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5.04.23 10:46:47
최근 석유화학 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LG화학의 올해 1분기 실적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2조 3366억원,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매출은 12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7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첨단소재 등 비(非)석유화학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첨단소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소재 등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를 담당하는 부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4월 30일 오후 4시 올 1분기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LG엔솔 흑자 전환으로 실적 개선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2% 증가했다. 매출은 6조2650억원으로 2.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자회사다. 2020년 말 LG화학에서 물적 분할된 후 독립 경영 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지분을 82% 가까이 보유한 LG화학이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흑자 전환은 LG화학의 실적 개선에 적잖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CSSO, 美 ‘테네시 제조업 포럼’ 참가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 고윤주 전무는 3월 28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테네시 제조업 포럼’에 참가해, 미국화학협회·테네시주립대 주요 패널들과 ‘미국 내 첨단산업 발전’ ‘소재 공급망 강화’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고 전무는 이 자리에서 LG화학의 테네시 양극재 공장이, 향후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관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핵심 생산기지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고 전무는 특히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 같은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강화하려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테네시주의 풍부한 제조업 인프라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결합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LG화학의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P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포함해 전기차 배터리생산 능력의 75%를 자국 내에서 확보하며 높은 수준의 내재화율을 달성했지만, 양극재·전구체 등 배터리 소재 분야의 내재화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LG화학은 현재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확보한 170만㎡ 부지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해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가동이 목표이며, 매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500㎞ 주행 가능) 60만대 분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갖춰 미국 내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이 될 전망이다.
첨단소재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 예상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發) 공급 과잉,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장기 불황에 빠져 있다.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LG화학의 사업 부문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호조로 1분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쯤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도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LG화학은 첨단소재 분야에 더욱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3월 24일 열린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이라며 “중국·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석유화학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하고,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글로벌 정책 기조의 변동성 심화로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전기차와 ESG 분야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해, 회사는 좀 더 선제적이고 긴밀한 대응으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기업 가치를 계속해서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