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시작되는 내년 경제에 대해 국내 CEO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누가 대통령의 권좌에 오르느냐에 따라, 차기 정부의 출발시점인 내년도 경제에 대한 국내 기업인들의 전망은 명(明)과 암(暗)이 교차한다. 그러나 국내 CEO들은 대체로 내년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팔아서 이익을 낸 유보액을 투자하지 않고 축적해놓은 CEO들은 내년에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들은 차기정부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은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 정부는 정부·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천 해야 하며, 교원평가제를 도입하여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투자 활성화 통해 일자리 창출’ 이같은 전망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서 나타났다. 경제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48.3%의 CEO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대’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대’로 전망한 CEO도 23.3%로 나타나 전체의 71.6%가 내년 우리 경제가 4~5%의 비교적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3%대’라고 응답한 CEO는 21.6%, 3% 미만은 6.0%로 나타났으며, ‘6% 이상’은 0.9%로 조사되었다. 또 전년도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경제성장률을 ‘3% 이하’라고 응답한 CEO의 비율이 크게 감소(48.8%→27.6%)한 반면, ‘5% 이상‘으로 응답한 CEO의 비율은 크게 증가(6.4%→24.2%)하였다. 이처럼 기업의 내년 경기전망이 크게 개선된 주요 요인은, 내수회복 기대, 수출호조 등 경기적 요인과 더불어, 대부분의 대선후보들이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을 주요기치로 표방함에 따라 신정부 출범시 이루어질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2008년 투자계획을 묻는 설문에 33.6%의 기업이 ‘올해에 비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20.3%에 그쳐, 기업의 투자는 다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채용 역시 ‘올해보다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17.9%에 그친 반면,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이 32.2%로 높게 나타나, 내년 채용시장 상황은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차기 정부 최우선 과제 ‘공공부문 개혁’ 차기정부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58.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물가안정화 정책을 통한 생활안정’(11.3%), ‘각종 세금감면을 통한 국민부담 경감’(10.4%), ‘사회안전망 확충’(9.6%) 등도 주요과제로 지적되었다. 차기정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혁이 필요한 부문은 ‘정부·공공부문’이 59.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 정부역할과 관련된 현 정부의 기조가 세계화시대의 추세인 ‘큰 시장-작은 정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밖에 차기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어야 할 노동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정규직 과보호 해소 등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40.5%,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한 근로자 직업능력개발 강화’ 30.2%, ‘현 수준을 유지하며 법과 원칙으로 대응’ 16.4%,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근로자의 처우개선 강화‘ 12.9% 순으로 조사되었다. 교육정책 중 최우선 과제를 묻는 설문에는 ‘교원평가제 조기도입 및 활성화’가 28.4%로 가장 높게 나타나 교원평가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본고사 도입’(22.4%), ‘고교평준화(고입) 폐지’(12.1%)도 높은 응답률을 보여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정책에는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책 최우선 과제를 묻는 설문에서는 CEO의 34.2%가 ‘부동산 관련 세율 합리화’를 선택, 현행 부동산 세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건축규제 완화’ 18.4%, ‘분양원가 공개’ 15.8% 등도 주요과제로 지적되었다. ■기업 손익분기점 환율 ‘937원/달러’ 세금 관련 정책방향을 묻는 설문에는 CEO의 57.9%가 ‘증세·감세 논의보다는 세제합리화’가 더 시급하다고 응답하였으나, ‘경제활성화와 국민부담 경감을 위한 감세정책’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응답도 41.2%에 달했다. 반면, ‘사회복지 확충을 위한 증세정책’을 선택한 CEO는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부적인 세제항목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반적으로 감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법인세의 경우 ‘낮춰야 한다’가 75.8%로 ‘높여야 한다’ 5.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조사대상 5개 세제항목에 대해 모두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상속세의 경우 법인세 다음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는데(61.2%), 이는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을 상속할 경우 60~65%의 상속세율이 적용되는 등 과도한 상속세에 대한 CEO들의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는 결과로 해석되었다. 이밖에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는 ‘낮춰야 한다’ 50.8%, ‘높여야 한다’ 27.5%로 나타났으며,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낮춰야 한다’ 56.1%, ‘높여야 한다’ 25.3%로 조사되었다. 내년 기업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을 묻는 설문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33.5%)이 가장 높게 나타나,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드는 유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였다. 이밖에도 ‘중국 등 경쟁국 기업의 공세’(17.4%), ‘환율 불안정성’(15.2%), ‘노사관계 불안정’(11.2%) 등도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었다.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에 대해서는 평균 937.2원/달러라고 응답하여 최고경영자들은 현재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내년 환율전망에 대한 설문에는 35.7%가 910원대를 선택, 환율이 내년에도 현수준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내년 국제유가 수준에 대해서는 32.5%가 90달러대를 선택하는 등 62.4%의 최고경영자가 90달러 이상을 전망하였다. <박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