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그룹의 대표적 대선후보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이 사실상 후보중심으로 이뤄지게 되면 열린우리당에 잔류하는 이른바 친노 후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손학규 낙마 가능성? 손 전 지사로서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신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불출마로 손학규 중심론이 힘을 얻기 시작한 상황만을 보자면 표정관리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두고 ‘보따리장사’ ‘손 전 지사가 왜 범여권 후보냐’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라 친노세력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노 대통령의 저격정치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비판으로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모두 대선후보에서 낙마한 것. 이에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14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범여권이 아니라고 강하게 비난한 노 대통령에 대해 “손 전 지사는 범여권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세력이었다 또는 민주 평화세력이고자 한다”고 대응했다. 이어 여권 내 세력 간 골이 깊어진 상황이지만 반(反)한나라당 구도를 강화하면 현실적으로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2차 탈당파인 초재선 의원모임의 우원식 의원도 김근태 불출마 이후 “각자 가지고 있는 오해들이 많이 풀리고 있다”며 “앙금을 많이 걷어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친노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이 전 총리 외에도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신기남 의원 등이다. 유시민 전 장관이 친노그룹의 ‘킹메이커 ’역할에 나선다면 이해찬 전 총리가 가장 큰 현실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정태호 청와대 정무팀장이 15일 경 이 전 총리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전 총리는 오는 19일 국회에서 공식 대선출마를 선언한다. ■ 孫, 선진평화연대 중심 통합 주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선 불출마와 통합의지를 선언하기에 앞서 민생모임의 천정배 의원도 손 전 지사를 직공한 바 있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에 불리하자 느닷없이 탈당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며 “십 몇년 동안 한나라당에서 있었던 일을 반성한다면 사과하고 백의종군 하라”고 압박한 것. 지난 8일 충남민생포럼 창립대회 축사에서 천 의원은 “대통합에 기여하기보다 자기 세력만 강화하고 있다가 무임승차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17일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을 추진하면서 독자세력을 확대하는 것은 범여권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전 의장이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대통합을 강조하자 손 전 지사도 대통합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김 전 의장이 민주화 세력으로서 가지는 상징성과 무게 때문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켜 독자세력을 공고히 한 뒤 범여권 대통합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강연에서 선진평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간접적으로 역설했다. 기능적 통합이나 당장 정치적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그저 눈에 보이는 통합, 얼기설기 적당히 엮은 것처럼 보이는 통합으로는 제대로 된 통합으로 보기 어렵고 나라의 비전을 보여줄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최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