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가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순히 본인 계좌한도 내에서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포인트 적립·할인은 물론 사용액에 따라 결제계좌 금리를 올려주는 고품격 체크카드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일반 신용카드와 거의 맞먹는 서비스 혜택이 나오지 않겠느냐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08년 1분기 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체크카드 이용 실적이 하루 평균 172만 건, 6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4%, 41.7% 급증했다. 전체 카드 중 체크카드의 사용 비중도 건수 기준으로 14.3%, 금액 기준으로 5.1%로 확대됐다. 그렇다고 체크카드가 처음부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은행계 카드는 체크카드를 발급해 은행 계좌수를 늘리는 마케팅을 펼친데 반해, 전업계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낮아 그 동안 외면해 왔기 때문. 또 체크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볼 때 할부(수수료)나 카드 대출 등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데 다소 미약하다. 연체율이 낮아 카드사들은 환영할 법도 하지만, 리스크가 다소 높더라도 그만큼 높은 수익이 있는 상품을 더 선호한다. 이로써, 불과 2~3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가맹점에 할인 서비스는 물론 단말기조차 없어 체크카드는 사실상 현금카드 용도로 밖에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수요자들이 점차 늘면서, 일부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최근 들어 새로운 다크 호스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저축은행들도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허용해 향후 체크카드의 혜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체크카드는 본인의 예금범위 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으며, 사용자도 현금보다 휴대하기 편리하다. 또,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및 포인트 적립 등도 받을 수 있어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에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직불형 결제에 따라 연체 손실 위험이 적고 미래의 잠재고객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체크카드는 만 14세 이상이면 발급이 가능하다.
■ 과소비 방지, 휴대 편리… 비씨카드 선도적 역할 현재 체크카드를 가장 활발하게 운용하고 있는 곳은 단연 비씨카드. 비씨카드는 영화·외식업체·놀이공원 할인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 다양한 체크카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아웃백클럽 체크카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현장 할인 상시 20%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드를 소지한 회원의 생일날 10%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있어, 외식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 파리바게트 10%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마이 체크(MY Check)카드’는 4대 패밀리 레스토랑(아웃백·TGI·씨즐러·마르쉐)에서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학연수생을 위한 혜택도 풍성하다. 우리BC ‘국제학생증체크카드’는 해외연수 및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을 위해 환전 수수료를 최고 50% 할인해주고 있다. 토익 시험의 응시료를 최대 연 6회까지 회당 2000원 할인해주고, 유로스타·호주철도 50%, 항공권·숙소예약비·명소 입장 할인 등 ‘국제학생증(ISECard)’이 제공하는 다양한 국제학생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우리BC V체크카드’는 토익 시험의 응시료를 최대 연 6회까지 회당 2000원 할인해주고, 온라인 서점(교보문고·영풍문고·YES24)에서 3만 원 이상 도서 구매시 추가 2000원을 할인해준다. 하나BC ‘VIVA카드’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을 위해 이익훈어학원·글로벌어학원(강남·종로·영등포)에서 5%, 민병철어학원(강남·송파)에서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서 비바(VIVA)카드를 제시하면 환전수수료를 50% 할인받을 수 있으며, 해외송금시 처음 1회에 한하여 수수료 면제 및 2회부터 송금수수료의 50%를 할인해준다. ■ 롯데·은행계 카드, 고급 마케팅 강화 체크카드를 소지한 사람이라면 은행계 카드사와 롯데카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롯데카드가 내놓은 ‘롯데 플래티늄 체크카드’가 대표적인 고급 체크카드로 꼽힌다. 이 카드는 롯데·AK·워커힐·파라다이스 면세점에서 5~15%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항공권 구매시 국제선은 7%,국내선은 5% 할인 혜택이 있으며, 국내 주요 골프연습장 이용요금을 최대 40% 할인해준다. 국내 주요 호텔·콘도·펜션 등을 5~40% 할인해주고, 와인 전문점 우대 서비스 등의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의 ‘KB스타체크카드’도 신용카드 못지 않은 혜택을 준다. 전월 10만 원 이상 이용 실적이 있는 고객에 대해 △주유소(GS칼텍스) 리터당 주중 50원, 주말 60원 할인 △CGV·메가박스·프리머스 영화관에서 7000원 이상 이용시 연 12회(월 2회)까지 3000원 할인 △아웃백스테이크·VIPS에서 3만 원 이상 결제시 10% 할인 등을 제공한다. 외환은행 ‘더원체크카드’는 해외에서도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예금인출을 할 수 있고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5% 할인 △인터넷 영화 예매시 최고 4000원 할인 △면세점 5∼10% 할인 등의 혜택이 있다.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계좌(CMA)를 결제계좌로 하는 체크카드도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굿모닝신한·미래에셋·한화·교보·대우 등 주요 증권사들의 CMA 통장에 대해 체크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현대카드도 메리츠·동양종금·현대·미래에셋 등의 CMA 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들 CMA 체크카드 역시 놀이공원·음식점 등에서의 할인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삼성증권과 동양종금 CMA 체크카드를 발매 중이며, 골프 서비스(골프장 무료 부킹·골프클럽·무료 렌털 등)와 프로 스포츠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 ‘V체크카드’는 CMA 계좌와 비슷한 성격의 ‘우리AMA전자통장’을 결제계좌로 사용하는 경우 주요 수수료를 완전 면제해준다. 패밀리 레스토랑 10% 할인 혜택을 주고, 놀이시설 이용료를 최고 50% 깎아준다. 저축은행의 체크카드 마케팅 강화도 눈에 띈다. 내년 시행예정인 자금시장통합법(자통법)을 앞두고 다양한 수익원을 모색하기 위해 체크카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각종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처럼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지만, 그간 금융상품이 한정적이었다는 것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 저축은행, 자통법 앞두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 기대 가장 활발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 6월 체크카드를 첫 출시한 뒤 금융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체크카드는 ‘e-알프스보통예금’을 결제계좌로 사용하는데,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6.3%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0만 원 이상 사용시 e-알프스보통예금의 기본금리(5.0%)에 다음달 0.2% 추가금리를 제공하고, 30만 원 이상 사용시 0.4%, 50만 원 이상 사용시 0.7%, 70만 원 이상 사용시 1.0%, 100만 원 이상 사용시 1.3%의 추가금리를 준다. 한성저축은행 역시 지난 3월 전국의 저축은행이 공동브랜드로 사용하는 'SB와이즈체크카드'로 출시했다. 일반은행 체크카드와 기능이 동일하며 전국 240만 여 개 BC카드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하고 1만2000여개 주유소에서 이용금액의 2%만큼 캐쉬백(Cash back) 할인 혜택이 가능하다. 또, 일부 우대고객에게는 체크카드에 마이너스대출(종합통장대출) 기능을 부여, 신용카드와 유사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고객 편의에 있어 일반은행에 비해 취약했던 부분을 체크카드 발행으로 한층 끌어 올릴 수 있게 됐다”며 “발급 신청 역시 은행을 방문하면 현장에서 즉시 발급받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