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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머나먼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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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4.02.02 10:21:56


이즈미 세이이치 저 / 소명출판 펴냄 / 490쪽 / 2만 2000원

거의 모든 현대 학문의 출발지인 유럽에서 ‘인류학’은, ‘낯선 땅의 낯선 문화의 인간들을 유럽인의 문명적 시점이 아닌 현지인의 시점에서 이래하려고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제국주의적 색안경을 일부나마 벗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또한 유럽인들이 낯선 인류 문화를 찾아들어가 탐구하는 과정 그 자체가 ‘식민을 위한 발길이어서 역시 제국주의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일본은 문명, 조선은 야만”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조선을 침탈한 일본에 인류학자가 있었다면, 그는 조선인과 그 문화를 어떻게 파악했을까? 이 책의 저자 이즈미 세이이치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1926년 11살 때 아버지가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서울로 온 저자는 경성공립동대문소학교(이후 동대문초등학교), 경성부립중학교(현 서울고등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를 졸업했다. 일본인이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를 모두 서울에서 다녔다.

산을 좋아해 경성중학 시절부터 서울 주변의 여러 산들을 등반했으며, 겨울철 금강산 등산을 최초로 시도해 근대화 이전의 내-외금강산에 대한 자세하고 애정어린 기록을 남겼다. 경성제대 입학 뒤에는 최초의 대학 산악회인 경성제대 산악회를 창설해 백두산 등정까지 마치며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경성제대 산악회의 적설기 한라산 최초 등반을 이끄는 과정에서 동료가 조난-실종되는데, 수색 작업 중 제주도의 농어민뿐 아니라 한라산 무속인들의 도움까지 받았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 - 그 사회인류학적 연구’ 졸업논문을 제출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발길을 따라 북만주, 몽골, 중국 전역, 그리고 남태평양의 서뉴기니 지역으로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한 저자의 인류학자, 탐험가, 등산가로서의 여러 면이 담긴 책으로 특히 등산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관련태그
문화인류학  세이이치  경성제대  등산가  산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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