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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 당뇨병 신약 개발 대웅제약 "성공 비결은 공동 연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경륜 박사팀과 산학협력 4년...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 개발로 브라질, 멕시코, 아세안 등 글로벌 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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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7호 이윤수⁄ 2023.04.27 09:46:58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 시트' 2013~2020년 당뇨병 인구 수 자료.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1)’에 따르면 2010년 당뇨병환자는 312만 명에서 2020년도에는 660만 명으로 십 년 동안 환자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도 자료 기준 30세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65세 이상 성인은 10명 중 3명(30.1%)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 비율이 높다. 이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인 당뇨병의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다.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칼로리 과잉섭취가 많거나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감소하고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인슐린의 성능이 떨어져 당뇨병이 발현된다. 주로 40세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반수 이상의 환자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증을 앓고 있다. 제1형 당뇨병에 비해 임상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가족성 경향이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행성 질병이라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평생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구혈당강하제로는 메트포르민(Metformin)과 DPP-4 억제제, SGLT2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억제제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최근에 개발된 SGLT2 억제제는 치료 효과와 기전, 안정성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1 당뇨병 진료 지침’에서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상태 개선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했다.

국내 제약사인 대웅제약은 경구용 치료제 SGLT2 억제제 계열 영역에서 국내 최초로 해당 계열 당뇨병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SGLT2 억제제 계열 신약 ‘엔블로정’ 개발

대웅제약 엔블로정은 제24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신약개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그간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개발 및 허가가 진행됐던 SGLT2 억제제 계열 영역에서 국내 최초로 해당 계열 당뇨병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슈글렛’,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 한국MSD ‘스테글라트로' 등이 있다. 대웅제약을 제외하면 모두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다.

엔블로정(Envlo, 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지난해 11월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다. 혈당 조절이 불충분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신약이다.

엔블로정은 다른 SGLT2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함으로써 혈당을 낮춘다. 체중감소, 혈압감소, 지질 프로파일 개선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도 나타냈고, 동일 계열 물질들과 비교해 감염과 관련된 부작용이 매우 낮게 관찰됐다.

지난 10월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통해 엔블로정의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 SGLT2 억제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증명한 엔블로정은 혈당 조절이 불충분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웅제약 엔블로정은 제24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신약개발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저해제 계열의 엔블로정을 국산 기술로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 큰 의미가 있고, 경쟁사와 큰 차이로 임상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국내외 당뇨병 환자들에게 가장 우수한(Best-In-Class) 당뇨병 신약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오픈 컬래버레이션과 윤재승 CVO의 자문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감으로써 꾸준히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약 개발로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대웅제약은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개발 및 허가가 진행됐던 SGLT2 억제제 계열 영역에서 국내 최초로 해당 계열 당뇨병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정’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약 93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제2형 당뇨병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는 2021년 기준 글로벌 약 27조 원, 국내 약 15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브라질은 중국, 인도, 미국 다음으로 당뇨 환자가 많은 나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과 멕시코 두 국가의 당뇨 시장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중남미 전체 당뇨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은 브라질과 멕시코시장에 진출한다. 계약 규모는 기술료를 포함해 약 8436만 달러(약 1082억 원)다. 올해까지 빠른 현지 허가 절차를 거쳐 2024년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서 대웅제약은 현지 파트너사인 목샤8에 엔블로정을 공급하고, 목샤8은 브라질, 멕시코 내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또 대웅제약은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3개국에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신약 엔블로 품목허가신청서를 각각 제출했다.

2021년 Global IMS 자료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의 당뇨병 시장 규모는 총 1.7조 원이다. 각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 3천억 원, 태국 4천억 원, 필리핀 4.8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된다. 아세안 국가들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이머징 마켓으로 주목 받고 있다.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로 아시아에서 의약품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엔블로 NDA 제출을 시작으로 아세안(ASEAN) 국가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추가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 진출을 통해서 국산 최고 당뇨신약(Best-in-class)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약 개발 성공 이유는 활발한 공동연구

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신약 개발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활발한 공동연구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신약 및 신제품 개발에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은 수학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임상 기간·비용을 줄여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연구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도 지난해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의 성공과 기회’ 보고서를 발간할 정도로 신약 개발에서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생명연 실험동물자원센터의 공동연구 책임자인 이경륜 박사팀과의 산학협력을 4년 가까이 이어오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 약물동태 및 약효 예측, 임상용량 설정 근거 마련, 약물 간 상호작용 예측, 특정 인구 집단에서의 약물동태 예측을 통해 신약 개발 전략을 고도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각 임상 단계별로 체계적인 모델링 연구를 통해 최적의 임상 디자인을 도출하는 등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였다. 또한 국내외 규제기관에 근거 자료로 활용해 혁신적으로 임상 개발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였다. 아울러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된 결과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해 내부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구체적인 연구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추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대웅제약의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에서도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등 혁신 신약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미래 위한 적극 투자로 글로벌 혁신 박차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글로벌 혁신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2만 7천 주를 모회사 ㈜대웅에 처분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확보한 자금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후기 임상,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후기 임상,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 자가면역질환치료제 DWP213388 임상 1상 등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과 오픈 컬래버레이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고순도 보툴리눔 톡신인 나보타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나보타 신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글로벌 톡신 시장을 더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는 월 매출 40억 원을 달성해 연간 약 500억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고 연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다. 또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미국 FDA 패스트트랙 지정에 이어 글로벌 임상 2상에서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나보타’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80% 성장해 폭발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K-대표 보툴리눔 톡신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여 신공장 추가 건설까지 결정하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나보타는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영국∙독일 등 유럽시장에도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미용적응증뿐만 아니라 치료적응증 개발에도 매진해 나보타를 글로벌 대표 톡신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윤재춘 ㈜대웅 대표는 “이번 대웅제약 지분 취득 결정은 최근 2년 연속 국산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등 대웅제약의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보호를 위한 미래 성장 가능성 증명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최근 국산 신약인 펙수클루와 엔블로 개발을 연이어 성공하며, R&D 역량을 속속 증명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뿐 아니라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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