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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이명박 대통령 시정연설] “남북간 전면대화 재개하자”

북한 비핵화 조건, 상생과 공영의 길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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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호 심원섭⁄ 2008.07.16 10:24:10

“과거 남북 간에 합의된 7-4 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 비핵화 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지에 대해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남북 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북측과 여타 남북 간 합의들과 함께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이행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혀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이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과 공영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북핵 해결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고 6자회담이 재가동되면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당사국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남북 ‘전면 대화’ 시동 걸리나 그리고 이 대통령은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실질적인 남북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며, 더불어 잘 사는 한반도 시대도 열릴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북한에 제의한다. 남북 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남북한 간 인도적 협력 추진을 제의한다. 정부는 동포애와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의 식량난을 완화하고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문제, 납북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1세대는 이제 70, 80대에 접어들었다. 이분들이 헤어졌던 가족들과 자유롭게 왕래하고,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남북한 모두의 윤리적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도 이제는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방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호혜의 정신에 기초하여, ‘선언의 시대’를 넘어 ‘실천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특정 정권 차원이 아니라 민족 장래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회의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통일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비록 다른 선언들과 함께 거론하긴 했지만 과거 진보정권에서 체결했던 6-15, 10-4 선언에 대해 직접 입장을 표명하기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고 진일보한 입장 변화’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는 명시적 표현이 없다는 측면에서 이날 이 대통령이 기대한 대로 북한을 빠른 시일 안에 대화의 장으로 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면 어떠한 상황이 이 대통령의 대북 입장을 변화시켰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이 대통령으로서는 6-15, 10-4 두 선언에 대한 확실한 입장 정리 없이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 지난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한동안 침묵하던 북한은 지난 3월 26일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남북 기본합의서의 정신 이행만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통일부 업무보고 발언 이후 우리 정부가 두 선언을 부정한다는 주장과 함께 대남 비방 기조를 공식화했었다. ■ 통일부 등 주무부서 전면 나설 듯 이어 북한은 3월 말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중단을 선언했으며, 4월부터 정부에 본격적으로 두 선언의 이행 약속을 요구하는 등 비방을 일삼자, 정부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4월 29일 국회 발언을 통해 “6-15, 10-4 선언을 포함한 남북 간 기존 합의들 중 이행 안 된 것이 많으니 만나서 실천가능한 이행방안을 협의하자”는 공식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즉, 이명박 정부로서는 10-4 선언 등에 담긴 전방위적 경협사업들을 북핵 진전과 연계해 선별 추진키로 한 정부의 기조와, 두 선언의 일부 내용이 여당과 지지층의 대북관과 충돌하는 점 등 때문에 계승하거나 존중한다는 명시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못했으나,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차원에서 “두 선언을 부정하지 않으니 만나서 협의해보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성에 찰 리 없는 북한으로서는 계속해서 남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대남 공세의 격과 강도를 높여 나갔던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6-15와 10-4 선언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계와 민간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이 두 선언에 대해 모종의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제기됐으며, 특히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도 지난 4일 이 대통령에게 6-15와 10-4 선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건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이날 이 대통령이 두 선언을 직접 언급하면서 대북대화를 제의한 것은 남북관계의 특수한 현실을 인정하는 속에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되면서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이날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해 물론 명시적으로 남북관계를 북핵과 연계하겠다고 하진 않았지만 북핵 해결이 남북관계 발전의 선결과제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대북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매우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을 제의하면서 대북 식량지원 의사를 재차 밝히고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의 해결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전면적인 대화’를 촉구한 만큼,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주무부서인 통일부 등이 나서 인도적 현안들을 중심으로 남북 당국 간 대화 복원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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