미술관 같은 경관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급 아파트에 대한 고객의 기대를 그저 ‘화려한 장식들의 반복’과 같은 고루한 방식으로 풀기보다, 본질적인 디자인과 삶의 예술적인 측면을 고민할 것이라는 포부다.

 

<문화경제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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