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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종전선언 남북주도 속 美·中 참여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 구축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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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호 ⁄ 2007.10.08 12:39:26

늦어도 12월 말에는 한반도에서 반세기 이상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북한과 미국, 중국, 한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21세기 최대의 평화드라마를 연출할 기반을 닦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2007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넘어 항구적인 평화정착의 길을 향한 노력에 인식을 같이하고 강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9·19공동성명과 2·13 합의이행을 위한 북핵6자회담이 북한 핵불능화에 합의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남북 정상이 종전선언을 추진키로해 한반도 정세에 일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정전체제를 유지해온 정전협정을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담보할 평화협정 조인을 추진키로 해 한반도 안보구조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종전선언 방안은 남북이 주도하는 가운데 관련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등과의 협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의 주체를 ‘3자 또는 4자’로 명확히 한 점은 주목된다. 그동안 학계 및 법조계에서는 종전선언의 주체를 놓고 전쟁당사국 또는 유엔군 참전국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며 해석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의 주된 당사자인 남·북한의 정상이 종전선언의 주체를 남북한과 미국, 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으로 압축해 사실상 주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남·북한이 이 사안을 미국과 중국의 이해를 얻지 않고 합의했다면 다소 결례가 될 수 있겠지만 회담 준비과정에서 사전에 이를 통고하고 대략적인 이해와 협조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와 북한, 주변국이 최근 종전선언 검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현재의 정전상태를 ‘전쟁종료’로 보지 않은 데서 출발하고 있다. 두 차례의 서해교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이 중지된 상태’이자 ‘기술적으로 교전상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법적으로 미국과 북한, 남과 북은 현재 교전중이라는 게 정론이다. 이 때문에 ‘지도자간 선언’이나 ‘당사국 간 약정’을 통해 교전중인 관계를 청산하고 대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모색하는 계기 마련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의 체결을 위해서는 일단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는 사실상 종전상태에 가깝지만 이를 법적·제도적 종전상태로 바꾸려면 ‘정치적 선언’이 필요하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국민 보고에서 “북핵문제가 풀리면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야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방침이었다”면서 “그런데 평화체제로 가려면 종전협정에 이어 평화협정으로 가는 순서대로 또는 동시에 가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완성이 아니라 여건을 조성하는 촉매제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언 이후 새로운 평화체제 추진에 나설 기구 설립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남북한이 자주적으로 평화관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양 정상 간 선언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난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군사공동위원회’가 한반도 평화관리기구의 역할을 해야할 것이란 전망이다. 종전선언문에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시기도 명시될 가능성이 크다. 시간상 일정을 정하면 관련국들의 의지 및 결의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북핵 폐기와 북·미 및 북·일 수교 문제도 종전선언과 연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뢰구축’이란 종전선언의 실질적인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북·미수교는 북한과 미국 간의 ‘기술적인 교전관계’의 청산을 의미하며 이는 곧 종전선언 이후 체결되는 평화협정의 실효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2007 남북정상선언’에서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유례가 없는 최장기간 정전체제를 지속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정전체제를 끝내고 남·북한과 미국 내지 남·북한과 미국 및 중국 간 한국전쟁 교전당사국 간 한반도 3자 또는 4자 정상회의를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즈음에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연내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6자회담 합의도 이뤄졌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두 정상 간 회담의 합의 이행을 뒷바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지난해 11월 18일과 올해 9월 7일 두차례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 측에 전달해줄 것을) 제안한 종전선언 방안을 충분히 설명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대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데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고 한·미 간에 논의한 바 있는 종전선언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것을(종전선언을 ) 성사시키도록 남 측이 한 번 노력을 해보라”고 노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남북의 주도속에 직접 관련이 있는 교전 당사국 간 종전선언 추진방안이 본격화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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