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카솔’, ‘이가탄’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동국제약이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다진 신뢰와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헬스케어·뷰티 분야에서 빠르게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 등 소비자 접점 브랜드의 성공을 토대로 OTC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에서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과감한 브랜드 확장 전략…화장품 부문도 ‘급성장’
동국제약의 헬스케어 확대는 기존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확장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회사는 주요 OTC 제품을 레그케어·구강케어 등 생활의료 영역으로 확장하며 제품군을 다각화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비의약품 부문의 비중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혈액개선제 ‘센시아’는 레그 뷰티 브랜드 ‘센시안’으로 확장되며 의료용 압박스타킹, 쿨링패치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잇몸질환 치료제 ‘인사돌’도 구강건강 브랜드 ‘덴트릭스’로 이어져 치약, 구강청결제 등 일상 케어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이처럼 주요 OTC 기반의 브랜드 전개가 헬스케어 전반으로 이어지며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 동국제약은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뷰티 시장에 진입했고, 같은 해 출시된 ‘마데카 크림’은 병풀 정량추출물(TECA)을 기반으로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다. 이후 병풀 성분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라인업을 넓히며 화장품 부문을 헬스케어 사업 내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매김시켰다.
LS증권 정홍식 연구원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240억원,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2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헬스케어(화장품 포함) 부문 매출은 773억원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해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뷰티 디바이스 사업 확대
동국제약은 생활건강과 화장품 분야에서 쌓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홈뷰티 디바이스 영역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다. 2023년 센텔리안24의 홈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마데카 프라임’을 선보여 첫해 누적 판매액 20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입지를 확보했다. 마데카 프라임은 전용 앰플과 기기를 결합한 통합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시해 소비자 활용도를 높였다.
기술 기반 라인업 확장도 이어졌다. 동국제약은 2024년 3월 제이에스케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집중초음파(HIFU)와 저통증 초음파 기술을 적용한 ‘마데카더마 파인울샷’ 출시를 준비했으며, 같은 달 미세집중초음파(MFU) 기술을 적용한 ‘마데카 프라임 인피니티’를 선보였다. 이어 4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개발·생산 기업 위드닉스를 인수해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마데카 프라임은 2024 상반기 글로우픽 어워드에서 디바이스 부문 위너를 차지했으며, 마데카 프라임 인피니티 역시 2024 얼루어 베스트 오브 뷰티 어워드에서 스킨케어 디바이스 부문 위너로 선정돼 시장 반응을 입증했다.
LS증권 정홍식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마데카 프라임 매출은 2023년 200억원에서 2024년 232억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 상반기 99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신규 라인업 출시가 예정된 만큼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의약품·DDS 기반 연구 강화
동국제약은 전문의약품(ETC) 사업에서 기존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약물전달시스템(DDS)을 활용한 개량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TC 부문 주요 품목으로는 ▲전신마취제 ‘포폴’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탄젯’ ▲소화기 운동조절제 ‘데스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포폴주사는 네덜란드·룩셈부르크·싱가포르·일본 등 4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고, 로수탄젯과 데스민도 최근 성장 흐름을 보이며 향후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품목으로 꼽힌다.
회사는 DDS 플랫폼을 기반으로 파이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한 ‘마이크로스피어’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과 약물 독성을 줄이는 ‘리포좀’ 전달체를 중심으로 퍼스트 제네릭과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적용한 말단비대증 치료제 ‘DKF-MA201’과 리포좀 기반 항진균제 ‘DKF-LA101’이 주요 개발 과제로 연구 단계에 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이 기존 ETC 중심 구조에서 기술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향후 라이선스 아웃이나 위탁생산 등으로 사업 확장 여지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의약품 분야의 경쟁력은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은 만큼, 화장품·헬스케어 중심의 현 사업 구조 속 R&D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제기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ETC와 OTC 전 부문에서 신규 품목 확대와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DDS 기술을 활용한 제형 개발과 파이프라인 고도화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