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국회의원들의 회기 중 태국 원정 골프 및 국세청장의 연말 고위층과의 골프 관련 뉴스가 방송과 신문에 연일 보도되는 바람에 골프에 대한 사회 인식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또, 관세청은 1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해외 고급 투어를 다녀온 골퍼들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수하물 조사를 강화한다고 발표하였다. 해외 골프는 외화를 낭비하는 사치성 여행으로 간주하고 이런 발표를 하여 여행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요즈음 고위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골프를 친다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 추운 겨울에 시장 바닥에서 단돈 몇만 원을 벌자고 벌벌 떨며 하루를 보내는 상인들이나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노동자들에게는 해외에서 골프를 친다거나 국내에서 고급차를 타고 하루에 몇 십만 원씩 쓰고 다니는 골퍼들을 보는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스코틀랜드 속담에 “골프가 당신을 망치게 한다”는 명언이 있다. 골프의 최대 단점은 너무 재미있다는데 있고, 두 번째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골프에 빠지다 보면 인생사의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흐르게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로비의 수단으로 변질되면 골프는 운동이 아니고 거래의 수단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골프는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므로 쉽게 노출되어 비밀 보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명을 써서 부킹을 하고 라운드를 해도 금방 들통이 나고 만다. 왜냐하면 보는 사람이 많고 소문으로 금방 퍼져 질투하는 자의 가장 좋은 안줏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일단 신문이나 방송에 문제가 터지면 골프를 친 배경을 아무리 정당화해도 우리나라 정서상 쉽게 이해와 설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느 직책의 누구를 막론하고 아무리 골프에 대한 유혹이 있더라도 중요한 시기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거절하고 골프를 삼가야 한다. 이러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골프를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골프로 인해 많은 고위 공직자와 저명인사가 사회 여론과 언론의 질타로 공직을 떠나거나 엄청난 고통을 받는 것을 보아 왔다. 대기업의 경우도 골프에 대한 인식은 회사 내에서 별로 좋지 않다. 골프를 잘 치는 데 대한 점수는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 내부에서도 부당한 접대를 받거나 비용문제를 야기하거나 업무에 등한하여 골프를 함으로써 직책을 박탈당하거나 좌천당하거나 사표를 내는 경우를 지금까지 많이 보아 왔다. 개인 사업자가 골프에 빠져 매일 골프를 치다가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보았다. 일본인과 대만인들은 자동차 트렁크에 골프채가 있으면 거래를 하지 않고 은행에서는 대출을 안 해줄 만큼 골프에 의한 피해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골프를 완전히 그만두라는 뜻은 아니다. 상식선에서 판단하여 때와 장소 그리고 사람을 가려 플레이를 하라는 말이다. 골프로 인한 공직자들의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골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바이다. 고위 공직자들이나 대기업 고위 간부들은 골프를 잠시 중단하였다가, 그 직책을 떠나 자유인이 되었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