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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 단상

대선에서 호감만 남고 정책이 떠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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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호 ⁄ 2007.07.02 13:11:41

부동산 시장 안정은 이제 대세가 되었다. 몇 년을 두고 치열하게 전개되어온 부동산 전쟁에서 정부가 승리했다. 물론 지금도 대세 안정인지 아닌지, 신도시가 다시 부동산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든지 아닌지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2~3중의 안정화 대책이 실효를 이루고 있어서 더 이상의 이상 폭등은 없을 것이라는 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지금 부동산 안정을 이끌고 있는 실질적인 대책은 ‘주택대출 규제’와 ‘종부세’에 있다. 그 중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는 후보도 있다. 이런 와중에 종부세 과세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강남주민이 종부세의 부당함을 이유로 낸 소송에서 이유 없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 정책은 합리성과 실효성의 두 측면에서 봐야 정책을 세울 때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합리성이고 다른 하나는 실효성이다. 정책이 아무리 합리적이라도 직접적인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라면 좋은 정책이 아니다. 실효성은 있지만 합리적이 아니라면 정책으로서의 가치를 얻기가 어렵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늘 실효성과 합리성에서 의문에 시달렸다. 정책이 나오기만 하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유는 각 사람이 부동산 문제의 해결에 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조차도 규제를 통한 투기억제냐, 공급확대를 통한 안정화냐에 대한 의견이 번번이 갈렸다. 일반 시민들은 한 마디씩 거들거나 언론에 의한 비판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꺾이지 않을듯하던 기세의 부동산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지금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잠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종부세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과 일부 야당에서 공격한 것이 위헌 문제이다. 개인별로 합산하던 것을 세대별로 합산하면 위헌소지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세대별 합산은 불가피한 것이다. 개인별 합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 그럴 이유가 없다.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개인에게 나누어 보유함으로써 탈세를 하려는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세대별 합산이 없다면 개인이 부동산을 나누어 등록함으로써 재산을 늘리는 거나 투기를 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세대별 합산이 없는 종부세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합리적인 방법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헌법재판소는 ‘차별적 세 부담’의 위헌 여부가 “합리적 이유가 있는 정당한 차별”인지 여부에 의해 결정(헌재 2001헌바82결정)된다고 한다. 세대별 합산 과세를 하지 않으면 명의이전을 통한 조세회피유혹이 크다는 점에서 합산 과세의 합리성이 크다는 것이 이미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그리고 이번 종부세 정당성 판결로 인해 또 다시 합리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헌재의 결정이 나온 것이 아니지만 위헌 논란 자체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 정책을 이렇게 바라보자 부동산 정책 추진과 전개 과정을 보면서 내가 느낀 혼란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부동산 폭등에 대해 나라가 들썩이며 온갖 뉴스를 만들어 내면서도 정작 정책적 관심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정책으로 인해 얻게 될 긍정적인 요인과 또는 잃게 될 부정적인 요인을 계산하지 않는다. 단지 부정적인 면을 확대하고 의문을 제가하는 것이 앞선다. 그게 언론의 의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반감되거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혼란은 합리적인 판단의 기준조차 만들어지지도, 만들려는 시도들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내 놓는 판단기준들은 어김없이 다른 기준의 데이터에 의해 묵살되기 일쑤다.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만드는 것 없이 서로가 가진 기준과 데이터로만 말하는 일들이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책을 보는 시각은 점점 다양해지고 효과도 여러 측면에서 확인해야 하는 다변화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입안과 추진을 놓고 이제는 새로운 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자기중심적인 담론으로만 모든 것을 보고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집단이기주의라는 현실적 힘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당 부분 우리 국민은 정책을 선악의 구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습관을 버려야 한다.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 삼았던 선악 구분과 투쟁일변도의 모습은 지금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미FTA가 가장 가까운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직도 독재정권이라느니 하는 말이나, 독재정권과 비교해서 정책을 비판하려는 행위들은 이런 잔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로 생각된다. 멀리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경제나 정책의 과정이 단기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당장의 기대치가 크다. 예를 들어 한미FTA나 연금 문제 등은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미루어 놓았던 과제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결과는 없지만 지금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정책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당장은 부담이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는 이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정책의 합리성과 실효성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과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 상당부분 잘못되거나 실패를 안고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우 제대로 된 판단과 방향전환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물론 이런 일은 일반 시민들의 몫은 아니다. 그러기에 언론과 전문적인 시민사회의 건전한 역할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정책적 시각은 점점 더 사라지는 것 같다. 국가에 대한 비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개인에 대한 호불호가 대선을 좌지우지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 사람에 대한 호감보다는, 그 사람의 정부가 ‘국가를 어떻게 행동하게 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김만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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