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로봇은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여 거기에 반응하고, 더 나아가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인간과 똑같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치부해버릴 수만은 없을 정도로 지능형 로봇의 개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미래의 어느 날 그런 로봇이 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현재 지능기술이나 행동기술 등 각 분야의 로봇 제조기술을 종합하고 상품화하는데 가장 앞선 국가는 일본이다. 특히 하드웨어와 디자인·메커니즘 부문에서 뛰어나다. 1999년 일본의 소니사가 애완용 강아지 ‘아이보’를 선보이면서 지능형 로봇 시대를 열었다. 물론 그 전에 가와사키중공업이 지능형 로봇을 선보였지만, 과학계는 소니사의 ‘아이보’를 최초의 상업용 지능형 로봇으로 보고 있다. ‘아이보’는 130여 가지의 행동 패턴을 가지고 감정표현·본능표현까지 가능한 지능형 로봇이었던 것이다. 일본이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기업들이 이미 1970년대부터 전략적으로 지능형 로봇의 개발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제조용 로봇의 기술과 시장규모는 현재도 일본이 1위다. 휴머노이드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부품 및 요소기술도 최고수준이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 분야의 기술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용 로봇에 이어 지능형 로봇 개발에 중점을 두고 국가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비해 미국은 우주·국방 분야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능분야와 원천기술에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한다. 미국은 앞으로 꼭 갖추어야 할 6대 첨단기술의 하나로, 그리고 특히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분야로 인식하고 산업계와 정부·학계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래형 전투 시스템의 한 분야로서 지능형 로봇을 중시하고 있다. 미국의 iRobot 사는 2008년 10월 기준으로 정찰 로봇 Packbot 2000대를 판매했다. 미국은 앞으로 우주·군사용은 물론 개인용이나 가사용 로봇 분야도 확대할 계획이다. iRobot 사는 정찰 로봇 말고도 이미 2002년 청소 로봇 Roomba를 출시, 현재까지 300만 대를 팔았다고 한다. Intuitive Surgical 사도 수술 로봇 da Vinci 시스템의 판매를 통해 작년 3/4분기에만 2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미국 다음으로는 유럽연합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 뛰어난 제조용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지멘스(독일)·일렉트로룩스(스웨덴) 등 대기업이 서비스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원천기술보다 산업응용기술에서 앞서 있고, 이 분야의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한국 시장규모 세계 5위 이렇게 앞선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기술에서 취약하지만, 그러나 가전·IT·자동차산업 등의 경쟁력이 뒷받침하고 제어기술과 응용기술도 어느 수준에 올라 있어, 전체적인 경쟁력의 차원에서 보면 세계 5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전체 시장규모도 약 9000억 원으로 세계 5위 규모. 그런데 우리나라 지능형 로봇의 기술수준과 시장규모의 성장추세가 만만치 않다. 작년 성장률은 전년 대비 18.4%다. 로봇 전문기업은 총 187개이며, 이 중 매출액 50억 원 미만의 업체가 전체의 85%로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대기업은 제조용 로봇에서 서비스용 로봇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추세이고, 중소기업들은 개인 서비스 로봇에서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로봇 시장의 90%는 일본·미국·유럽연합이 차지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과학기술이 총동원되는 복합체인 만큼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고 따라서 선두 다툼이 치열하다. 2007년 현재 세계시장 규모는 81억 2600만 달러. 전년 대비 18.9% 신장했다. 특히 전문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연평균 59%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기관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앞으로 4~5년 후인 2013년을 전후하여 300억 달러 내지 500억 달러의 시장 규모가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시장성장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20년에는 전체 시장 규모가 자동차시장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는 “PC 혁명 이후에는 로봇 혁명 시대가 온다. 현재 로봇의 시장상황은 70년대의 PC 초기상황과 비슷하며, 앞으로 로봇 시장은 급격한 성장 패턴을 보이며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작년 8월에 전경련이 전국 1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향후 5~10년 사이에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바이오·신약에 이어 로봇산업이 선정되었다. 앞으로 로봇시장은 가정용 로봇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들은 개인용 로봇에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5년 내에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로봇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기존의 우주·군사용과 함께 군사용과 가정용 로봇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로봇산업은 타 산업에 대한 기술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융·복합산업이다. 로봇의 원천기술인 지능기술은 IT 이후 전 산업을 변혁시킬 새로운 융합기반을 제공하게 돼 앞으로 ‘Robot Convergence’ 분야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 로봇은 이미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산성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타 제품의 로봇화를 통해 기존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한 신개념의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다. 디자인, 모듈 개발, 응용 컨설팅, 유지보수, 대여, 활용 등 다양한 중소기업형 비즈니스와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다. 이는 로봇 제품과 부품의 설계, 생산, 유통, 로봇 응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콘텐츠 제작 운용 등 다중구조의 산업가치 사슬을 형성하면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 2018년 수출 70억 달러, 일자리 7만 개 정부는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로봇 활용도가 높은 주력산업, 앞선 IT 인프라, 정형화된 생활환경, 첨단기술 수용도가 높은 국민성 등은 로봇산업 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시장 초기단계이므로, 우리 고유의 성장잠재력을 바탕으로 범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선도적 위치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외국 전문가들도 한국이 세계 최초로 다기능 가정용 로봇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삼성·LG·현대중공업·대우해양조선 등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을 선도하고 있는데다 핵심기술 개발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2030년 이전에는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과 상황판단을 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개발이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야별 전문기업들도 기술수준이 높고 노력을 집중하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2013년까지 로봇산업 3대 기술강국으로 올라서고, 2018년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제일의 로봇 기술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2018년 수출 약 70억 달러, 일자리 창출 7만 개가 목표다. 정부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R&D 지원과 개발된 제품의 공공기관 시범보급, 로봇랜드 등 대규모 로봇단지 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시장확대를 위한 마케팅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지역 로봇산업 거점을 구축하고 기업과 정부, 지역거점 간의 집단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