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金成根) (Kim Sung geun) ·세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1 제1회 개인전(관훈 미술관) ·1998 제2회 개인전(서울갤러리) ·2001 제3회 개인전(대림화랑 기획) ·2002 제4회 개인전(대구 봉성갤러리 초대) ·2004 제5회 개인전(일본 요코하마 수평선 갤러리 초대) ·2005 제6회 개인전(록 갤러리 초대) ·2006 제7회 개인전(스피돔 갤러리 초대) ·2002 대구 아트엑스포2002(대구 문화예술회관) ·2002 수원 화성 아트쇼(경기 문화예술회관) ·2002 화랑미술제 대림화랑(예술의 전당) ·2003 2인전 - 한국의 자연과 삶(LA. 한국문화원) ·2006 한국 구상미술 대제전 (예술의 전당) ·2008 화랑미술제-드림갤러리(부산BEXCO) ·2008 아시아 국제아트페어(부산예술회관) ·2008 북경 국제 아트엑스포(북경 무역센타) ·2008 한.중 정예작가 대작전(서울미술관) ·제1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분 특선(과천 현대미술관) ·제1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분 특선(과천 현대미술관) ·구상전 특선(예술의 전당) ·F.A.K 21한국구상회화전(상 갤러리) ·회화제(세종문화 갤러리) ·살롱 드 쁘렝땅 (요코하마 시민 갤러리) ·아! 대한민국전(갤러리 상) 외 초대 및 단체전 100여회 출품 ·現 신미술회, 서울미협회, 한국미술협회 수채화작가회
절대적 사랑을 고집하는 정직성과 내면의 욕망을 직시하는 결벽성, 어떻게 보면 같은 의미인 두 내용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 김성근의 근작은 전작에 비하여 조형효과가 강화되고 훨씬 세련되어 있다. 높이 뜬 구름, 나무, 풀, 들녘, 조용히 자리 잡은 나지막한 집들에 작가는 드러나지 않는 정체성을 투영하며 그들을 사색의 대상으로 삼는다. 풀 한 포기 싹 틔울 것 같지 않은 삭막한 현실 공간에서 그것은 공연한 희망처럼 바라보이기도 한다.
김성근 그림의 특징은 전원생활의 소박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독자적인 구도와 세련된 공간구성을 통한 추상성을 동시에 보여주는데 있다. 사물의 진솔함을 현미경적인 재현으로 완성하던 이전 그림과는 달리, 진부해 보이는 것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하려는 의지가 새롭게 첨가되었다. 감각적으로 체득한 것을 미적 질서로 재구성하는 데에 성공한 그것은 환상적인 매력을 지니기에 흡입력이 매우 강하다.
신성한 곳으로의 일탈을 꿈꾸는 자에게 그의 그림은 희망적이며 숭고하고 아름답게 느껴지겠다. 삶의 능선을 닮아 있는 너그러운 언덕과 부드럽고 포근한 뭉게구름은 찡한 전율과 함께 불순물 하나 없는 순수한 기쁨을 누리게 하며, 푸른 하늘은 슬프도록 아름다워 답답했던 눈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검푸른 하늘에 솟아오른 섬광처럼 빛나는 구름은 순수함을 추구하거나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혹은 붕괴 위기를 맞은 자아를 환기시키며 비애에 가까운 투명함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향해 달음질치게 한다.
구름은 또한 작가를 자유로운 몽상의 세계로 이끌어 삭막한 도시적 현실에 대한 풍자와 근원적 안식의 세계로의 회귀를 욕망하는 이중적 탐구를 꿈꾸게 한다. 개인적인 체험에서 출발하여 주변 환경과 관련을 맺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하는 자기중심적인 사유의 결과를 중성화하려는 의도로 타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게 하는 것이다. 하늘로 떠오르는 작가의 미의식(어린 시절의 추억, 회의적인 의식)은 구름의 고유한 역동성으로부터 생성된 표상의 세계와 일치한다. 원시적 생명력을 가진 투명하고 건강한 뭉게구름은 현실에서 순수를 꿈꾸는 것과 닮아 있다. 그러나 지극히 독자적인 시점의 작용으로 인하여 버림받은 듯 보이는 빈 들과 후미진 집 그리고 잠시 머물다 돌아갈 구름의 이미지는 위안과 아쉬움을 동시에 갖게 한다. 구름이 세상을 지우는 지우개를 대신하나 결코 완전하게 지우지는 못하는 것은 하늘은 신을 닮아 있지만 뭉게구름은 작가의 것이고 집은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근 그림의 대부분은 근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삶의 배경이 자연의 품임을 일깨우기라도 하듯, 원경의 크기가 숭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근경의 풍경은 원경이 되고 원경은 근경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근경과 원경의 시점은 현재에서 미래를 보는 시각으로 대체되면서 작품의 성격을 특징 짓는다. 구도에 있어 주제가 차지하는 공간이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은 주제를 숨기고 공간을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심리적 특성 즉 공간을 하늘과 땅으로 분리하여 각기 다른 개념으로 말하려는 의도인 듯하다. 작가 자신의 모습인 소나무는 하늘의 높이와 땅의 깊이를 동시에 제시하며 무한한 의미를 지닌다. 나무와 가지의 끝은 물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나무 끝에 걸린 구름은 물의 길을 따라 나타난 흔적임을 나타낸다. 나뭇가지는 유동적인 물의 길로, 물의 초월적인 모습은 구름으로 형상화된다. 땅과 하늘, 구름과 집으로 이루어진 이원적 구도와 나무를 중심으로 순화하는 고리와 상상력을 통하여 이 모든 해석이 가능해진다. 끝이 있음에도 그 끝은 언제나 열려 있고, 쉼 없이 물을 받아들여 나뭇가지 끝으로 끌어올려 우주의 파동이 멈추지 않게 한다. 나무는 온유함과 너그러움으로 대지와 하늘을 연결하는 중간자로서 탁월한 존재이지만, 사실 만물은 한 형제이다. 김성근의 작품은 잃어버린 자아 찾기나 정체성 회복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면서 개인성의 복원과 관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