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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철우 국회정보위원회 간사(한나라당 의원)

세계정보戰 위해 국정원법 개정 필요
‘원세훈 원장, 정보기관 행정기관해선 안돼…정보기관 특성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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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김원섭⁄ 2009.02.24 11:27:18

“세계 각국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국제질서 속에서 자국의 복잡한 안보·통상 환경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국가안보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각국 정보기관들은 외부의 영토적 위협에는 물론 무역통상·환경·안보 등 분야별 안보·국익 저해 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가야 합니다. 또 점차 증대되고 있는 국가안보 관련 정보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법률에서 명백하게 금지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한을 두지 않고 정보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등 현실에서 맞는 전방위적 정보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한나라당, 경북 김천)는 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국가정보원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가정보 환경과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안보위협 요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세계 정보전쟁에서 패하고 말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의원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국정원법도 21세기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국가 간의 자유무역을 위한 개방화에 따라 지식·정보가 실시간 교류되고 사람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는 등 문자 그대로 ‘지구촌’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각종 사건 사고들이 국경을 넘어 국가안보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내외 정보의 종합적인 평가·분석을 통한 입체적인 정보활동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가 추진 하는 국정원법은 민주당에서 소위 당론으로 반대하는 법안입니다. 본인이 처음 낸 법안은 직무범위를 조금 넓게 잡아 정책정보·위기예방정보·보안정보 등 3가지로 직무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정책정보에 국익정보를 추가 하자니까 애매하다는 여론들이 많아 법안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다시 ‘중앙정보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국정원에서 정치정보 한다고 하니까 바로 일부 언론에서는 ‘정치사찰’ 문제를 들고 나오잖아요. 정치정보와 사찰이 어떻게 다른가를 알려줘야 합니다. 모든 업무는 정치에서 귀결됩니다. 경제도 일자리 예산도 정치에서 만들어줘야 합니다. 국가안보도 정치에서 귀결되지요. 테러법도 그렇습니다. 정치정보란 국가 안전보장 관련 업무 중 정치분야에 대한 정보수집이고, 정치사찰은 정치인 개인에 대한 사생활·사상·대인관계 등 사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마당에 정치사찰을 당할 정치인도 없지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과거 유사한 행태가 있어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저는 신임 국정원장 청문회 때 대국민 정치 불개입 선언을 하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도 정치 불개입 선언을 해야 합니다. 국정원에 대하여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서는 일을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국정원하면 우리 국민들은 가까이 하기엔 먼 기관으로 생갑합니다. 미국의 CIA와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의 기관에서는 외국에 나간 국민들이 주로 해외에 정보 수집을 많이 하는데, 그런 정보기관에 대한 협조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모사드와 CIA 직원들도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국정원 직원들은 정보기관에서 일했다는 것을 떳떳이 얘기 못합니다. 자랑스레 생각을 안 하고 숨기려 합니다. 이는 국가의 불행입니다. 국정원 직원들의 자질은 우수합니다. 국가 사명과 안보관이 투철합니다, 공수훈련·유디티·일어·영어 등의 교육을 1년 받는 곳도 국정원밖에 없습니다. 국정원 직원을 배출하는데 국가 비용이 대학 4년 과정보다 더 많이 듭니다. 해외 근무 자질 우수하며, 특히 안보 간첩을 잡는 것은 베테랑이 아니면 못합니다. 대북 정보 수집을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국정원이 첩보국처럼 운영돼 왔다는 것은 국가의 불행입니다. 그래서 국가정보원이 살아남는 길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입니다. 지금은 아무리 잘해도 안 믿습니다. 국정원법 개정으로 다시 국정원의 권력 남용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제일 못 사는 나라였죠.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80달러 였습니다. 그런 나라가 현재 2만 달러 될 때까지 주요 정보 정책을 만들어 많은 아이디어를 내서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특히, 포항제철이 박태준 회장 혼자의 힘으로 저렇게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당시 포철 내에 중정 직원이 상주했습니다. 자원·출입·인사 등 박태준 회장의 외부 바람막이 역할을 했지요. 장관·국회의원들이 압력을 넣잖아요. 물론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박태준 회장이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지만, 중간에 중정 직원이 있어서 바람을 다 차단해준 것이지요. 오늘의 포철이 된 것은 중정 직원이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예를 더 들어볼까요? 통일벼를 중정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이해 못할 것입니다. 어느 날 김형우 중정 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러 갔습니다. 박 대통령이 창밖을 보다가 “김 부장, 우리나라 땅 한 마지기에 5섬은 나는 벼를 만들어야 온 국민이 배불리 먹고 살 수 있겠어”하고 말했지요. 당시 중정에서 전국의 벼 전공자를 모셔다 수원의 농대(서울대)에서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다 외국의 볍씨가 필요하면 중정원 직원이 훔쳐왔습니다. 그렇게 밑걸음을 만들어 온 것입니다. 그후 김 부장이 “벼가 개발됐으니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더니, 박 대통령은 “통일이 되면 북한 동포도 먹여 살려야 하니 통일벼로 하자”고 해서 그리 됐습니다. 이처럼 국정원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기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진국 됐으니 선진 정보기관이 돼야 합니다. 선진국에 맞는 정보기관이 돼서 국민이 믿고 일을 하도록 법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정치사찰을 강조하는 홍보는 잘못됐습니다. 그럼, 국정원법 통과를 위해서는 야당·시민단체를 설득해야 하는 군요. 간간이 공청회가 열렸지만 주로 보수단체에서 열었습니다. 중요하다면 공중파 공청회 개최도 바람직합니다. 맞습니다. 국정원법을 변화된 안보환경 및 국가 정치·경제의 발전 수준에 맞게 개정하여, 국정원이 국가안보의 핵심 중추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야당이 상임위에서 계속 반대할 경우 국회와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 여론을 수렴해 나가겠습니다. 정보는 돈이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초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의 정보기관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에 정보기관이 15개로 늘었습니다. 주로 해외담당은 CIA, 국내는 FBI인데, 911 테러를 CIA는 통보했다고 하고 FBI는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서, 두 개의 기관을 장악하는 DNI를 만들어서 매일같이 대통령에게 업무시작 30분 전에 보고를 합니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은 눈과 귀를 밝게 하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보기관장 독대를 금기시했잖아요.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장에게 현재 대통령을 독대하느냐고 묻는데, 대통령이 아니면 누구를 만나겠느냐는 말입니다. 대통령 독대는 당연합니다. 다른 나라도 정보기관장이 대면보고 합니다. 국가 이익을 위해 국정원 업무가 반드시 활성화돼야 합니다. 특히,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잘 해서 대통령이 오판하지 안토록 해야 합니다. 정보와 정책은 다른 것입니다. 정보는 현실내용을 파악한 것이고, 그 정보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게 정책입니다. 그래서 정책결정을 위해 정보가 필요합니다. 정보기관이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정책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결국 파워가 없는 것입니다. 국정원 출신 의원으로서 지난 10년 간의 국정원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지난 10년 간을 우리 한나라당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만, 이를 국정원에 한정시켜 놓고 봐도 지난 10년은 ‘희한한 10년’이었습니다. 무려 518명의 정보 전문가들이 강제 퇴직을 당했고, 특히 정권은 대공분야 전문가들을 집중 표적으로 삼아 내쫓았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의 역할은 많이 위축되고 좁혀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국정원뿐만 아니라 경찰·군 등 이른바 대공분야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축소시켜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대통령의 눈과 귀가 닫히게 됩니다. 지난 10년간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죠. 이제 국정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저는 늘 국정원이 굴절된 과거를 딛고 국민으로부터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우선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원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저는 청문회에서 원세훈 원장에게 정치 불개입 대국민 선업을 당장 시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당시 원세훈 후보자도 국정원 고위직에 대한 임기제 도입, 인사제도의 체계적 개선, 국정원의 정치 불개입 대국민 선언 등을 밝힌 바 있지요. 이 같은 원 원장의 국정원에 대한 개혁의지가 실천으로 옮겨진다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가 훌륭하고 변화와 개혁을 외쳐도 국민이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모사드의 경우, 이스라엘 국민이 해외에서 자국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 협조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만큼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다는 뜻입니다. 원세훈 국정원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번에 새롭게 출발하는 국정원은 시류의 흐름과 환경에 맞도록 눈높이를 맞춰 가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30년 이상 공직을 수행하면서 강한 업무추진력과 조정능력을 갖추고 있고, 서울시에 재직하면서도 청계천 복원 등 많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선진일류 정보원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정보기관을 행정기관화해서는 안 됩니다. 정보기관의 특성을 살려야 합니다. 오바마 미 정부 출범 후 북핵문제 등에 대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은 북미 양자회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화답을 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휴전 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 경색이 급속도로 풀릴 것입니다. 북한은 일본과도 수교를 해야겠지요. 수교하면 미국과 일본의 지원이 있고, 자본이 들어갈 것이고, 한국의 자본도 들어가 자본 볼륨이 가장 클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급속도로 발전할 것입니다. 미국의 주선으로 북미 수교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항상 문을 열어두고 있으니까 북한 측에서 빗장을 풀면 되지요.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물살 타기에는 내부 사정이 있어 어려울 것입니다. 개방화 바람이 많이 들어가면 민중봉기를 우려할 것입니다. 그러나 친위부대의 쿠데타는 있을 수 없고, 쿠데타는 상상을 못하는 나라가 북한입니다. 일부 국민이 봉기를 하는 일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체제 안정을 우려해, 급속히 문호를 개방하는 일은 없으리라 보고, 금강산·신의주·개성 등의 범위에서 개방이 그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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