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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탤런트‘하이옌’의 하이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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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호 이우인⁄ 2008.03.24 17:26:48

지난 2006년 KBS-2TV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MC 남희석)’를 통해 국내에 얼굴을 알린 베트남 미녀 하 황 하이옌(Ha Hwang haiyen·23). 그녀는 영국인 미녀 에바 포피엘(Eva Popiel·27)과 함께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연예계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됐으며, 현재 KBS-1TV 전원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신창석 연출·유윤경 극본)’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한국인 노총각(배도환 분)에게 시집 온 베트남 처녀로 분하고 있다. 아직 데뷔한 지 1년이 채 안 된 하이옌의 꿈은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성공한 뒤, 고국인 베트남에서도 연기를 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에서 연예인 스타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연기분야에서는 전무할 정도다. 외국인이면서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는 연기자는 다니엘 헤니(Daniel Phillip Henney)와 데니스 오(Dennis Joseph O'neil) 등이 있는데, 이들에게는 ‘한국인과의 혼혈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태생은 외국이지만,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국인의 정서를 갖고 있다. 이들 외에 국내 드라마·영화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연예인은 주인공을 돕는 ‘주변인’ 혹은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으로밖에 출연하고 있지 않다. 하이옌과 같은 ‘미녀들의 수다’ 출신 인기 스타 에바도 KBS-1TV 일일 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연출 이덕건·극본 김사경, 최형자)’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배역은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 여성 노동자로 그 비중이 높지 않다. “나와 같은 외국인은 한국말도 서툴고, 연기를 하는 한국인 연기자도 굉장히 많다”며 자신이 국내에서 연기자로 입지를 세우기가 어려운 이유를 딱 잘라 말하는 하이옌은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와 같이, 하이옌은 어리고 순수해 보이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는 강인한 일면을 보였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외국인인데 한국말 알아들을 수 있어요?”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녀는 “아무 문제 없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신인인데다 외국인이어서 혹시 대답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한마디로 불식시킨 탤런트 하이옌. 인터뷰 내내 마치 ‘어려울 게 뭐 있어. 사람과 이야기하는 일인데’라는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한 그는 “한국에서 (한국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베트남인이기 때문에 받은 차별 경험은 없어요?”라는 질문에도 간단히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이날 하이옌은 1:1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원해줄 매니저도 없이 나타났다. 그러나 힘들어하는 기색은커녕, 오히려 인터뷰를 통해 팬들과 만난다는 사실에 매우 들떠 있는 듯 보였다.

하이옌을 모르는 팬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한다면? “이름은 하 황 하이옌이구요. 한국 나이로 23살, 현재 홍익대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2년 전인 2005년에 들어왔고, 약 1년 전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처음 방송을 시작했어요. 연기는 지난해 5월 KBS-2TV 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연출 지영수·극본 윤성희)’에서 강혜정 씨 옆집에 사는 베트남 새색시로 처음 시작했어요. 지금은 ‘산 넘어 남촌에는’이라는 KBS-1TV 전원 드라마에서 배도환 씨의 신부로 출연 중입니다. 여기서도 역시 베트남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신부역할이네요(웃음). 지난 1월에는 드라마시티-‘바람이 분다(연출 홍석구·극본 김찬주)’에서 처음 주인공으로 연기했어요.” 한국에 온 이유는? 베트남에서도 연기자가 꿈이었나?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 시청을 좋아했어요. 처음에는 베트남 드라마를 보다가, 나중에 한국 드라마를 보고 팬이 됐어요. 한국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첨단 패션에 반했고, 그러다 한국말도 좋아하게 됐구요. 그래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한국에 유학 왔어요. 한국이란 나라를 접하게 된 데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통역일을 하는 엄마의 영향도 있었죠. (가족 모두가 한국인으로 귀화했다는데?) 가족들 모두 한국을 좋아해요. 또, 한국이 베트남보다 경제여건이 좋고 살기 편하니깐 한국인으로 귀화하게 된 거예요. 우리 가족뿐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사나?) 아빠는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시고, 저는 엄마랑 남동생이랑 살고 있어요.” 한국어가 어렵지 않나?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가? “한국어 정말 어려워요. 특히, 발음이 제일 어려워요. 왜냐하면, 발음이 조금만 틀려도 다른 뜻으로 알거든요. 공부할 때는 문법도 정말 어렵구요. 그래도 한국인들과 자주 만나 이야기하다 보니, 회화에는 별로 문제가 없어요. 지금은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 어학당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지만, 연기공부를 위해 예술대학에 들어갈까 해요. 그렇지 않으면, 스튜어디스 공부를 할까도 생각 중이구요.” 한국 연예인을 많이 닮은 것 같은데…. “영화 ‘귀신이 산다(감독 김상진)’의 장서희 씨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또, 최근에는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에 출연한 서영희 씨를 닮았다는 소리도 듣구요. 한국인들은 얼굴이 작고 얼굴형이 예뻐서 정말 부러워요. 베트남인들은 주로 딱딱한 음식을 먹어서 턱이 각졌거든요.” 베트남에서 살 때, 좋아한 한국 드라마와 배우는? “욘사마 한류 바람을 일으킨 ‘겨울연가(연출 윤석호·극본 오수연 )’와 권상우·최지우의 ‘천국의 계단(연출 이장수·극본 박혜경)’을 가장 좋아했어요. 특히, ‘천국의 계단’을 보면서 눈물 많이 흘렸고, 감동받았어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도 권상우 씨예요. 또, ‘내 이름은 김삼순’의 현빈 씨도 좋아해요.” 지난 2월 3일 종영한 SBS-TV 드라마 ‘황금신부(연출 운군일, 백수찬·극본 박현주 )’에서 탤런트 이영아가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 신부로 출연해 연기했는데, 어땠는가? “첫 방송을 보고 이영아 씨의 까맣게 한 얼굴 분장과 능숙한 베트남어 발음이 진짜 베트남 사람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영아 씨의 베트남어 발음을 못 알아들었어요. 저도 그렇지만, 원래 발음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연기가 잘 안 되거든요.” 총 3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국내 연예계에 대한 생각은? 그리고 본인의 연기에 대한 평을 한다면? “외국인이라 한국에서 연기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요. 다른 나라 사람이기도 하고, 한국말도 서툴러서, 드라마에서 늘 외국인으로밖에 나올 수 없어 아쉽구요. 하지만, 외국인 역으로라도 출연할 수 있다는 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너무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연기하면서 선배들의 좋은 점을 배워 나름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 “‘궁(연출 황인뢰·극본 인은아)’과 같은 신데렐라 러브 스토리를 다룬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요. 외국인이지만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 한국 남자와 만나고,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나중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그런 드라마요. (어떤 캐릭터로 나오고 싶나?) 저는 평소 착하고 순수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제 이미지에 맞게 착하고 순수한 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KBS-2TV 드라마 ‘풀하우스(연출 표민수·극본 민효정)’에서 송혜교 씨가 연기한 한지은과 같은 캐릭터요. 제 한국 이름이 하지은이에요(웃음).” 같이 연기하고 싶은 상대 배우는? “오래 전부터 좋아한 권상우 씨와 지난해 초 방영한 KBS-2TV ‘달자의 봄(연출 이재상·극본 강은경)’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나왔던 탤런트 이민기 씨요. 이민기 씨는 얼굴만 보면 차갑지만, 알고 보면 가슴이 따뜻하고 여자를 보호해 주는 사람 같아서 좋아요.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국내 여배우가 있다고 들었다) 송혜교 씨, 김희선 씨, 김혜수 씨인데, 다른 분들은 청순한 이미지와 예쁜 외모 때문에 좋아하고, 김혜수 씨는 웃을 때 얼굴과 눈빛이 정말 밝고, 연기도 잘해서 좋아합니다.”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 의하면, 하이옌의 꿈이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성공해서 베트남으로 돌아가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연기하고 많은 경험을 쌓고난 후, 기회가 되면,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연기하고 싶어요. 베트남에서는 무엇보다 말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으니까 저와 맞는 역이 많거든요. (국적이 한국인데, 문제없나?) 전혀 없어요.” 2008년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연기부터 열심히 하고 싶어요. 다른 분야의 일은 연기에 내공이 쌓이고 난 후에 생각해 볼 생각입니다. 또, 어학당도 열심히 다녀서, 한국어에도 능숙해지고 싶구요. 그리고 나서 나중에 사업가로도 변신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고 싶나?)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한국의 패션을 베트남에 알리고, 판매하는 사업을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마지막으로, CNB 저널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CNB 저널의 독자님, 일단은 건강이 최고니 건강하시구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셨음 좋겠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도 자주 했으면 좋겠구요. 제 팬들은 거의 고등학생들인데, 학생이니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대학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와 연예계 활동 많이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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