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 2022.03.11 11:08:38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 심판’이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6일까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시청 시간 1위(4593만 시간)를 차지했다고 넷플릭스가 10일 밝혔다. 지난 1월에 서비스 중인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3위(2402만 시간)를 기록, 공개 이후 10주 연속으로 10위권 성적을 기록 중이다.
넷플릭스는 일주일 단위로 콘텐츠를 △비영어권 TV △비영어권 영화 △영어권 TV △영어권 영화 4개 범주로 분류해 순위를 낸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지상파와 케이블의 드라마도 넷플릭스 상위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5위 스물다섯 스물하나(tvN) △7위 기상청 사람들(JTBC) △9위 서른, 아홉(JTBC) 등이 있다. 11일 기준으로 상위 10개 콘텐츠 내에 절반이 한국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는 주로 아시아, 남미, 중동 등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다. 드라마 ‘겨울연가(2002, KBS)’가 일본에 유행을 일으키면서 K-콘텐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대장금(2003,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 MBC), 아내의 유혹(2008,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SBS) 등이 나오며 K-드라마에 관한 많은 해외 팬이 생기기 시작한다. 방송계는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떨쳤으나 2014년 중국의 정치적인 이유로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시작하자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 드라마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방송계는 궁지에 몰린다. 하지만 OTT(Over the top) 시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OTT를 통해 콘텐츠 교류가 과거보다 더 쉬워지자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 시청이 보편화 된 것이다.
여러 가지 콘텐츠 중에서 지난해 나온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독보적인 신화를 썼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지난해 9월 23일 글로벌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 중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작품은 오징어게임이 처음이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이야기다. 공개되자마자 극한의 경쟁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를 풍자했다는 호평과 함께 K-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1월에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도 공개 10일 만에 3억 6102만 누적 시청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소년 심판도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소년 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역)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한 후로 마주하게 된 소년범죄의 잔혹한 현실을 개선해 나가려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소년범들이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으며 심은석이 재판에서 촉법소년에게 무거운 판결을 하며 법의 냉정함을 섬세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관련해 북미와 유럽 네티즌은 “한국의 현실을 자세히 보여주는 드라마다”, “소년범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이야기”, “한국의 현실을 몰랐는 데, 저런 문제가 있었다”, “독특한 소재를 개연성 있게 잘 풀었다”등의 의견을 남기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현실도 새롭게 알았다는 반응이다.
프랑스 미디어 전문언론 20 minutes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로 언어학습 무료 애플리케이션 듀오 일고(Duoling)를 제공하는 국가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신규 가입자가 7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거진 NME도 “한국은 빠른 속도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라며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