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4.05.20 14:43:25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부지에 조성할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lobal Business Complex·이하 GBC)의 조감도를 20일 공개했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의 설계 변경 협상 제안에 55층 변경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짜리 초고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모두 5개 동으로 GBC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105층의 초고층 타워를 55층 2개 동으로 나눠 짓는 것을 골자로 설계안을 변경했다.
현대차는 20일 GBC를 55층으로 변경하되 대규모 녹지공간을 갖춘 시민친화적 랜드마크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명칭도 친환경 복합단지 성격이 강조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Complex)’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GB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조속한 인허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계획안을 “당초 합의한 대로 (105층) 초고층 건물을 희망하는 게 사실이며 현대차 측이 층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할 타당한 근거를 아직 입증하지 않았다”며 “사전협상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려한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GBC는 높이 242m, 55층 타워 2개동과 MICE(Meeting‧Incentives‧Convention‧Events & Exhibition), 문화‧편의시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저층부 4개동 등 총 6개동으로 조성된다.
주 업무시설인 타워동 2개 건물은 시각적 개방감을 위해 단지 내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되고,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시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도심숲을 단지 중앙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시‧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 저층부는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민친화적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할 방침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GBC 타워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건물 인프라와 융합된 하이테크 업무시설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다양한 입주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프라임 오피스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운영 방식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 에너지 절감, 보안 및 안전성 강화, 새로운 공간 경험 제공 등 사용자 편의성 및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미래 신사업을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기업, 전문 컨설턴트, 스타트업 등 입주 기업들과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빌리티 혁신 클러스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타워 2개동의 상층부에는 GBC 방문객들이 강남 일대 주요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최고급 호텔이 각각 들어선다.
타워동의 디자인은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과 열린 경관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기능성 및 효용성에 중점을 둔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시‧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의 저층부는 도심숲과의 유기적인 연계 배치로 시민들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강화시키고, 규모 역시 기존 계획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특화 전시공간을 구현해 체험형 과학 콘텐츠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과 지역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GBC 디자인은 친환경 건축 기술로 유명한 영국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Partners)’가 맡았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가로,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금상, 미국 건축사협회 금상 등 수상한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영국의 ‘블룸버그 유럽본사’, 미국의 ‘애플 파크’, ‘50 허드슨 야드’ 등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혁신성,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첨단 기술 인프라 구축 및 친환경 공공성 강화를 위해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투자비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내년 하반기 중 서울시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GBC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 원 투자 및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국전력이 사용하던 삼성동 부지를 매입해 국내 최고 높이인 105층(569m) 빌딩 1개와 저층 건물 4개로 구성된 GBC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서울시와의 사전협상에서 일반3종 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3단계 상향해, 용적률 상한선을 최대 800%로 대폭 높이는 혜택을 받았다. 이에 지하 7층, 지상 105층으로 최고 높이 569m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 설계가 가능해졌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공공기여로 2016년 산정한 토지 감정평가액에 공공기여율 32.4%를 적용한 1조7491억 원 규모의 현금을 기부채납하고, 시민에게 공개되는 ‘105층 전망대’ 등 문화·편의 시설을 건설키로 한 바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