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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대기업 이기는 ‘브랜드 전략’

中企, 자가 브랜드 파워 키워야…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신속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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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호 김대희⁄ 2008.07.16 10:16:36

브랜드만이 살 길이다. 브랜드 마케팅이 중소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소비재를 다루는 기업이나 대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중소기업과 공공기업의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분에서 차별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브랜드 개발은 자금과 시간 투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추진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 결국은 브랜드 마케팅만이 기업을 알리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어려운 가운데 브랜드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브랜드의 정의는 ‘독특한 이름이나 상징물로서 경쟁사와 차별성을 갖고 기업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것’이다. 즉, 브랜드가 기업의 매출증대에 효과를 준다는 얘기다. 기업의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네이밍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의 차별화된 속성을 반영해야 한다. ■무한한 가능성의 브랜드와 그 파워 브랜드 네이밍에서 성공한 사례로는 듀오백을 들 수 있다. 듀오백은 중소기업의 제품이었으나, 지금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물론, 의자를 만드는 회사는 한샘, 이노센트, 리바트 등 다양한 기업이 있으나, 듀오백은 등받이가 두 개라는 인체공학을 강조하며 전통을 강조한 기존의 가구 경쟁사를 누르고 소비자의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전기밥솥 업체인 쿠쿠는 기업이 자체 개발한 브랜드 파워가 기업의 매출과 성장 잠재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대기업 납품 위주로 간신히 기업의 명맥만 유지하던 이 회사가 자체 브랜드를 가지게 된 것은 지난 1998년. 당시 성광전자였던 이 회사는 안정적인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방식을 버리고, 자체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50억 원 규모의 광고비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 결과, 자체 브랜드를 갖게 된 지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 밖에도, “옷값의 거품을 뺐다”는 슬로건으로 국내 중저가 남성복 틈새시장을 공략한 파크랜드는 수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1988년 ‘파크랜드’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내걸고 내수사업에 주력한 결과, 1973년 창사 이래 지속적인 첨단설비 투자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브랜드는 꼭 이름뿐만이 아니다. 컬러, 징글(Jingle), 소비자 편의 등 어떤 인식을 심어주느냐도 큰 결과를 가져온다. 컬러에서는 녹색의 경우 대기업 현대보다 중견기업인 풀무원이 먼저 떠오른다. 즉, 현대건설의 녹색은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은 반면, 풀무원은 소비자에게 신선도가 높은 제품을 빠른 시간에 제공해주는 무공해 청정제품이라는 혜택을 컬러를 통해서 확실히 전달하기 때문이다. 징글의 경우에는 삼성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프라자도 있으나, 중견기업인 하이마트가 먼저 떠오를 수 있다. 이는 광고가 초기부터 현재까지 “하이마트로 가요”라는 리드미컬한 음악을 일관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이렇게 같은 멘트의 리듬을 사용하면 자연스레 소비자들에게 기억돼 쉽게 따라 부르게 된다. 과거 BC카드의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가 지금의 대형 스타 김태희가 어필하는 “똑똑한 광고”보다 효과가 더 큰 이유는 모두 징글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진입한 자체브랜드 시장이 이미 대기업들이 장악한 시장이라면, 동일 브랜드 개발보다는 진로를 순회할 필요가 있다. 직물 염색 및 의류소재를 개발하는 전문업체인 ‘아즈텍WB’와 온라인 게임 업체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즈텍WB는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당한 의류용 직물시장 대신 BITA(부산경남산업용섬유사업단)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용 소재개발에 승부수를 띄웠다. 아즈텍WB는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산업용 첨단소재 개발에 주목해 울(wool) 섬유에 나노(nano) 기술을 접목한 신기능성제품과 계면중합기술을 활용한 무염색 착색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난연 소재로 만든 소방복 개발과 자동차 및 항공기용 시트커버와 자동차 헤드라이너 소재 및 선박용 고급 인테리어용 산업소재를 주력 품목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경우, 하루가 멀다 하고 신작 게임들이 쏟아지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3D엔진 등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3차원 아바타 채팅 서비스인 ‘퍼피레드’를 선보였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이 개발한 ‘퍼피레드’는 지난 2004년 서비스 개시 이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통해 순수 가입자만 현재 250만 명, 일일 페이지뷰와 일 방문자수 각각 200만 명, 20만 명으로 국내 3D 월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변화의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라 대기업은 자본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급변하는 시장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어 후생가회·청출어람이란 사자성어가 존재하고,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50년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 기업들의 현실이다. 필름 카메라의 선두 주자인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카메라 시장을 빼앗겼고, 오랜 전통을 이어온 필름 회사인 아그파도 부도를 맞았다. 200년 전통을 가진 브리태니커 회사도 종이 백과 사전을 고집하다가 1999년에 헐값에 매각되고 말았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는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10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볼 때 그 위상이 과연 어떠할까? 단순히 인터넷 포털만의 힘을 갖고 있는가, 아니면 언론을 이끄는 영향력까지 함께 갖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변화의 속도는 빠르게 흘러간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 가지만, 이를 읽지 못하면 그만큼 쇠퇴하거나 뒤처지게 된다. 이제 기업의 CEO들은 브랜드를 단순한 네이밍, 디자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용트림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브랜드 중심의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브랜드 범위를 재정의해야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전 직원이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브랜드 교육을 실시해,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도 있다. 앞으로는 브랜드가 회사의 미래가치를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더라도 고객이 이를 알아줘야 사랑 받는다. 찻잔 속의 태풍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상은 꿈꾸는 자가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혼자서 꾸는 꿈은 꿈이지만, 1,000명(기업의 임직원)이 꾸는 꿈은 희망이 되고, 백만 명(고객)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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