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틀니를 만들려면 얼마의 돈이 들까? 치아 상황에 따라 150만∼250만 원이 든다. 틀니를 사용해야 하는 75세 이상 노인들은 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컸지만, 2012년부터는 노인들의 틀니를 제작하는데 건강보험을 적용해 진료비의 50%만 내도 된다. 치아에 생긴 홈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5∼14세 아동의 치아 홈 메우기는 올해 12월부터 보험 대상이 된다. 또 치석 제거는 2013년부터 보험 적용이 추진된다. 다만 구취 제거와 치아 교정 및 보철 등 예방 목적의 치석 제거는 포함되지 않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6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향후 5년 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2009~2013년)’을 수립,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건강보험 혜택의 우선순위를 정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보장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상태나 경제 상황에 따라 계획이 지속적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행계획을 못 박아 그대로 실현될 전망이다. 척추·관절 질환 MRI 촬영도 보험 적용된다 또 2010년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중 수요가 높았던 척추와 관절질환에 대한 보험급여가 확대되고, 초음파 검사도 2013년부터 보험에 적용된다. 척추·관절 질환 등을 진단하거나 검사할 때에는 MRI 촬영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척추와 관절 질환자가 너무 많아 자칫 MRI의 검사가 너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암·뇌종양·뇌혈관 질환일 때에만 MRI 검사의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척추와 관절 질환 진단을 위한 MRI 촬영 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30만∼60만 원의 비싼 검사 비용을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했다. 이제 내년부터는 척추와 관절 질환 MRI 검사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척추와 관절 질환자의 MRI 검사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적용이 추진된다. 올해 癌… 내년 척추 MRI·심장 뇌혈관질환… 2012년 노인 틀니… 이번 정부계획의 특징은 중증 고액 질환자, 저소득 취약계층의 진료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경감하고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 저출산 등 사회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내년부터 심장질환·뇌혈관질환 치료비의 본인 부담 비율도 현재의 10%에서 절반인 5%가 되는 등 4819만 명(3월 말 기준)의 전 국민이 가입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중증화상의 본인부담률(5%)과 결핵환자 본인부담률(10%)은 2010년부터 감소될 계획이다. 희귀난치성 치료약제 중 B형 간염 치료제, 류마티스 치료제, 빈혈치료제, 항암제 중 다발성 골수종, 유방암 치료제의 보험급여 범위를 내년까지 확대적용하는 것이다. 또, 저출산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보장성 강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저출산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여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이 현재 20만 원에서 2010년 이후 매년 10만 원씩 연차적으로 2012년 50만 원까지 확대된다. 전동 스쿠터 등 장애인 보장구 급여 대상 확대 및 소모품(배터리) 보험적용(‘10년)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된다. 복지부는 이번에 보고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암환자 보장률은 2007년 71.5%에서 2013년 80%로, 500만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고액진료비 보장률은 2007년 67.6%에서 2013년 85%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료 인상 현실화? 이번 보장성 강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조1000억 원의 추가적인 보험재정 확보가 필요하며, 보장성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보험료율 인상(연평균 1.2% 예상), 재정지출 합리화, 누적적립금 및 국고지원금 등을 통해 보장성 확대 재원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2010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 보험료율은 보장성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보험료율 인상을 포함하여 연평균 6~8% 내외로 인상되어야 원활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계획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제 총 3조1000억 원의 보험 재정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계 일각에서는 현재 건강보험의 누적 흑자액 2조3000억 원을 이용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복지부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매년 평균 50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이 필요한데 건강보험 재정상 누적흑자분을 쓴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진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험료 추가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경제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올해처럼 동결되거나 적게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복지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박용현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11월경 경제상황을 봐서 최종 인상폭과 보장성 확대 항목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보장성 로드맵이 완성됐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