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6.03.30 09:10:13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아이들에게 “잘 들어주겠다”고 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번에는 직접 말할 자리를 다시 열었다. 동대문구는 지난 28일 시립동대문청소년센터 5층 소강당에서 제8대 아동의회와 제9기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촉식을 열고, 아동·청소년 48명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위원 가족들까지 180여 명이 모여 새출발을 함께 지켜봤다.
이날 위촉식은 형식적인 임명장 수여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 선발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함께 나누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정책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는 첫 장면에 가까웠다. 동대문구는 시립동대문청소년센터와 협력해 아이들이 회의실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을 직접 살펴보고 의견을 내는 구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동대문구의 아동·청소년 참여기구는 아동친화도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창구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이어져 온 이 기구를 통해 관내 아동·청소년들은 자신들과 관련된 정책과 생활 문제에 대해 직접 의견을 내왔고, 구는 그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닿도록 통로를 열어왔다. 아이들의 생각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에 위촉된 위원들은 오는 12월까지 정기회의와 구정 모니터링, 정책제안대회, 본회의, 교류활동 등에 참여하게 된다. 통학로와 놀이공간, 청소년 문화시설, 생활 불편처럼 아이들 삶과 가까운 문제를 직접 살피고 의견을 내는 방식이다. 어른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불편과 빈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결국 그 공간을 매일 쓰는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참여기구의 역할은 해마다 더 커지고 있다.
동대문구가 이런 참여기구를 꾸준히 운영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아동친화도시는 시설 몇 개를 더 짓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를 보호의 대상에만 두지 않고, 의견을 가진 시민으로 대할 때 비로소 가까워진다. 동대문구는 이번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제안이 실제 구정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더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아동과 청소년은 미래의 주역일 뿐 아니라 지금 이 도시를 함께 살아가는 당당한 시민”이라며 “여러분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이 듣고, 아이들의 생각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동대문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