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경쟁, ‘코리아 원팀’ 전략이 승부 가른다

‘성능 경쟁’ 넘어 ‘국가 패키지’ 경쟁으로

  •  

cnbnews 김한준⁄ 2026.01.12 15:32:51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 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일 사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둘러싸고 한국과 독일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잠수함 성능과 납기 능력이 비교 대상이지만, 실제 승부처는 방산을 넘어 산업·에너지·자원·우주까지 아우르는 ‘범정부 정부 대 정부(G2G) 협력 패키지’에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협업 방안 세미나’에서 국방·방산 전문가와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국가 전략 파트너십 경쟁”이라며 범국가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평가 기준을 보면, 잠수함 플랫폼 성능 평가 비중은 20%에 그치는 반면, 유지·정비(MRO)와 군수지원이 50%, 산업기술혜택(ITB),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적 기여 요소가 15%를 차지한다. 기술적 우수성보다 ‘캐나다 경제와 산업에 무엇을 남길 수 있는가’가 수주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미나에서 발표에 나선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 방산 조달의 본질을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자국 산업 기여와 전략적 역량 축적을 둘러싼 경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캐나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로 ‘Buy Canadian(캐나다산 구매)’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 강화를 꼽으며, “잠수함 수주 성패는 이 두 축에 얼마나 부합하는 제안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경쟁국인 독일 역시 잠수함 사업을 방산 단일 계약으로 접근하지 않고, 에너지·핵심 광물·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연계한 범정부 G2G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며 캐나다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있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독일의 접근은 캐나다 방산 조달 환경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강력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잠수함 성능과 납기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국가 차원의 패키지 제안이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한국의 대응 전략으로 에너지, 핵심 광물, 첨단 제조 역량을 연계한 범정부 G2G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단순한 자원 구매를 넘어 캐나다의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부합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캐나다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단순 수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LNG·LPG 운송 선박 발주, LNG 터미널 지분 투자 등을 결합한 인프라 연계형 딜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여기에 한국이 강점을 지닌 청정 기술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결합해 양국 관계를 일회성 거래가 아닌 ‘에너지 안보 동맹’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니켈, 리튬, 구리, 코발트, 희토류 등 캐나다에 매장된 핵심 광물에 대해 단순 구매가 아니라 제련·단조·주조 공장 설립까지 포함한 공급망 구축에 참여함으로써 캐나다 정부의 ‘핵심 광물 주권’ 정책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산업계에도 북미 공급망 진입이라는 중장기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차별화 전략으로 ‘우주 협력’도 거론됐다. 캐나다와의 저궤도 위성통신 협력을 통해 한국이 텔레샛의 라이트스피드 네트워크를 국가·산업용으로 조기 도입하고 공동 활용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글로벌 위성통신 공급망 진출을 지원하자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캐나다 노바스코샤 우주 발사장을 한국 민간 발사체의 북미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바다에서 북극, 우주로 이어지는 입체적 안보·산업 협력 구상이다.

정치권도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국가적 총력전 과제’로 규정하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마일스톤”이라며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외교·안보, 산업·통상, 금융·보증, 기술·보안을 하나의 작전처럼 묶는 원팀 체계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방산 수출 확대가 연구개발부터 제조, 시험, 인증, 금융, 인력 양성까지 이어지는 방산 생태계 완성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경기도 내 방산 클러스터와 첨단 산업 유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명선 방산특위 수석부위원장 역시 “2026년 K-방산의 최대 현안이자 조선업 한 세대를 좌우할 사업”이라며 범정부·범정치적 지원을 약속했다.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관련태그
캐나다 잠수함 사업  CPSP  김병주  정부 대 정부 협력  절충교역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