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일상화, 대중 미디어의 글로벌화, 글로벌 브랜드 확산, 거대 유통기업의 성장 등에 힘입어 비슷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젊은이 세대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등장하고 있다. ‘D세대’란 인터넷과 미디어의 확산으로 동질화되고 있는 전 세계의 10대들을 뜻한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IT 기기를 다루며 성장해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기도 하다. 이들은 기존의 ‘X세대’, ‘Y세대’, ‘N세대’와 달리 ‘10대’라는 특성과 ‘세계적으로 동질화’되고 있다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최근 D세대들은 유행에 빠르게 반응하는 ‘얼리 어댑터’의 역할뿐 아니라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로서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 동질적 소비집단으로 부상하는 ‘글로벌 D세대’ 이런 흐름에 따라, 신(新)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D세대’를 겨냥한 제품개발과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D세대의 소비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동질화되고 있는 전 세계의 10대들을 ‘글로벌 D세대’라고 새롭게 명명하고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D세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해 이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기능, 컨텐츠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D세대 인구는 2000년 11억7,000만 명에서 2005년 12억 명으로 증가했으나, 저출산 영향으로 2010년에는 11억9,000만 명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 글로벌 D세대의 구매력은 2005년 현재 세계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4.3% 수준인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저출산 추세로 가족의 소비가 글로벌 D세대에게 집중되면 이들의 구매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구소는 2007∼2008년 D세대 대상 국내외 히트 상품 88개를 분석해, 글로벌 D세대의 특징으로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익면(匿面) 관계(페이스북 등) ▲특정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콘 상품 추종(게임기 위 등)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는 새로운 패션 추구(컨버스화) ▲사회적 풍자, 일탈 등 반항적 코드가 담긴 콘텐츠 선호(조니뎁·심슨 등) 등으로 요약했다. 연구소는 “D세대는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일에 서툴고 외모·연령·학교·성적 등에 따라 관계가 형성되는 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며 “익면 관계를 통해 정서적인 위안과 안정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소비 패턴이 동질화되고 있긴 하지만, D세대는 성향이 고정된 집단이 아닌 일종의 '변덕스런 고객층'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상품 이미지에 ‘나’를 투영해 ‘대표 아이콘 상품’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자신의 지위나 위상을 결정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전했다. 미국 고등학생 중 82%가 ‘아이팟’을 가지고 있는 현상은 모방심리가 얼마나 강한 구매열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D세대는 싫증을 잘 내고 변화에 앞서감으로써 자신을 부각시키길 원해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을 추구’(패션 노마드)한다”고 설명했다. 반항심 표출은 ‘심슨’의 높은 인기에서 알 수 있다. 연구소는 “D세대는 사회 풍자, 일탈 등 반항적 코드가 담긴 콘텐츠에 열광한다”고 밝혔다. ■ D세대 특성, 제품개발 및 홍보에 반영해야 해외 기업들은 동질화되고 있는 글로벌 D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이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소니에릭슨은 음악에 관심이 높은 글로벌 D세대를 겨냥해 음악기능에 특화시킨 워크맨 폰을 출시했다. 드림웍스는 ‘쿵푸 팬더’ 영화를 활용한 게임, 기업광고 등에 기획단계부터 직접 참여하면서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H&M은 D세대의 기호에 맞는 최신 스타일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고급스러운 프로모션을 병행하여 D세대에게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유니클로는 음악과 춤을 선호하는 D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시계콘텐츠 ‘유니클락’으로 온라인 블로그를 점령했다. 연구소는 “국내 기업들은 D세대가 선호하는 디자인·인터페이스·기능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및 가치관 변화 등을 주기적으로 조사해 이를 제품개발 및 홍보에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의 압구정동·청담동이나 일본의 하라주쿠, 미국의 이스트 빌리지 등과 같이 D세대가 많이 모여 활동하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D세대 중 새로운 유행을 주도하는 트렌드세터를 파악하고 이들을 패널로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상품이 표현하는 감성적 가치를 간결하고 강렬하게 전달해야 하며, 스타 패러디나 성적 표현, 사회 풍자 등의 ‘펀(Fun)코드’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D세대의 핵심 소비 트렌드 ◆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블로그 등을 통해 익명(匿面)의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정서적인 위안과 안정을 추구한다. D세대는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일에 서툴고, 외모·연령·학교·성적 등에 따라 관계가 형성되는 데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 상품 이미지에 ‘나’를 투영해 ‘대표 아이콘 상품’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자신의 지위나 위상을 결정한다고 인식한다. 미국 고등학생 중 82%가 ‘아이팟’을 가지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상품은 모방심리가 작용해 강한 구매열풍이 일어난다. ◆ 싫증을 잘 내고 변화를 앞서감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길 원하는 D세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을 추구(패션 노마드)’한다. 이는 기성세대처럼 사회적 지위, 재력 등으로 차별화시킬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사회 풍자, 일탈 등 반항적 코드가 담긴 콘텐츠에 열광한다.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모순을 코믹하게 보여준 ‘심슨’ 등의 높은 인기는 이를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