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선반을 낮추고, 키 작은 어른이나 어린이를 위해 지하철 손잡이의 높낮이도 다르게 한다면? 희망제작소(박원순 상임이사) 사회창안센터가 2007년 연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2007 지하철 개선 프로젝트’에 시민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하철 손잡이를 달리 하자’는 제안부터 ‘지하철 내 공기 상태를 알려주는 전광판 설치’까지 톡톡 튀는 제안들이다. ■ 지하철 손잡이 높이 ‘따로 따로하면 안 되나요?’ 지하철을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은 개찰구 앞에서 종종 전동차가 오는 소리를 듣고 무작정 지하로 뛰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시간의 경우 무작정 뛰었는데 반대편에서 전동차가 오는 허무함은 물론 계단을 뛰다 안전사고도 발생할 우려가 높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이야기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의견을 올린 아이디 ‘호종훈’씨는 “지하철에 도착 알림등을 적당한 장소에 설치하면 많은 승객들이 지하철을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착 알림등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높낮이가 다른 지하철 손잡이도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제안도 있다. 현재 지하철 손잡이 높이는 약 170cm 높이로 일정한데, 지하철 관계자들은 ‘한국인의 표준 체형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하철 손잡이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 키 작은 어른이나 어른이들을 배려하고 있다.
실제로 희망제작소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와 함께 지난 해 11월 전국 만 19세이상의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21.3%는 ‘지하철 손잡이 너무 높아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지하철 손잡이 높이를 달리해 설치하자는 의견에는 응답자의 49.3%가 동의했다. 한편, 지하철 선반의 높이도 너무 높다며 이를 낮추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희망제작소에 아이디어를 낸 아이디 ‘왓아룬’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선반에서 짐을 내리던 사람의 실수로 떨어진 짐에 머리를 맞아 본 적이 있다”며 “그만큼 짐을 올리고 내리기 편한 높이가 아니라는 반증이다”고 지적했다. 희망제작소와 리서치플러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전체의 47.2%가 ‘선반 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노인석’ 된 ‘노약자석, 교통약자 위해 늘리자는 의견은 찬반 팽배 한편, 급속한 노령화로 노인은 물론 임산부와 장애인들을 위한 지하철 노약자석도 실제로는 노인들만을 위한 ‘노인석’으로만 사용되고 있어, 장애인이나 임산부를 위한 ‘배려석’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눈길을 끌었다. 희망제작소와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해 11월 전국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응답자들은 ‘노약자석을 노인이 아닌 임산부나 장애인이 이용하려고 할때 노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심적으로 얼마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3.7%의 응답자가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다’ 또는 ‘어느 정도 부담스러울 것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노인 이외에 임산부나 환자·장애인 등을 위한 별도의 좌석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지정 노약자석을 이용하면 되니깐 별도의 지정좌석을 마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가 48.7%, ‘사실상 노약자석 이용이 부담스러우니 별도의 지정 좌석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가 48.9%로 찬반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휴일 가족이용권과 하루종일 이용권을 도입해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시내 중심가에 나들이를 나가거나 휴일동안 시내 나들이를 가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 일부 환승역 등에 임시로 설치되어 있는 무가지 수집통을 정식으로 마련해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분들을 위해 배려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도 일부 실제와 달라 현실성 없는 지하철 역명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의견을 제안한 아이디 ‘driller’는 “지하철 4호선 이수(총신대 입구)역의 경우 총신대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5분 정도를 더 가야하지만 7호선 남성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는 2007년 ‘시민의 아이디어로 지하철을 유쾌하게’라는 제목으로 연간 캠페인을 진행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지하철을 ‘재 디자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