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경제] 삼성 vs 롯데, 금융영토확장 전쟁의 승자는?

지방은행, 살아남는 전략은 ‘연합전선’뿐 , 지주회사로 시중은행과 경쟁 움직임

  •  

cnbnews 제47호 ⁄ 2007.12.17 15:42:06

오는 2009년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앞서 은행권이 너도 나도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서 지방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지방은행들 사이에서는 ‘지방은행 지주회사’방안을 놓고 물밑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차기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산하의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이 대구은행에, 롯데그룹이 부산은행에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마당에 지주회사 만들기를 놓고 이들 두 그룹간의 샅바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신동빈 체제를 구축한 롯데그룹은 최근 대한화재를 인수하는 등 금융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부산은행이 축인 지주회사의 설립을 시도할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은행의 먹이사슬을 거머쥐려 했던 삼성그룹도 대구은행이 주인이 되는 지주회사에 욕심을 부릴 것이다. 지방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1월20일 김용덕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간의 워크숍에서 제기됐다.

■지방은행 대형화 필요성 공감 당시 대구은행은 △효율적인 복합금융 서비스 제공 △비용절감 △전략공유 등을 위해 지역기반 금융지주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여건이 유사한 지방은행들과 공동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의 강점을 살리면서 규모의 열세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논리다. 다른 지방은행도 대형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방법론에선 견해가 갈린다. 지방은행 가운데 대구은행과 1, 2위를 다투는 부산은행은 당장 지주회사보다 인근 경남은행 인수를 통해 대형화하는 방안을 1순위로 두고 있다. 지주회사는 그 이후 검토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대구·부산은행 주도권 쟁탈 이같은 시각차에는 대구·부산은행간 주도권 다툼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경남·광주은행이 분리매각될 경우 이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지방은행 업계의 ‘패권’이 좌우될 수 있다. 특히 같은 영남권 은행으로 3위인 경남은행이 집중 타깃이다. 대구은행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경남은행이 필요하다. 지역기반 금융지주회사라는 비전도 지역 연고상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부산은행에 비해 불리한 점이 있다고 보고 빼내 든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부산은행은 경남은행만 인수하면 독보적인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만큼 지주사보다는 경남은행 매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남은행만 인수해도 ‘힘의 균형’이 자신들로 기울 수 있는데 급할 게 없다는 얘기다. 지방은행 ‘빅3’인 부산·대구·경남은행의 3/4분기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부산은행 26조412억원, 대구은행 24조9646억원, 경남은행 20조6024억원이다. ■경남·광주은행 매각 여부가‘관건’ 결국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과 그 방향성이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고, 이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금융지주를 소유한 정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전까지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기류 변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9월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결정은 (분리매각 자체가 아니라) 지역 상공인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분리 매각 방안이 재검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방은행들이 지역 정서에 민감해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어떤 쪽이든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배구조 등 수반되는 문제도 복잡하다. 한 금융 전문가는 “지주사만 만든다고 비용절감 등의 시너지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주사를 전제로 한 이합집산보다는 경남·광주은행 매각을 ‘트리거’로 경쟁을 촉발시켜 중장기적으로 지주사 등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