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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 … "그는 '경쟁 만능'을 선포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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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5.09.18 11:22:47

신현철 지음 / 소명출판 펴냄 / 276쪽 / 1만 9000원

저자는 출판되자마자 선풍적 인기와 엄청난 비난을 동시에 받은 찰스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 6판에서 기존에 ‘진화’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데 주목한다. 그리고 그 이전 판에서는 ‘자연 선택’이라고 했다가 이를 ‘최적자 생존’이라고 바꾼 사정 역시 살핀다.

저자에 의하면 다윈은 초판에서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는 용어를 고안해 사용했다. 하지만 이 용어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선택했다(selection by nature)’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지기 쉽다.

다윈은 사람이 동식물을 선택적으로 교배시키면서 원하는 동식물을 얻어가는 과정을 인위 선택(artificial selection)이라고 불렀고, ‘자연의 동식물도 이런 식으로 변화해 간다’는 내용을 설명하고자 했으나. 세상은 이를 잘못 받아들이기 쉬웠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자마자 영국의 허버트 스펜서는 ‘우승열패(우수한 종이 이기고, 열등한 종은 패한다)’ 등의 용어를 써가며 경쟁과 승패를 당연시하는 ‘사회적 진화론’을 펼쳐나간다.

다윈은 진화론을 ‘그냥 그렇게 동식물은 바뀌어 간다’는 내용을 전달했을 뿐인데, 스펜서 같은 사회적 진화론자들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죽이고 지배하는 게 자연의 철칙’이라는 논리로 발전시켰고, 이는 결국 독일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불순한 인종을 순결한 아리안족이 죽이는 게 인류에 이롭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다윈의 개념들이 한국에서 오해되는 근거를 하나하나 관련 용어의 사용에서부터 짚어간다.

1부에서는 다윈이 주장해서 오늘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도록 만든 사회의 원인이 된 경쟁(competition)이라는 개념의 다양한 의미를 살펴본다. 경쟁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 언제 어떻게 들어왔으며, 경쟁의 도입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사용된 경쟁의 의미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경쟁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다윈에게 덧씌워진 경쟁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제공자라는 억울함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부에서는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존경쟁이나 적자생존, 우승열패, 진화 등과 같은 단어들의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이러한 용어들이 번역 과정에서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또는 어떤 이유로 이러한 용어들을 오해했는지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저자는 서울대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2023년 은퇴 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번역하고 주석한 ‘종의 기원 톺아보기’(2019), 다윈의 식물 연구 일대기를 소개한 ‘다윈의 식물들’(2023) 등을 펴냈다.

관련태그
다윈  진화론  적자생존  최적자생존  자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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