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2023.12.07 17:51:07
지난해 가구 평균 소득이 증가하고 지니계수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올해 3월말 기준 가구 평균 자산이 지난해보다 감소하고, 부채는 소폭 증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분배 지표 개선세… 은퇴연령층에선 ‘악화’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4로 1년 전보다 0.005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니계수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균등해진다고 볼 수 있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1년 0.388 ▲2012년 0.385 ▲2013년 0.372 ▲2014년 0.363 ▲2015년 0.352 등으로 낮아지다가 2016년 0.355로 조금 올랐다. 이후 ▲2017년 0.354 ▲2018년 0.345 ▲2019년 0.339 ▲2020년 0.328로 4년 연속 하락했다가, 2021년 0.329로 소폭 올랐다. 처분가능소득은 시장소득에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과 수당, 장려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더하고 공적이전지출을 뺀 소득이다.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도 1년 전보다 0.009 내린 0.396을 기록했다. 시장소득은 근로·사업·재산소득에 가족, 지인 등으로부터 얻은 사적이전소득을 더하고 사적이전지출을 뺀 소득이다.
지난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배율은 5.76배로 전년대비 0.07배p 감소했다. 이 또한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2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평균은 3936만 원으로 전년보다 6.2% 확대됐다. 1분위는 1340만 원으로 6.0% 늘었고 5분위는 7722만 원으로 4.8% 증가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소득분배가 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소득 기준 소득 5분위 배율도 10.99배로 전년보다 0.53배p 하락했다. 시장소득에서 처분가능소득을 뺀 개선효과는 5.23배로 나타났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1년 전보다 0.1%p, 은퇴연령층은 39.7%로 0.4%p 각각 증가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한 인구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해 중위소득 50% 이하를 가르는 기준인 빈곤선은 1727만 원으로, 이는 연간 1727만 원 이하의 처분가능소득으로 생활한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9%였다는 의미다.
집값 하락에 가구 자산 소폭 하락
올해 3월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2727만 원, 부채는 9186만 원으로 1년 전보다 자산은 3.7% 감소한 반면, 부채는 0.2% 늘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억3540만 원으로 전년보다 2062만 원(4.5%) 감소했다.
이러한 가구 순자산의 감소세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격 하락의 영향이다. 실제로 실물자산은 4억14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506만 원(5.9%) 줄었는데, 부동산에서 2678만 원이 감소하면서 실물자산 감소액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금융자산은 1년 전보다 461만 원(3.8%) 증가한 1억2587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체 가구의 57.4%가 3억 원 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했으며, 10억 원 이상인 가구 비중은 10.3%로 전년 대비 1.1%p 줄어들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소득은 6762만 원, 처분가능소득은 5482만 원으로 각각 4.5%, 3.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근로소득이 6.4% 증가한 4390만 원으로, 사업소득은 4.0% 늘어난 1206만 원으로 집계됐다. 재산소득은 2.5% 증가한 436만 원이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감소로 연금소득 등이 포함된 공적이전소득은 전년 대비 32만 원(4.8%) 감소한 625만 원, 사적이전소득은 2.7% 늘어난 106만 원이었다. 가구소득은 근로·사업·재산·공적이전·사적이전 소득으로 구성된다.
세금과 연금, 이자 등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1280만 원으로 2021년 대비 8.1% 늘었다. 세금 지출은 4.1% 증가한 416만 원, 공적연금·사회보험료는 8.2% 증가한 433만 원이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5482만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7% 증가했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자산은 전체의 44.6%, 소득 1분위 가구는 6.6%를 점유했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가구주가 50대인 가구에서 6억452만 원, 자영업자 가구에서 6억6432만 원으로 자산이 가장 많았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