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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찬 에버다임 대표

품질·AS 앞세워 승부…세계 건설중장비 시장 3위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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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2호 김대희⁄ 2008.09.02 17:06:17

국내에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소상공인을 포함한 300여만 명이 경영활동에 참여하며, 전체 산업 체수의 99%와 전체고용의 89%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부가가치 중 52%를 생산하면서 전체 수출업체의 98.9%, 총수출액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중소기업이다. 한국 경제를 이끌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게 중소기업이란 말은 수도 없이 강조돼 왔다. 올 들어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이름만으로는 어떤 기업인지, 무엇을 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 더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수출주도형 기업 에버다임(대표 전병찬). 100% 국내 기술로 콘크리트 펌프 트럭과 굴삭기 부속품인 어태치먼트, 타워크레인, 소방특장차 등을 설계·생산하는 건설중장비 전문업체다. 에버다임이란 이름이 주는 느낌으로 건설 중장비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아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름과는 다르게 세계 건설 중장비 시장에서 그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기업이다. 에버다임의 국내 건설중장비 순위는 4위다. 하지만 현대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대기업을 제외한 전업 중견기업으로 따지면 1위 업체로 손꼽힌다. 매년 거침없는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는 에버다임은 이미 올 상반기에 환율급등에 따른 통화·옵션·손실이라는 외부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1,124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 당기순이익 48억 원을 각각 기록함으로써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침체된 경제상황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인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짐과 관련해 “세상은 인위적이면 안 된다”고 말하는 전병찬 대표는 “정부도 기업도 인위적으로 하려니까 모두가 힘들어진다”며 “모든 일은 순리에 맡겨야 한다”고 일반적인 경영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 대표가 공무원 교육 강사로 활동한다는데서 이해할 수 있다. 충북 진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버다임은 충북에서 알아주는 기업으로 통한다고 한다. 전 대표는 한 달에 두 번 충북에서 공무원 교육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전 대표 자신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서울대에서 최고경영자 수업을 듣고 있다. 진천 본사와 서울 사무소를 오가며 바쁜 일정으로 시간이 녹록치 않은 전 대표는 짧은 일정의 출장은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곤 한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님이 먼저 솔선수범해 출장도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고 있다”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주중의 업무공백을 고려한 주말 출장이 오히려 익숙해져 업무에 탄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해외 유수기업들을 누르고 중동 건설 중장비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에버다임의 전병찬 대표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버다임에 대하여 소개 해주십시오. 또한, 초창기의 한우티엔씨라는 이름에서 에버다임으로 사명을 바꾸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에버다임은 국내 순수 기술로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콘크리트 펌프 트럭, 타워크레인, 굴삭기 부품인 어태치먼트, 락드릴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소방 특장차까지 제조하고 있는 건설중장비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본사와 공장은 충북 진천에 있으며, 천안과 중국 상하이에도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우건설기계라는 회사 이름에서 영문명인 한우티엔씨로 바꿨지만, 해외 수출을 주로 하는 저희에게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이름이) 낯설고 발음도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어요. 여기에다 내부적으로도 해외 시장을 지향하면서, 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세계로 통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필요성도 대두되었죠. 때마침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사업에 참가하게 됐고, 당시 중기청으로부터 50%(2억 원)를 지원받아 에버다임(Everdigm·Everlasting paradigm)이란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에버다임은 이름에서부터 환경친화적인 느낌과 더불어, 건설장비가 주는 딱딱함과는 반대의 부드럽고 소프트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여기에 글로벌함을 나타낼 수 있도록 지향하고 있습니다. 에버다임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수출은 주로 어느 지역으로 하며, 실적은 어떠한가요? 국내 건설시장은 너무 침체돼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 1~2년은 지나야 시장이 살아날 거라 봅니다. 국내 중소 건설회사들은 전부 해외로 진출하면서 급성장했으며, 에버다임은 설립 초기부터 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매년 수출이 50% 이상씩 신장하면서 작년에는 9,000만 달러 정도 달성했는데, 올해는 70% 이상 늘어나서 1억5,000만 달러 정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이 좋았는데, 세계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오일 머니 특수를 누리는 중동·동유럽·아프리카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마침 이들 국가들이 석유·가스·천연자원 등의 개발 붐에 힘입어 대규모 사회간접시설(SOC) 투자에 나서면서 수출이 급격하게 늘 수 있었습니다. 자원부국들의 경기 신장은 계속 될 거라 예상됩니다. 현재 에버다임은 전 세계 60여 개국에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아프리가·앙골라 등 개발이 안 된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곳이 가능성이 더 많은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시장의 발견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선진국 위주의 수출을 시작하면서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처음에 미국·유럽 등으로 진출하며 선진국부터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진국을 먼저 공략한 이유는, 선진국에는 브랜드 값이 있고 품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 먼저 인정받는다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국내도 아닌 해외에서 어느 누가 선뜻 저희 제품을 받아주겠습니까.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했습니다. 먼저, 데모 장비를 주고 써보라고 권했습니다. 제품은 써봐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서비스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저는 제품에 자부심이 있고, 에버다임 하면 명품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매출이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고, 34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하면서 이미 올 상반기에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셨는데요. 매년 30% 가까이 성장하면서 회사규모가 많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품질이 개선되고, 해외 건설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신규시장 개척에 큰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늘어난 1,124억 원으로, 지난 2000년 1분기 이후 34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이뤘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타워크레인과 콘크리트 펌프 트럭을 중심으로 동유럽 등 신시장 개척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매출이 확대되고, 지난해 대농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락드릴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건설기계 렌탈 사업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환율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도 한 몫 했기 때문입니다. 에버다임이 이처럼 성장하는 비결과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기술력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일류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기술 개발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이나 동남아 위주의 저가시장을 공략하기도 했지만 고가전략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사실 건설중장비 부분은 중소기업이 하기 어려운 분야이고, 여기에 고가전략까지 펴니까 시장진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로 승부했습니다. 러시아나 아프리카에 진출할 땐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 파워 덕도 봤습니다.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 그곳에서 인정받으면서, 우리 제품도 한국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해준 거죠. 여기에 실제로 우리 제품의 품질까지 인정받게 되면서 시장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에버다임은 ‘코리아 브랜드 파워’로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진국에서의 브랜드 파워는 실로 대단합니다. 에버다임의 네트워크는 내셔널 딜러를 두고 있는 딜러 네트워크 시스템입니다. 현지에 있는 딜러들이 직접 그곳의 고객들을 만나 활동을 하면서 서비스 등 고객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남다른 직원관리 및 경영방침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특별한 경영방침은 없습니다. 다만, 직원들에게 선택과 권리 그리고 의무를 전부 부여합니다. 믿고 맡기는 것이지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도 알아서 하도록 맡깁니다. 각각의 직원 모두가 책임자가 되는 것입니다. 각 부서가 알아서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의식과 함께 책임감도 깊어지게 됩니다. 이에 따른 문제점들도 많겠지만, 직원들은 모두가 책임감을 안고 일하기에 서로 간에 책임 떠넘기기와 같은 문제들도 없습니다. 성과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고, 그에 따라 그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또 하나는, 중소기업이 독창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자기 브랜드로 직접 사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기업에 종속되면 영업적인 면에서, 우선은 편할지 모르지만, 단가인하 압력 등 결국에는 휘둘릴 수밖에 없거든요. 결국 남는 건 브랜드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중요한 R&D 투자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이 궁금합니다. 중소기업에 있어서 R&D는 생명입니다. R&D가 바로 살 길이지요. R&D가 없는 중소기업은 이미 죽은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요즘은 경쟁의 시대여서 뒤처지면 안 됩니다. 에버다임은 독자적인 개념을 갖고 기존의 벽을 깨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의 중요성도 오래 전부터 인식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R&D와 품질관리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해왔습니다.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10억여 원을 들여 신뢰성센터를 건립해 개발제품의 품질검증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방 특장차 사업의 경우도 에버다임이 갖고 있는 자체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아이템입니다. 올해는 수출 누적 수주물량이 늘고, 신규 사업인 락드릴 사업과 소방 특장차 사업의 정착으로 지난해 1,500억 원에서 60% 성장한 2,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수출확대 등을 통해 2011년까지 5,000억 원을 올릴 목표를 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500대 기업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탑 클래스 제품으로 성장시켜 에버다임의 제품 중 최소 3~4개 정도를 세계 3위권 내에 진입시킬 계획입니다. 유달리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전병찬 대표에게서 부드러운 경영자의 모습과 함께 쉽사리 꺾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모습에서 에버다임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무한하게 커 나갈 미래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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