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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진투자증권 '아트체크인 시즌2’,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의 확장, 예술에서 찾다’

유진투자증권-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의 작품과 현대미술 속 ‘매체와 사고의 전환’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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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82호 김예은⁄ 2024.10.24 15:46:44

유진투자증권과 서울시립미술관은 관람객의 전시 관람을 지원하고 미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오는 11월 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문화예술 지원 프로젝트 '유진 아트체크인 시즌2'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김예은 기자

기술은 삶을 바꾸고, 예술의 영역을 확장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매체와 소재들은 예술가들이 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진폭을 넘나드는 고민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가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그렇게 제공받은 확장된 소재와 매체를 통해 예술은 역으로 당연한 일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질문을 던진다.


매체를 통해 표현된 작품들은 삶의 요소 속 주체와 객체를 변환시키거나, 다차원적 시선으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후 위기와 자본주의, 데이터 중심의 기술변화 등 익숙하거나 당연시된 것들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함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보게 하며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유도한다.


이러한 질문과 답을 사유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시립전시관에서 열린다.


유진투자증권과 서울시립미술관은 관람객의 전시 관람을 지원하고 미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오는 11월 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문화예술 지원 프로젝트 '유진 아트체크인 시즌2'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본 이벤트 기간 동안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두 개의 전시가 열린다.


먼저, 2024년 서울시립미술관(이하, SeMA)의 의제인 ‘연결’을 장르적, 매체적, 시간적, 사회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대규모 소장품 주제 기획전인 SeMA 옴니버스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가 전시된다.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 전시는 매체 사이의 연결과 결합이라는 키워드로 SeMA 소장품을 5개의 섹션으로 구성해 전시한다. 현대미술에서 매체는 ‘매개, 매질, 영매, 연결’로서, 작품과 작가, 작품과 관람자, 관람자와 미술관을 이어내는 복합적인 연결의 층들을 구성한다. 이처럼 다채로운 중층 구조로 존재하는 매체적 상황과 작품을 SeMA는 하나의 전시관 내에 병렬로 전시함으로써,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 속에서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시도를 담았다.

신승백·김용훈 작가의 작품 ‘넌페이셜 포트레이트’ 일부. 사진=김예은 기자
신승백·김용훈 작가의 작품 ‘넌페이셜 포트레이트’ 전경. 사진=김예은 기자

이 전시에서 아티스트들은 매체적 다양성을 통해 사고의 확장성을 꾀한다. 대표적으로 신승백·김용훈의 작품 ‘넌페이셜 포트레이트’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인식할 수 없는 초상화를 작품화함으로써 인간만이 독자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시각적 영역은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해당 작품은 시각예술 분야를 전공한 신승백과, 컴퓨터 공학 분야를 전공한 김용훈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그룹에 의해 탄생했다. 작품은 기계 시각이 판별하는 ‘얼굴’의 전형을 우회하는 시도와 동시에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얼굴’의 미묘한 중간지점을 찾아 인간만의 시각적 영역을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점차 기계화가 되는 변화 속에서 인간만의 본질적 역할은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오민 작가의 작품 ‘연습곡의 연습곡(음악 공연)’. 사진=김예은 기자

이 밖에도 작품 ‘연습곡의 연습곡(음악 공연)’을 표현한 아티스트 오민은 피아노 연주자에서 출발해 디자인을 전공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음악, 무용, 시각 예술의 교차점을 작품화하고, 신체를 활용해 그 안에 담긴 시간을 탐색한다. 영상 매체를 통해 연습곡 공연의 준비 과정을 담은 해당 작품은 공연자의 음악 연습을 관찰하면서 연주의 소리와 함께 그 연주가 발현되는 신체의 변화를 작품 속에 담았다. 음악이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과정을 청각뿐 아니라 시각적인 것으로 풀어냈다.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되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익숙함과 낯섦, 변화하는 감각과 긴장감들을 신체의 변화를 통해 주목하고 있다.

김아영 작가의 작품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 사진=김예은 기자

김아영의 작품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은 지하 지층을 배경으로 호주의 악명높은 이주민/난민 제도를 ‘데이터’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인간이 이주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가 이주하는 과정을 풀어낸 시도다. 이를 통해 작가는 물리적 이주(마이그레이션)와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개념을 함께 호환하도록 함으로써 '이주'라는 단어의 다의성과 다양한 종류의 이주를 매개하는 땅의 개념에 주목하는 시도를 꾀했다. 특히 ‘생각 쓰레기’ 라는 관점을 통해 인간의 목적을 위해 활용되는 데이터를 주제화한 시도를 꾀했다. 이를 통해 생각과 데이터를 주체화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부여했으며, 데이터가 평가되고 이주하는 과정 속에서 데이터가 겪는 과정에 인간이 이입해 미래에 심화할 데이터 사회의 이면을 앞서 고찰해 보도록 꾀한다.


매체적 자유성, 현대미술과 천경자 작가의 공통점
이처럼 기술 변화가 가져온 소재의 다양성으로 현재와 미래를 고찰하는 작품과 함께 SeMA는 한국적인 재료, 소재, 기법 속에서 다양성을 추구한 또 다른 전시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이 전시는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 작가 22명의 작품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천경자 작가의 작품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사진=김예은 기자

천경자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자란 화가이자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매체적 자유성을 일찍부터 깨달은 화가로 유명하다.


광복 이후 동양 화단은 한국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화’ 형성이 당면 과제였다. 광복 이후의 왜색을 탈피하고 한국 고유의 회화, 한국화 수립이라는 정답 없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적인 재료, 소재, 기법 등을 추구해야만 한다는 틀에 얽매였다.


그러나 천경자는 다른 작가와 달리 처음부터 자기 작품을 동양화, 한국화라는 틀에 가두지 않았으며, 채색화는 곧 일본화라는 편견에 맞서며 채색화에 정진했다. 이를 두고 그녀는 “화가가 자기 나라에 사는 이상 성격이나 감정도 물론 자기 나라의 생태를 나타내게 마련인데 ‘한국화’라는 담을 쌓아 놓으면 작가의 자유로운 개성이 오히려 죽어 버리기 마련이다”라며, “동양화를 수묵화로 그려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은희 작가의 작품 '무제'. 종이죽으로 형상화된 작품. 사진=김예은 기자

SeMA에 따르면 천경자는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어떤 틀을 제시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고, 제자들의 성향과 작업 방식을 존중했다. 그의 자유로운 태도와 교육 방식은 그의 제자 류민자, 이숙자, 오낭자, 이화자 작가가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그림을 배우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SeMA는 본 전시를 통해 그간의 전시나 연구와 달리 천경자 작가의 이런 현대적 사고방식을 부각하고 그가 미친 영향, 그리고 당시 그와 동시대를 살았지만, 천경자와 달리 일제강점기로 인해 동양화에 씌워진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 않았던 여성 작가들을 조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예술 작품들은 향유하는 이에 입장에서는 인간의 사유와 해석을 확장하고 공유하는 또 다른 매체다. 작품과 매체를 해석하는 데에도 정답과 한계가 없다. 그저 이 작품들을 통해 인간은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거나 당연시된 현상을 또 다른 관점에서 사유하며 사고의 확장성을 탐구할 기회를 제공받는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매체에 주목한 두 전시 모두 오는 11월 17일까지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다채로운 전시 관람 이벤트 마련
유진투자증권은 '유진 아트체크인 시즌2' 행사를 통해 이들 전시를 다채롭게 향유하는 두 가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첫 번째는 전시장에 마련된 지도와 작품 스티커를 활용하여 전시장 곳곳에 위치해 있는 작품을 찾아 지도를 완성하는 '아트체크맵' 이벤트다. 작품을 감상한 뒤 작가와 작품명이 기재된 스티커를 스티커 북 속 특정 위치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기억과 작품명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시를 관람한 후 SNS 인스타그램에 가장 인상 깊은 전시 작품과 그 이유를 댓글로 작성하는 '마이아트픽'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3층에 위치한 유진투자증권 이벤트 부스. 사진=김예은 기자

스티커 북을 완성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3층에 위치한 이벤트 부스를 방문하면 현장에서 선물을 수령할 수 있다. 아트체크맵 이벤트에 참여하면 친환경 노트&펜 세트가 제공되며, 마이아트픽 댓글 이벤트 참여자에게는 에코 보온보냉백이 증정된다. 마이아트픽 댓글 이벤트의 경우,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5명을 선정하여 양 기관이 함께 제작 중인 '2024년 신진 작가 예술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ESG 경영 실천 방안의 일환으로 미술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그동안 서울시립미술관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작년 9월에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연계한 '유진 아트체크인 시즌1'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12월에는 우수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해당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 예술기념품 제작을 지원하는 '신진 작가 예술기념품 제작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송경재 전략기획실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과 함께 '유진 아트체크인'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1의 경우, 참여자의 97%가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90%가 미술의 저변 확대라는 취지를 잘 살렸다고 답변하는 등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면서 “이번 시즌2를 통해서도 관람객들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훌륭한 미술 전시를 보다 풍요롭고 흥미롭게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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