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의 여당 복귀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당 복귀설에 총리 자신은 “그럴 일 없다”며 부인하고 나선 것에도 불구하고, 한 총리의 당 복귀는 시간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직 의원인 한 총리가 노 대통령의 임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선을 관리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 복귀 문제는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총리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한 총리는 “나는 전혀 계획이 없다”며 국정운영에 충실할 뜻을 내비쳤다. 한 총리의 측근 인사들도 당 복귀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일부 인사들은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대통령의 탈당 등 향후 정치일정과의 연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관계가 없을 순 없지만 현재 가정법으로 말할 순 없다”며 모호함을 보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한 총리와 여당 출신 국무위원들의 거취에 대해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 총리와 정세균 전 산자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큰 뜻을 갖고 펼쳐보시라”고 대선출마 권유의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당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한 총리가 조만간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복귀 시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한 총리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여성 총리로 재임기간 중 뚜렷한 성과를 남기고 떠나겠다는 의욕을 내비치며, 무엇보다 국정운영과 민생안정을 챙기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한 측근은 “총리는 주어진 기간 동안 국민만을 생각하며 총리직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한 총리가 최근 부쩍 업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 총리직 무난하게 수행, 차기 대선감으로 급부상 한명숙 총리는 첫 여성 총리로서, 그동안 잡음 없이 국정운영을 무난히 수행해왔다는 평이 지배적인데다가, 국민들의 신임도도 두터운 상태. 특히 한 총리가 노 대통령의 ‘튀는 발언’과 ‘무대포식 정책 밀어붙이기’에 따르는 비난을 특유의 부드러움과 ‘조용한 중재자’로서 묵묵히 뒷받침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 총리는 재임 이후,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선할 것과 △주택담보대출 규제시 서민과 자영업자의 생업자금 조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등 ‘민생챙기기’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전북 익산지역에서 발병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당시, 한 총리는 즉각 사태해결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한 총리는 익산지역을 방문, 방역활동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살처분 보상비용 등 소요예산을 적기에 지급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기도 했다. △북핵문제 당시 한 총리는 여권수뇌부와 북핵문제를 논의하고, 국회와 청와대 사이를 오가며, 일관성 있는 대응책을 내놓기 위한 행보를 보여주며, 안정적인 국정수행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대군인의 범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청사진을 공개해, 간접적으로 정부의 병역 기간 단축 정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 최대 이슈였던 사행성게임 근절대책 추진과 더불어 온라인 도박 근절 대책에도 발벗도 나서는 등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한 총리는 특히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공직기강이 해이될 우려가 있는 만큼 내각이 중심을 잡아야 하며 공권력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참여정부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만큼 그동안 했던 정책성과들과 마무리 계획을 부처별로 짚어서 성과와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등 끝까지 총리직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최근 야당에서 국무총리는 개헌논의를 그만두고 국정에 전념하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대해, 한 총리는 참여정부의 마무리 국정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총리는 최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개헌 논의 속에서도 어제 고위당정협의를 통해서 부동산시장 대책을 내놨고 한미FTA협상을 앞둔 준비점검회의를 가지는 등 국정을 물샐틈없이 챙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 것. 한 총리는 국정 운영이라는 총리직 역할 외에도 최근에는 당청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 간의 가교 역할도 해내고 있어, 그의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난 연말 임기단축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노 대통령이 마음을 돌린 데도 한 총리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최근 노 대통령이 친노직계 참정연 의원들을 불러 ‘기초당원제를 수용하라’고 간곡히 권유한 배경에도 한 총리의 조언이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한 총리의 당복귀설에 대해서는 현재 2월말 복귀설과 3월말~4월초 복귀설이 유력하다. 2월말 복귀설은 여권이 마땅한 대선주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참여정부 출범 4주년을 맞는 2월말 여권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또 한 총리가 역대 총리의 평균 재임기간인 8개월을 넘긴 9개월 이상을 재임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의 개헌제의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현 시점에서 당복귀는 일단 당분간 늦춰질 것이라는 점에서 3월말~4월초 당복귀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한 총리의 당 복귀에 따라 ‘한명숙 총리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현재로서 한 총리를 대신해, 노 대통령 임기까지 무난하게 국정을 이끌어갈 총리감으로 마땅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한 총리가 당복귀설에 부인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는 대선 후보로서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던 점을 비추어본다면, 총리 후임이 물색 되는대로 사퇴를 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한 총리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솔직히 저도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한 총리의 복귀 시점은 노 대통령의 정국 구상을 축으로 해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노 대통령이 2월 설연휴 이후 탈당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따라, 탈당 후 정국의 움직임도 한 총리의 당복귀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