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들어온 미국산 소 척추뼈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판정하고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전면 중단 한 가운데 재벌들이 수입 쇠고기 판매로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삼성그룹·롯데그룹·신세계그룹은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들어가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들이 판매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나와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롯데마트가 미국산 수입 쇠고기 “알목심살을 윗등심”로 표기해 롯데마트 53개 전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가 롯데마트를 경찰에 고발함에 따라 폭리를 취한 이익에 대해 사법당국과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실시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마트가 윗등심이라고 표시하여 판매한 척아이롤(chuck eye roll)은 농림부 고시의 ‘목심살’에 해당되는 부위이며, 등심으로 분류되는 윗등심살(척롤·chuck roll), 살칫살(척플랩테일·chuck flap tail), 꽃등심살(립아이롤·rip eye roll) 등과는 엄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알고 있는 롯데마트는 등심 또는 윗등심으로 표시해 소비자를 속이고 팔았다. 이같은 행위는 축산물가공처리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법 45조 제2항 제8호 및 제9호에 해당되는 위법행위다. ■롯데, ‘알목심을 윗등심’으로 속여 팔아 폭리 이에 대해 시민권리연대는 롯데마트의 이번 판매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 명확한데도 지금까지 소비자에 대한 피해 배상과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며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롯데마트의 이번 판매행위는 현행법을 위반한 것으로써, 본 단체는 롯데마트를 고발하여 형사적 책임 여부를 묻기로 했다. 또 시민권리연대는 롯데마트에 대해 소비자 피해보상 및 부당 이익금 반환 등 책임 있는 해결의지를 촉구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시민권리연대는 정당한 요구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가 없을 시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 받기 위하여 집단소송을 위한 가두서명 및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지난 7월 13일 오전 롯데마트 전국 53개 매장에서 실시된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롯데마트 서울역점 등 4개 매장에서의 판매가 중단됐다. 롯데마트는 전날인 12일 오후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무료 시식회를 진행한데 이어 13일 전국 53개 매장에서 첫 판매를 시작했다. 13일 오전 11시경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국민감시단’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원 100여명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정육코너에 진입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대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대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였고, 매장 바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회원들이 지하 주차장 통로를 이용, 대거 진입해 농성을 벌이는 상황으로 이어지자 롯데마트 측은 긴급히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지점장은 농성현장을 찾아와 “오늘은 판매를 중단하고 본사에 이를 적극 건의하겠다”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이날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반대하는 시위는 전국의 롯데마트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서울역점, 경기 안성점, 광주 상무점, 충북 충주점 등 4개 매장이 일시 판매 중지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룹 내 계열기업 사이의 직접 상호출자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상호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서 7위를 점하고 있는 “롯데”의 계열사 이다. 재벌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의 방지 대상인 몸집 좋은 재벌 그룹 소속이다. 소속 계열사를 보면 롯데 기업의 41개 비금융 계열사 중 (주) 롯데리아·(주)롯데햄·롯데냉동(주)·롯데쇼핑(주)·롯데칠성음로(주)·(주)푸드스타 등 먹거리를 책임지고 생산·판매·외식 업체 등의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주)CJ푸드빌의 빕스(VISP)·롯데그룹의 (주)푸드스타 TGIF와 롯데리아·두산그룹의 (주)SRC 코리아의 KFC과 버거킹 등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이 외식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외식 산업이 다양화 되고 대형 유통 할인점을 중심으로 공급처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 같은 기업집단은 다양한 식품체인과 기업 계열사들을 통해 수직·수평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은 “롯데”만의 현상이 아니다. ■삼성 홈플러스, 뼛조각 든 美쇠고기 판매 물의 한편 미국산 쇠고기 시판에 나선 삼성 홈플러스매장의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으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 매장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중단됐다. 서울에 사는 김형준 씨는 지난 28일 낮 집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구워먹다가 이상한 것을 씹었다. 김 씨는 “날카롭고 뾰족한 부분이 ‘아, 이거 뼈’라는 느낌에 뱉어보니 두 개의 뼛조각이 나왔습니다. 눈으로 보기엔 두 개의 뼛조각이 분명한데 길이는 각각 1 cm와 7 mm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쇠고기를 판 삼성 홈플러스 동대문 매장은 비상이 걸렸다. 삼성홈플러스 동대문 매장측은 뼛조각을 건네받아 검역당국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매장에 있던 미국산 쇠고기 80여 개 박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이미 팔려나간 상태다. 삼성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대문점을 제외한 다른 점포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아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계속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검역을 거쳐 뼛조각의 진위 여부를 밝혀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형 할인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판매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광우병 위험성 등을 들어 판매중단을 요구하며 항의 농성과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크게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쇠고기에서 나온 물질을 정밀 조사해 뼛조각으로 최종 판정이 날 경우 미국산 쇠고기 불매 운동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쇠고기 수요가 급증할 명절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위한 시장 확보, 물량 확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한 달 사이 미국산 쇠고기의 1200t 수입량이 불티나게 팔렸고, 지난 26일에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여세를 몰아 미국육류수출협회는 국내 신문들에 ‘미국산 쇠고기 시판 본격 재개’를 알리는 광고를 비롯해 대형 유통 할인점들은 한미 가축방역협의회 결과에 따라 LA갈비 등 뼈있는 부위가 수입 허용 될 경우 즉시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허용될 경우 ‘안전성’에 대한 책임 보다는 ‘판매’를 통한 ‘수익’에 더 열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대형 유통 할인점들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쇠고기 판촉을 위한 각종행사를 진행해 왔다. 대형 유통할인점들은 쇠고기 판촉에 나서면서 재고 정리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위한 시장 정리 작업을 착실히 진행해왔다. <홍기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