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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1세기 비전 복지국가 넘어 행복국가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정동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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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3호 심원섭⁄ 2009.11.10 11:11:26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아주반(반장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10월 14일 주인도 대사관(대사 백영선)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인도 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체결 이후 인도와의 협력 강화를 집중 주문했다. 그리고 여야 의원들은 통상교역 이외에도 인도와의 원자력·IT(정보통신 기술)·항공우주 분야의 협력 추진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전략적 측면을 고려한 정치·군사·외교 분야의 관계 강화에도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미·일·중·러에 인도 포함한 ‘5강외교론’ 주창 특히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양국 간 IT 분야 협력 현황과 CEPA 발효 때 예상되는 인도 IT 인력의 국내 유입에 따른 효과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하면서, 한국의 발달된 IT 하드웨어와 인도의 IT 소프트웨어가 성공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인도라는 거대 원자력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 추진 가능성은 물론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한 항공우주 분야 협력에도 관심을 보였다. 또한 정 의원은 그 뒤 국내에서 열린 외교통상통일부 국감 등 기회 있을 때 마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로 대변되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4강에다 인도를 플러스시킨 ‘5강외교론’을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은 ‘5강외교론’의 실체와 세종시·용산참사·북핵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한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최근 전주 세계한상대회에서 미주 지역 한상 70여 명을 만났는데,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특별한 인연보다는, 지난번 미국 ‘뷰티 서플라이’ 행사에 참석해 미용 재료상 딜러들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설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개성공단에 가발공장을 세우면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인연으로 전주 대회에 미주 동포 사업가들이 많이 참석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에서도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발은 한국의 수출산업 1호로서 한국 경제를 일으킨 효자산업이었으며, 이제는 북한 경제를 일으키는 효자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재미 동포들의 미용 관련 산업은 미국 시장의 70%에 해당하는 100조 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재미 동포들의 가발 공장이 개성공단에 들어간다면 미국 기업 자격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크다. 개성공단이 한반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효율적인 남북통합의 길, 평화통합의 길이라는 게 나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유럽 최고의 석학인 자크 아탈리도 <미래의 물결>에서 “한반도 통일은 개성공단을 따라가면 된다”고 썼다. 경기도 파주에 LG에서 5조 원을 투자하여 LCD·PDP 공단을 만들었는데, 이는 철조망 건너에 개성공단이 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철원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한 게 이 사업이다. 개성공단의 성패는 불안 해소에 달려 있으며, 불안 해소만 충분히 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불안 해소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무조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 최근 남북 관계, 그리고 한미·한중 공조는 잘 되고 있다고 보는가?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 능력이 크게 두 번 강화된 적이 있다. 주변국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할 때 북한은 핵능력 강화로 대응하지만,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는 북핵이 ‘스톱’된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지금 남북은 다시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북을 변화시키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역할을 하려면 나름대로 의지할 수 있는 지렛대가 있어야 함에도, 한·중 간에 공조도 안 되고, 한·미 간의 공조도 혼돈이 있어 보인다. 즉,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려는데 우리가 붙잡고 있는 형국이며, 중국 역시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는 등 변하고 있는데 우리만 바뀌지 않고 있다. 남북이 직접 대화도 하고 한·중, 한·미 공조를 제대로 해야 지렛대가 생겨 우리의 운명을 우리 마음대로 운전해 나갈 수 있는데, 지렛대도 안 만들고 헛바퀴가 돌고 있는 상태이니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지난 3일 용산참사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성과가 있었나? 용산참사는 작게는 용산이지만, 크게 보면 수도권에 존재하는 470개 재개발 구역에서 개발이익을 독점하려는 모순적 구조 때문에 언제라도 제2·제3의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재개발을 하면 피해자가 발생하며, 쫓겨나고 피눈물 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개발이익 독점 구조를 시정해야 한다. 용산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첫째, 권리금을 보상해야 한다. 권리금이라는 게 공식적으로는 인정이 안 되고 있지만, 실제로 있지 않은가. 두 번째로는, 임시 영업장을 보장해야 한다. 세 번째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네 번째는 강제 퇴거 및 철거를 세계인권규약에 맞게 실현하는 것이다. 추운 날씨에, 한밤중에 자고 있을 때, 또 아픈 사람이 있는데, 용역 업체들을 동원하여 강제로 철거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입법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5강외교론’을 강력하게 주창했는데, 내용은 무엇인가? 첫째로 한국은 외교를 잘 해야 살아남으며, 두 번째로는 시장을 계속 개척해야 하는 나라이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면, 인도는 새롭고 거대한 시장일 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등장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중국·러시아·일본·미국 등 4강에 둘러싸여 있다. 이 지정학적 조건이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 구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 12억의 거대한 시장인 인도는 새롭게 떠오르는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하나로서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아 윈-윈 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인도는 우주항공 기술을 갖고 있으며, 원자력 기술도 있고, 특히 IT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다. 앞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함에 있어서 ‘한중일 + 아세안(ASEAN) 10’의 개념을 인도·호주·뉴질랜드까지 포괄하는 체제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사아 공동체 구상 역시 인도를 포함시킨 것이며,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동아시아 공동체 울타리보다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도와의 협력이 우리 미래 생존전략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미·일·중·러 ‘4강외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도를 포함한 ‘5강외교’로 가야 한다. 그러면 BRICs 4국 중 3국을 포괄하게 되고, 전략적 파트너이자 기회로 인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은 탁상공론이 아니다. 실제로 인도에서 삼성·LG·현대가 성공했다. 일본은 70~80년대에 너무 빨리 들어갔다가 철수했는데, 한국은 90년대에 대기업이 들어가 활약하여 타이밍도 딱 맞아 ‘대박’이 나고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도 두 자리 숫자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왜 가전제품과 자동차 시장이 중요하냐 하면, 일본이 2차대전 이후 성장하는데 발판이 된 부분이 가전제품과 자동차 생산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 우리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성과이다. 일본은 중소기업이 먼저 진출하고 대기업이 뒤에 들어갔는데, 한국은 인도 경제가 용솟음치면서 대기업이 자리 잡고 성공하여 지금은 중소기업도 대거 진출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하나는 외교, 하나는 시장적 측면인데, 일단 시장적 측면에서 인도의 가치는 인정되었고, 이제 시장 가치를 넘어 정치·외교·군사적 협력도 같이 하자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도를 봐야 한다. 특히 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즉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맺어야 한다.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의견은?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무너진다. 지난 7, 8년을 줄기차게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뒤집는다면 국민은 도대체 뭘 믿고 정부 정책을 따라가겠는가. 논란과 토론은 이미 충분히 해서 결론이 났고, 여야가 합의했는데 대통령이 맘에 안 든다고 뒤집으면 그게 바로 독재인 것이다. 정운찬 총리가 정치적 신뢰보다 중요한 것이 국가 대사라고 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막중한 국가 대사일수록 신뢰가 중요하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균형발전을 부르짖어야 하며, 국민의 대표·대의기관으로서 4800만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국회야말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행복도시를 추진해야 한다. 국회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백년대계의 의미는 뭐라고 보는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세종시를 막겠다는 사고방식은 서울 중심의 좁은 사고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전체를 봐야 한다. 현실적 조건이나 정신적 측면에서도 지방에 사는 사람은 수도권에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행복국가’로 갈 수 없다. 대한민국의 21세기 비전은 ‘복지국가’를 넘어 ‘행복국가’로 가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인 ‘행복도시’라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행복한 것이 국가 백년대계이다. 서울만 잘 먹고 잘살면 서울 사람들도 불행하며, 모두가 잘살 때 행복이 올 수 있다. 아프간 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는 아프간 지방재건사업 요원과 경비병력을 추가 파견할 태세이지만, 국익을 유지하고 우리 젊은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파병’ 없는 ‘경제 지원’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이 복잡한 정세에 따라 “한국의 군사적 지원이 어려울 경우 경제 지원도 가능하다”고 이미 밝힌 상황에서, 경비병력이라고는 하지만 전투병을 파병하겠다는 결정을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의 정식 파병 요청도 없었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조차 아프간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앞장서서 병력을 보낼 이유가 없다. 자국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은 국제 관계를 깨는 것도, 세계 평화의 가치를 가벼이 대하는 것도 아니며, 자주국가의 정당한 권리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4대강 사업 비용 20조 원이면 달나라에 두 번 갔다 오고, 한국은 항공우주 강국이 될 수 있다. 나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AIR-7 공약을 냈다. 즉, 세계 7대 항공우주 국가로 가야 한다는 비전이다. 첫째, 항공우주 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어서 자동차 산업보다 노동유발 효과가 3배나 된다. 중국이 중형 항공기 산업에 150만 명 고용 계획을 갖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한국 경제의 문제 중 하나가 소재부품 분야인데, 소재부품 기술의 발달이 부진해 고급 휴대폰을 만들어도 핵심 부품은 일제나 독일제이다. 소재부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항공우주 산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항공우주 산업의 소재·부품은 가볍고 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우주 산업은 우리 미래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방위산업이다. 4대강 사업은 강바닥을 파는 데 많은 돈을 들이는데, 이는 강물을 맑게 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그 예산을 대부분 항공우주 산업으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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