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봄바람난 유통업계 ‘짝짓기’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행복한 결혼
백화점-오픈마켓·홈쇼핑-e몰 등 윈윈 전략

  •  

cnbnews 제63호 김대희⁄ 2008.04.14 18:06:46

무한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적 ‘짝짓기’가 유통가의 경쟁 지도를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수해 온 시장영역은 일찌감치 깨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물론, 모바일과 홈쇼핑까지 넘나드는 ‘컨버전스(Convergence) 마케팅’이 올 봄 이슈로 떠올랐다. 컨버전스 마케팅은 21c의 새로운 혼성 소비자를 사로잡는 마케팅 전략이다. 과거의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소비자와 벤처 열풍이 불 당시의 온라인 소비자를 뛰어넘어 온·오프라인의 문화를 적절히 융화하고 활용할 줄 아는 새로운 소비세대인 혼성 소비자의 세력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앞으로는 굳이 이렇게 구분할 필요가 없이 모두가 혼성 소비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트렌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요즘 컨버전스 마케팅에서 가장 많은 구애를 받고 있는 분야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지 13년차, 지난해 매출규모가 16조 원에 이를 만큼 몸집을 불려 온 쇼핑몰들이 오프라인 영역까지 쾌속 질주하며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은 이미 단순한 정보를 쉽게 찾아 주는 정보의 길잡이나 청소년과 젊은층의 놀이 수단이 아니라, 세대와 계층, 지역 간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원활하게 해주는 생활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었다. 인터넷은 더 이상 온라인에만 국한된 활동이 아니라, 오프라인과의 행복한 결혼 또는 적과의 동침을 통해 새로운 힘을 잉태하고 있다.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유통업계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점인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이미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만든데 이어 잇단 제휴의 손길도 뻗치고 있다. TV홈쇼핑도 온라인 유통의 적군인 인터넷몰과 짝짓기가 한창이다. 유통업체 간의 짝짓기가 유행하면서 오픈마켓-백화점, 인터넷몰-TV홈쇼핑 등 기형적인 골리앗형 유통 채널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불황이 장기화 국면에 빠지자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생존 해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적과의 동침’이란 카드를 뽑아들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 이를 통해 오프라인 업체는 네티즌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쇼핑몰은 다양한 상품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도 한몫 거들었다. 홈에버는 옥션 내에 인테리어 전문매장인 모던하우스를 개설했고, 이마트는 신선식품·가구·의류·가전 등 10만여 개 상품을 G마켓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이프유몰은 G마켓에 통째로 입점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삼성플라자도 디앤샵과 제휴를 통해 잡화·여성의류·스포츠용품·가정용품 등 210여 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CJ몰과 손잡고 103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몰은 삼성카드몰·신라면세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복합 쇼핑몰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도 지난 2월 디앤샵에 둥지를 틀었다. 총 5,000여 점의 상품을 내놔 오픈 한 달 만에 하루 4,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 나가 하루 매출 1억 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애경백화점은 회원 1,370만 명을 보유한 오픈마켓 선두주자 G마켓과 최근 업무제휴를 맺었다. 애경은 이를 통해 G마켓 공간에 몰인몰 방식의 온라인 백화점 ‘애경백화점·삼성플라자관’을 개설했다. 이 온라인 백화점에선 애경백화점 구로본점·수원점, 삼성플라자에서 취급하던 280개 브랜드 2만 점의 상품을 백화점처럼 판매한다. 애경 측은 올해 매출목표를 100억 원으로 잡았다. 온라인 백화점 취급 브랜드와 상품 숫자도 크게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부터 ‘모바일 드라마 쇼핑’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드라마 속 스타의 협찬상품을 무선 인터넷몰을 통해 구매하는 쇼핑 방식으로, 드라마에 민감한 여성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롯데아이몰엔 롯데백화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e-백화점’이 성업 중이다. 이 사이버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잠실점 상품과 똑같은 게 특징이다. 롯데아이몰은 올해 매출목표를 400억 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서울 및 경기 지역 롯데백화점과도 업무제휴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롯데아이몰은 최근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JC페니’와 국제적 업무제휴를 맺은데 이어, 오는 5월엔 재차 해외구매대행 전문 몰인 ‘위즈위드’와 짝짓기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에서 운영하는 H몰은 향후 ABC마트·모두투어 등과 제휴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쇼핑몰은 짝짓기를 통해 해외구매 대행몰,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미용실 예약 서비스 등 몰인몰 방식의 사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TV홈쇼핑도 온라인에 파고들었다. 지난해 말 CJ홈쇼핑은 옥션에 인기상품 코너를 만들었고, 현대홈쇼핑도 G마켓에 입점했다. 이곳에선 온라인으로 CJ홈쇼핑의 히트 상품 방송을 24시간 시청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TV홈쇼핑의 연간 성장률이 2006년에 5.7%에 그친 반면, 오픈마켓 성장률은 58.3%에 달해, 이 같은 제휴로 새로운 마케팅 돌파구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김한준 디앤샵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은 고급 브랜드를 많이 확보한 백화점과 업무 제휴할 경우 프리미엄 쇼핑몰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인터넷 쇼핑몰,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오다 반대로, 인터넷 쇼핑몰들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서느라 분주하다. G마켓은 지난 1월 ‘방문쇼핑몰’을 열어 고객 사수에 나섰다. 결제는 G마켓에서 하되, 물건은 판매자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확인한 후 받는 서비스로 온라인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오프라인의 신뢰성을 결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인터파크가 지난해 분당에 연 오프라인 명품매장 ‘인터파크 럭셔리’는 현재 일산·목동 등 5개 매장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300~1,200명이 60개 이상의 명품 제품을 구입, 판매량이 15% 이상 불었다. 모바일 업체들도 이용자 다수가 10~20대 ‘엄지족’인 오픈마켓과 손잡기에 적극적이다. 옥션과 G마켓 등이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엔 SK텔레콤이 직접 오픈마켓 ‘11번가’를 런칭해 화제가 됐다. 이달 중엔 모바일 전용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G마켓의 조현욱 전략기획팀장은 “온라인 쇼핑몰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유통업계 컨버전스를 주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유통 채널과의 결합이 당분간 상당한 효력을 발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매출 부진으로 고민 중인 백화점이나 TV홈쇼핑도 인터넷 쇼핑몰이 보유한 천문학적 회원과 시장성에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오프라인과 TV에 한정됐던 유통 채널 인터넷 분야로 확대하는 영토 확장의 의미도 백화점과 TV홈쇼핑이 온라인몰과의 열애에 관심을 쏟는 이유 중 하나다.

■ 올해 인터넷 쇼핑 20조 돌파 백화점 판매액 추월 이렇듯 승승장구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올해는 매출 20조 원을 돌파, 백화점 판매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인터넷 쇼핑 시장의 변화와 대응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3조3,000억 원이던 인터 넷 쇼핑 판매액은 매년 평균 29.5%씩 증가, 지난해에는 15조8,000억 원을 달성했다. 연구소는 현 추세대로라면 인터넷 쇼핑은 올해 판매액이 2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백화점 예상 매출 19조1,00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 매출은 2006년에 수퍼마켓을 추월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 시장이 소매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7.4%로, 2.8% 수준인 미국·일본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이용 계층이 젊은층에서 중장년층으로 다양화하고 있는데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속속 인터넷 쇼핑몰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백화점-인터넷 쇼핑의 순이던 유통 채널이 대형 마트-인터넷 쇼핑-백화점 순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 쇼핑 시장 판매가 가장 늘어난 제품군으로는 여행 및 예약 서비스와 의류·패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및 예약 서비스는 2002년 인터넷에서 3,706억4,400만 원이 팔렸으나, 지난해에는 판매액이 2조4,163억2,300만 원으로 6.5배나 뛰었다. 의류·패션도 지난해 약 2조7,140억 원이 판매되면서 2002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 70억 원 이상으로 외부감사 대상인 37개 인터넷 쇼핑 업체의 2006년 순이익률은 평균 2.1%에 불과했다. 저가품 위주로 규모 확대가 이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연구소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저가경쟁 위주에서 벗어나 핵심 전략제품을 선정,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