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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사회] S-OIL은 멸종위기종을 살리고 키우는 재주가 있다

수달·어름치·황쏘가리…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지킴이’ 수년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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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응구⁄ 2025.08.21 10:18:12

8월 2일 S-OIL 임직원·가족과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100여명은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달마공원 앞 수변에서 황쏘가리 치어를 방류했다. 사진=S-OIL
 

기업의 사회공헌. 그 대상이 ‘동물’이다. 여태 봐 왔던 사람이나 지역이 아니니 참신하다. 보는 마음은 그렇다. 하지만 추진하는 쪽은 절박하다. 생색내기가 아니니 더욱 그렇다.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지킴이’다. 말 그대로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들을 지키겠다는 활동이다. 헌데, 활동 주체가 개인이나 단체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하긴, 멸종위기종을 지키겠다는데 누가 한들 어떨까.

잘 알다시피 S-OIL은 정유회사다. 그런 이유로 환경과 관련해 무언가 ‘역할’을 해야 한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쓰레기 줍기다. 하지만 S-OIL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소속 직원들은 색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프로그램. 그래서 생각해낸 게 천연기념물, 그중에서도 멸종위기종이다.

여러 방안을 찾다 문화재청(지금의 국가유산청)의 문을 노크했다. 이곳에서 문화재 지킴이 사업을 하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도 국가유산청이 관리하는 문화재다. 이에 당시 문화재청은 ‘1사(社) 1문화재 지킴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니 협약을 맺자고 제안했고, 급기야 두 곳은 2008년 5월 ‘한문화재지킴이’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S-OIL은 천연기념물 중에서도 멸종위기종으로 좀 더 세분화한 데 이어, 어떤 종을 선택할지는 사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수달, 삽살개, 반딧불이, 장수하늘소, 한강의 황쏘가리를 투표에 부쳤고, 이 중 수달이 뽑혔다. 그러곤 강원도 화천의 한국수달보호협회를 찾아갔다.

“그때 한성용 협회장을 만나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수달 보호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우리가 어떤 일에 참여할 수 있는지도 논의했고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의 방문이 생소하고 의아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17년 전 그 인연 덕분에 협회는 지금까지 천연기념물 지킴이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지속하도록 가장 가까이서 협조해주는 파트너가 됐어요.”

S-OIL 총무팀 CSR 신영철 책임매니저(사회복지사)는 그 고마움을 지금도 잊지 않는다고 했다.

S-OIL은 2008년 수달을 시작으로 점차 보호종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09년 두루미, 2010년 어름치, 2013년 장수하늘소, 2022년 남생이를 차례로 선정했다. 그 과정에선 관련 단체인 한국수달보호협회, 한국두루미보호협회,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천연기념물곤충연구소, 한국남생이보호협회와 차례로 협약을 맺었다.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을 후원하고 함께 활동하기 위해선 그 주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OIL은 지금도 이들의 연구·보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S-OIL은 국가유산청과 함께 7월 2일 서울 마포구 본사 대강당에서 한국수달보호협회 등 환경 단체에 후원금 2억85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S-OIL
 

멸종위기종 지키기에 직원 4900여명 참여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지킴이 캠페인은 무엇보다 S-OIL 임직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2008년 여름, 임직원과 그 가족 40여명이 화천 한국수달연구센터를 방문한 걸 시작으로 2019년까지 12년간 41회에 걸쳐 4900여명이 참여했다.

겨울에는 서울역에서 DMZ열차를 타고 강원도 철원을 찾아 두루미에게 먹이를 줬고, 여름에는 홍천·옥천과 금강 유역에서 어름치 치어를 방류했다. 가을에는 영월 곤충박물관에서 장수하늘소에 대해 교육받았고, 한국수달보호협회가 있는 화천에선 수달연못 청소와 수달 방사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S-OIL은 천연기념물 지킴이 캠페인을 통해 16년간 총 34억원을 후원했다.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12년과 2022년에는 문화재청장 표창도 받았다.

캠페인 초창기엔 대학생 봉사단도 조직했다. 2009년 만든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이 그것이다. 당시 기업들 사이에선 대학생 봉사조직을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환경 관련 조직은 전무했다.

처음엔 인터넷 관련 카페에서 활동하는 대학생을 찾아 하나둘 연락하고, 그들로 1기를 모집해 발대식과 2박 3일 캠프를 열었다. 이후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계속 수정하며 프로그램을 보완해나갔다. 그렇게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 매년 40명씩 총 400명이 선발돼 활동했다. 이후 팬데믹으로 잠정 중단됐지만 잠잠해지면서 재개했고, 현재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매년 8월이면 2박 3일 하계 캠프에 참여하며 어름치 치어를 방류하고, 12월에는 철원에서 두루미 보호를 위한 동계 캠프도 갖는다.

 

S-OIL 임직원·가족과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이 황쏘가리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S-OIL


청평 달마공원 수변서 황쏘가리 치어 방류

마침 8월 2일에는 S-OIL 임직원·가족과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100여명이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달마공원 앞 수변에서 황쏘가리 치어를 방류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환경재단과 함께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안전 교육을 먼저 받은 후 황쏘가리와 어류 생태 자료를 관람하고, 이어 치어 5000마리를 직접 방류했다.

S-OIL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적인 지원과 활동을 통해 천연기념물 어름치 복원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멸종위기종 보호를 계속해서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일엔 서울 마포구 본사 대강당에서 한국수달보호협회·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천연기념물곤충연구소·한국남생이보호협회 등에 후원금으로 2억8500만원을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수달·두루미·황쏘가리·장수하늘소·남생이 등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5종의 보호를 위한 연구 활동,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후원, 임직원 가족 천연기념물지킴이 봉사활동 등에 쓰인다.

S-OIL은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도 참여 기회를 주고 있다. 이 아이들이 환경 관련 활동을 직접 해보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천연기념물 캠프나 일일교실을 맡아줄 단체를 섭외하고자 몇몇 기관에 연락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다 찾은 곳이 기아대책이다. 이곳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철원 두루미, 화천 수달, 영월 장수하늘소, 청평 어름치의 생태 체험과 교육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S-OIL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18년간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사진=S-OIL


어름치, 금강서 3년 연속 개체 수 복원 성공

S-OIL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18년간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그 같은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보호종인 어름치의 경우 금강에서 3년 연속 개체 수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돼, 올해부터는 어름치 대신 황쏘가리를 새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S-OIL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태계 보호와 연구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관계자들 덕분에 멸종위기종들이 개체 수를 회복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선대(先代)의 책임 중 하나는 온전한 자연유산을 후대에 물려주는 일이다. 할 일은 무척이나 많다.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일도, 강산을 가꾸는 일도, 모두 값지고 큰일이다. 그 틈에서 멸종위기종 보호는 잘 보이지 않았다. S-OIL이 그걸 끄집어냈다. 단단히 뭉친 눈이 굴러굴러 커다란 눈덩이가 되듯, 그들의 쉼 없는 활동은 끝내 큰 결실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 그러니 바로 지금, 멸종위기종을 살리고, 또 키우는 그들을 주목해야 한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관련태그
S-OIL  기업의 사회공헌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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