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이군경회 회원 등 한국인 21명은 7월 23일 오전 일본 대마도 시청 앞에서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삭발식을 하고, 태극기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혈서를 쓰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까닭은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것. 하지만, 이들이 펼쳐놓은 현수막에는 독도뿐만이 아니라 ‘대마도도 한국 땅’이라고 일본어로 쓰여 있었다. 마산시 의회는 이미 2005년에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에 맞서 ‘대마도의 날’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경남 마산시 의회는 7월 21일 독도에 국군배치 등을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서를 채택하는 가운데, 본회의장 벽면에 ‘독도는 우리 땅,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내걸었다. 울산시 동구 의회도 당시 일본이 독도의 날 제정을 폐지하지 않는 한 우리도 대마도의 날을 제정해 우리와 가까운 대마도를 우리 땅으로 편입하는 조례를 제정·공포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 日 고지도 ‘팔도전도’, 대마도 조선 땅 표기 대마도는 지리적으로 부산에서 49.5km, 일본 후쿠오카에서 134km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에서 더 가깝다. 시계가 트인 날이면 부산 태종대에서도 대마도를 볼 수 있으며, 부산의 새벽 닭 우는 소리가 대마도에서 들릴 정도로 지척이다. 일본의 사회 교과서 독도 관련 내용 왜곡 문제나, 우익 정치인들의 독도 망언 등 도발이 이어지면서, 우리도 대마도에 대한 영유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역사적인 고찰을 해보면, 신라와 고려, 조선조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대마도의 행정을 총괄하는 대마도주를 한국 정부가 임명했다. 1420년에는 대마도를 경상도의 속주로 편입하기도 했다. 1486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과 1765년 ‘여지도서’, 1822년 ‘경상도읍지’ 등의 문헌에서 대마도를 부산 동래부의 부속 도서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 우리 영토였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고종의 정치고문으로 대한제국의 복권운동을 했던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 박사는 1906년 한국의 풍속과 역사를 기술한 ‘대한제국멸망사’에서 “대마도는 본시 한국에 부속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대마도를 우리 영토로 표시하고 있는 고지도가 여럿 발견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동여비고(東與備考)’에 실린 지도 ‘팔도총도’에는 대마도가 경상도에 속하는 우리 영토로 표시돼 있으며, 경상도 상세지도에도 마찬가지로 대마도가 나타나 있다. 1737년 서양에서 발행된 최초의 한국지도인 ‘조선왕국전도-ROYAUM DE COREE’에도 대마도가 우리 땅으로 표시되어 있다. 심지어 16세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준비하면서 제작한 지도인 ‘팔도전도’에도 독도는 물론 대마도 역시 조선 땅으로 표기돼 있어, 대마도를 ‘일본 영토’가 아닌 ‘침략 대상’으로 봤음이 드러났다. ■ 해방 후, 이승만·국회 대마도 반환 요구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광복 후 일본 정부에 대마도 환수를 주장한 적이 있다. 1948년 1월에는 과도정부 입법위원회에서 입법의원 60명이 “대마도는 본시 우리의 영토이니 대일강화회의에 반환요구를 해야 한다”며 의회 차원의 대마도 환수 움직임이 일었다. 이에 따라,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대마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4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마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반환할 것을 일본에 요구한 바 있다. 3월 국회에서도 대마도 반환을 촉구하는 건의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대마도 영유권 주장에 일본 정부는 ‘국경 쓰시마(대마도)의 방위와 개발에 관한 건’이라는 극비문서를 작성하는 등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책을 검토했다는 최근 NHK의 보도가 있었다. ■ 민주당 김원웅, “대마도 영토분쟁화해야”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공격적으로 먼저 대마도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현재의 상황은 마치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마도 한국땅 설’이 제기된 모양새이다. 일본의 독도 영토 주권 위협에 대응해 이루어진 대마도 환수 촉구 주장은 2005년 민주당 김원웅 의원이 가장 먼저 제기하였다. 민주당 김원웅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우리도 대마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대마도를 국제적으로 영토분쟁지역화하자”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대마도를 국제 영토분쟁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주장하였다. 김 의원은 당시 “조선조 500년 동안을 보면 대마도가 일본 땅에 속한 적이 없다. 특히, 조선 후기에 가서는 조공을 바친 섬”이라는 역사적 근거를 내세우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명료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국회에서는 허태열·정갑윤 의원 등 여야 의원 50명이 발의한 ‘대마도의 대한민국 영토확인 및 반환 촉구 결의안’이 채택되는 등 정치권의 대마도 영유권 주장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이 같은 활동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7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제에 일본이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그 논거보다도 차라리 대마도가 한국 땅이라는 논거가 더 많은 역사적 고전과 자료를 많이 갖고 있다”며 대마도 영유권 주장을 제기했다. 발언을 한 다음날 허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 문제로 국제적 공론을 일으키면 독도 문제를 잠재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언젠가는 이것이 실체적 주장이 되는 역사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마도 반환 운동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이 꽤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 국회 ‘대마도역사연구회’ 발족… 국민 절반 반환요구 ‘찬성’ 대마도가 대한민국 영토인지를 면밀하게 따져보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자체 연구회도 조만간 출범한다. 허태열·김무성·김정훈 의원을 비롯한 부산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마도의 역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대마도역사연구회’를 발족했다. 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연구 결과에 따라 영토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한편, 국내 교과서 수정에 반영하는 등 적극으로 활동을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국회의 독도문제 대정부 긴급현안질의에서 한승수 총리에게 “대마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뒷받침하는 많은 사료에 대해 현재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후손에게 교육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인지 질의를 했다. 정치권의 대마도 반환요구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뒷받침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월 말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마도 반환 촉구 결의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0.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마도 반환 주장은 지나치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은 33.5%에 불과했다. 정치권에서는 대마도 한국 영토 주장에 대해 즉흥적인 대응은 피해야 한다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최적의 제압 논리”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