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AI 오답’ 후폭풍에 시총 128조 증발한 구글...챗 GPT는 다를까?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 이틀째 급락...2거래일만에 11.73% 폭락

  •  

cnbnews 김예은⁄ 2023.02.10 15:23:18

개발사 Open AI가 챗 GPT를 공개하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Open AI 홈페이지 캡쳐

'Google is done'
지난 12월 2일 영국의 인디팬던트는 이와 같이 도발적인 제목으로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는 챗 GPT 출현의 서막을 알렸다.

그로부터 두달여 뒤, 챗 GPT 열풍이 주식시장을 강타하는 가운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알파벳은 전거래일보다 4.39% 급락한 95.01 달러를 기록했다. 2월 7일 107.64 달러를 기록했던 알파벳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11.73% 까지 하락했다. 7일 마이크로소프트가 ChatGPT 기능이 도입된 검색 엔진 '빙(Bing)'을 공개하고, 다음 날 8일 연이어 공개한 구글의 AI 챗봇 '바드'가 '오답'을 내놓는 오명을 남기며 하락 랠리의 트리거(촉발제)로 작용했다. 구글은 순식간에 시총 128조원이 증발하는 결과를 떠안았다.

챗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미국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가 개발한 자연어 생성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이다. 기존의 언어 모델들과는 달리 언어의 의미와 구조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현재 검색 엔진을 대체할 모델로 꼽힌다.

챗 GPT는 기존의 정보 검색 단계에 인간과 유사한 사고력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제시하는 검색 방식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연관된 다각적 대안을 사실 그대로 모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챗 GPT에는 인간의 창의성과 유사한 인공지능이 개입돼 한단계 고차원의 답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착한 소녀가 등장하는 동화 목록'를 검색하면 구글의 경우 기존의 '착한 소녀'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하는 책이나, 전래동화, 성냥팔이 소녀 등이 검색결과가 제시되며 이후 인간이 개입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 방식이다.

 

'착한 소녀가 등장하는 동화 목록'의 구글 검색 화면. 사진=구글 캡쳐

반면, 챗 GPT는 이같은 조건의 동화만을 모아 1부터 15까지 리스트를 작성에 3초 안에 모든 정보를 모아 답변한다. 또한, 창의력과 상상력이 요구되는 '착한 소녀가 등장하는 동화' 스토리를 5초만에 새롭게 작성해 제시하기도 한다.

'착한 소녀가 등장하는 동화 목록'의 챗 GPT 결과 화면. 사진=챗 GPT 웹페이지 캡쳐

나아가, 비전문가가 접근하기 어려운 코딩 분야에서도 인간이 직접 코드를 이해하고 코딩 절차를 밟지 않아도 날씨를 알아보는 코드값을 대신 작성해주기도 한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수고에서 나아가 사고 과정의 일부를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을 통해 수많은 빅데이터 정보를 끊임없이 학습하며, 고도화 된 진화 발전을 거듭한다.

이로 인해 검색 기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챗 GPT가 미래의 검색 엔진이자 새로운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챗 GPT 개발사 오픈AI는 2015년 샘 알트만(Sam Altman)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출범 당시 일론 머스크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바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1월 한화 1조원을 투자하여 오픈 AI와 파트너 관계를 맺은 바 있으며, 이를 자사 검색엔진에 적용해 '빙'이라는 새로운 검색 엔진 서비스를 시장에 내놨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챗GPT와 유사한 AI 기반 챗봇인 ‘어니봇’을 다음 달 줄시 예정이다.

구글은 MS가 '빙'을 공개한 다음 날인 8일 챗GPT 대항마로 AI 챗봇 기반의 검색 서비스 ‘바드(Bard)’를 세상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텍스트 검색에 AI 챗봇을 도입한 것은 물론 구글 맵(지도), 구글 번역 등에도 AI 챗봇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섣부른' 이 발표 행사는 오히려 구글에게 독이 됐다. 바드가 내놓은 결과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바드가 "아홉살 어린이를 상대로 말해줄 수 있는 제임스 웹(James Webb)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뤄진 새로운 발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제임스 웨브 우주 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을 최초로 찍었다”는 바드의 답변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외계 행성의 첫 번째 사진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이 촬영했다. 한 천문학자는 “바드가 과거 역사를 과소평가한 나사의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챗 GPT는 동일한 질문에 대해 정답을 내놓았을까? 챗 GPT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발견을 묻는 질문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사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챗 GPT에 What new discoveries were made by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를 질문한 결과 화면. 사진=챗 GPT 웹페이지 캡쳐

또한 바드에게 질문했던 바와 동일하게 "아홉살 어린이를 상대로 말해줄 수 있는 제임스 웹(James Webb)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뤄진 새로운 발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외계 행성, 은하, 블랙홀 등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하며, 이미 벌어진 과거형이 아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미래형으로 답을 제시했다.

 

챗 GPT에 바드에 질문했던 What new discoveries from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 can I tell my 9 year old about?을 질문했을 때 결과 화면. 사진=챗 GPT 웹페이지 캡쳐

구글의 바드 사태와 관련해 FT는 “AI로 작동하는 검색 엔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며 “소위 생성 AI 시스템의 결함이 다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오류 없이 명확한 답변을 위해서는 챗 GPT를 비롯해 구글의 바드까지 더욱 고도화 된 발전이 필요해 보인다.

챗 GPT가 촉발한 인공지능의 혁명이 2017년 당시 알파고가 불러왔던 깜짝 이벤트에 불과할지, 혹은 검색엔진을 대체할 대세 흐름이 될 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다만, 챗 GPT의 출현을 통해 난공불락의 구글을 대체 할 수 있는 새로운 검색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공지능의 빠른 학습 능력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AI기반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보편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관련태그
구글  챗 GPT  AI  바드  마이크로소프트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