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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제품, 원유가 대비 마진율 30~40배

원유가 최고 150달러 선일 때도 최소 마진율 800% 이상…시민단체 “폭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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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16,117호 박현군⁄ 2009.05.07 09:27:36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파생상품이 전적으로 파산하면서 불어닥친 전 지구적 경기침체의 터널 속에서 신음하는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듯 올해 들어 유가가 이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두바이·브랜트·텍사스·오만·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저 33.98달러(2월 12일 텍사스 중질유)에서 최고 56.68달러(4월 6일 중남미 유)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배럴당 최저 50달러 이상을 호가하던 지난 12월 이전이나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었던 지난해 9월 이전에 비하면 확실히 안정된 수치다. ■“아직은 아니야”…현재의 유가는 정유사 폭리구조? 하지만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4대 메이저 정유사인 SK에너지의 구자영 사장은 4월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랐던 유가불안이 수년 내에 올 것”이라며 “이제 값싼 에너지 시대는 지나갔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현대문명의 젖줄인 석유의 고갈은 전 국민적으로도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는 아직 피부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 지구적 석유고갈론이 현실화되려면 아직도 수십여 년 이후의 문제이며, 지금의 에너지난 문제는 엄밀히 말하면 정유사들의 정유 마진폭 축소위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SK에너지 등 정유업계의 이같은 우려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수천 달러를 넘어서지 않는 이상 국민들의 생활 및 국가경제 등과 직결돼 있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시장논리 만으로 무한정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 관계자는 “유가폭등 및 에너지난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신재생 대체 에너지 개발, 원자력·조력·풍력·수소 에너지의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하지만 유가폭등으로 인한 정유사의 마진폭 축소 등의 문제는 그 동안 과다한 마진을 즐겨 온 정유업계가 당연히 감당해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발언에는 정유업계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석유제품, 원가대비 무지막지한 정유사 폭리 실제로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은 국제유가에 비해 수 배 혹은 수십 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용 등유, 자동차 연료용 경유 및 휘발유 등 국민들의 실생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 4월 24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두바이유 48.94달러, 브랜트유 50.79달러, 텍사스 중질유 50.79달러, 오만유 49.12달러, 중남미유 50.20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리터당 원화로 환산하게 되면 각각 두바이 415.64원, 브랜트 431.35원, 텍사스 431.01원, 오만 417.16원, 중남미 451.81원이다. 최저가격은 리터당 415.64원을 기록한 두바이유이고, 최고가격은 리터당 451.81원을 기록한 중남미 원유다. 그런데 이날 원화 기준 국내 석유제품의 리터당 가격은 무연보통 휘발유의 경우 SK에너지 1563.20, GS칼텍스 1556.87, S오일 1543.59, 현대오일뱅크 1543.08원이다. 또 휘발유와 함께 차량의 주요 연료로 쓰이는 경유는 SK에너지 1344.55, GS칼텍스 1338.08, S오일 1318.38, 현대오일뱅크 1318.97원이다. 그리고 겨울철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많이 쓰이는 보일러 등유의 가격은 SK에너지 924.07, GS칼텍스 935.94, S오일 922.61, 현대오일뱅크 907.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가장 저렴한 석유제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무연보통 휘발유는 1543.08원(현대오일뱅크), 경유는 1318.38원(S오일), 등유는 907.00원(현대오일뱅크)이다. 이 가격을 당일 국제유가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중남미 원유가격 451.81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무연보통 휘발유는 3.4배, 경유는 2.9배, 등유는 2.0배에 해당하는 가격대다. 정제 마진이 이 정도에 불과하다면 타 산업에 비해 높긴 하지만 석유정제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제과정을 고려한다면 마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제과정과 관련,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제 방법과 수준에 의해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100리터의 원유를 정제할 경우 벙커C유 50리터, 나프타 17리터, 프로판과 부탄이 2리터 생산되고, 항공유·등유·경유도 각각 13리터씩 생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나머지 5%는 일정한 촉매를 집어넣어 휘발유를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를 참고하여 지난 4월 24일 최고가인 중남미 유가를 기준으로 석유제품의 리터당 생산원가를 환산하면, 각각 휘발유 22.59원, 등유와 경유 58.74에 해당된다. 이날 가장 비싼 원유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원가와 당일 휘발유·등유·경유 중 가장 싼 소비자 구매를 바탕으로 마진율을 계산해보면, 휘발유 68.31배, 등유 22.45배, 경유 15.4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휘발유의 경우 정제 원유에 첨가물을 섞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마진폭은 일정부분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유가가 배럴당 최고 148.51달러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7월 3일에 비해서는 휘발유 28.14배, 등유 8.64배, 경유 10.82배를 기록했다. 이는 유가가 오를수록 정유사의 마진율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6월~8월 정유사 사상 최소화된 마진폭조차도 타 산업에 비하면 과도한 폭리에 해당한다며 소비자 단가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에너지정치센터의 이강준 기획실장은“정유업도 사업인 만큼 적절한 이윤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과도한 폭리 구조는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사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 이와 관련, 정유업계는 정유사업을 잘 알지 못해서 생긴 오해라는 입장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제품이 단순한 산술적 계산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은 원가 대비 적절한 회사 수익률 외에도 유류세, 사업에 대한 리스크, 보험 및 부채 등의 금융비용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결코 수십 배의 폭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정유업계가 국민을 속이고 수십·수백 배의 폭리를 취한다면 금융당국 등 정부에서 가만히 뒀겠느냐”며 “비산술적 부문에서의 리스크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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