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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아프리카 미술 유럽미술계를 강타하다

세네갈의 두츠 (Ndoye Do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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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0호 편집팀⁄ 2009.10.20 13:34:37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철학박사) 아프리카는 물론 이태리와 스페인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갖는 등 유럽미술계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세네갈의 두츠(1973~)는 현재 파리에 상주하면서 유럽미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세계미술계는 지금 두츠가 추구하는 사유의 내용과 스타일을 주목하고 있다. 두츠(Douts)는 누구인가?

두츠는 1973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태어나 다카르 국립미술학교에서 ‘서민 지역의 건축 무질서’란 논문으로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두츠는 2000년 아프리카 비엔날레 ‘젊은 작가 모음전’에 참여하면서 갤러리 기획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에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설치미술 ‘TRAIN-TRAIN MEDINA’(Medina의 지루한 일상)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프랑스 TV5와 벨기에 RTBF 방송에서도 소개되기도 하였다. 2004년 두츠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작품 ‘100=1, 1=100’을 발표하면서 서구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조합과 분산의 관정에서 관객들은 카멜레온을 연상했고, 그것은 이내 두츠의 애칭이 되었다. 두츠는 2006년 다카르비엔날레에서 유럽연합 예술위원회가 주는 대상을 받으면서 프랑스, 벨기에, 이태리, 스페인등 유서 깊은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2007년 스페인의 Gijon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100점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워싱턴의 Mondial 은행이 모두 구입하기도 하였다. 2008년 3월, 한국의 아프리카미술관에서는 개관기념전으로 두츠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아프리카적인 수묵화의 감성을 느끼게 하여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두츠 그림 읽기 ▶두츠가 선호하는 주제는 서민 동네의 무질서한 모습이다. 아무렇게나 내걸린 빨래, 세상 소식 먼저? 잡으려고 공중에 떠있는 안테나, 사람들과 차들이 뒤엉킨 시장…옹색한 모습이지만, 두츠는 무질서한 모습에서 뿜어 나오는 삶의 에너지를 강렬하면서도 선명한 색으로 드러낸다. 그것은 두츠의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느낌의 기표와도 같은 것으로 모래 먼지 가득한 열풍은 노란색으로, 잠에서 깨어나는 동네는 빨간색으로 그리고 서민의 버스는 파란색과 오렌지색의 보색을 통하여 조화로우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두츠는 설치미술적인 효과를 통해 무질서를 질서의 체계로 해석한다. 두츠의 작품 속에는 자연의 패턴이 보여주는 프랙탈(fractal) 다시 말해,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순환적 특성을 뜻하며, 유한한 요소들이 무한한 표현을 생성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구조이다. 두츠는 그러한 구조를 자신의 작품 속에 교묘하게 도입하고 있다. 이는 작품의 주제인 ‘무질서’를 가지런한 기하학적 형태, 즉 질서의 체계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두츠는 색과 형상을 통해 상징적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한다. 설치방식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두츠의?그림은 뒤샹의 표현방식과 상당히 닮았다. 뒤샹의 작품이 작가 혹은 관객의 상상력에 의존하는 그림문자와 같다면, 두츠의 그림 설치방식은 음소(音素)로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해 내는 소리문자와 같다. 다시 말해 두츠의 작품은 색과 형상으로 그려진 상징적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무한한 해석이 가능한 새로운 세계를 열고자 한다. 즐거움과 생각의 깊이를 여는 두츠의 그림 두츠의 그림을 보면, 어느 새 동화의 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가난한 곳일지라도 누추함이 크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넓게 벌린 팔은 어느 누구와도 손을 잡을 것 같고, 길가에 즐비한 자동차는 주인이 따로 없는 것처럼 보이고, 높이 치솟은 안테나는 세상 소식을 접하고자하는 호기심의 높이와도 같다. 그리고 아크릴 물감은 파스텔과 함께 어우러져 만화적 팝아트가 마을을 더욱 더 명량하게 만든다. 그림 곳곳에 써 놓은 “100=1,1=100 ”이라는 숫자와 흑백으로 이루어진 화폭은 수묵화의 경계를 넘어 동양의 우주론도 보이는 듯하다. 이러한 그림은?‘일즉다 다즉일 (一卽多 多卽一)’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비록 현상계의 모습은 없어지지 않으나, 주객(主客)이 원융(圓融)한 경지를 일컫는 표현이다. 두츠의 미학적 여정의 깊이와 폭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세계미술계가 두츠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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