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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천호선 국민참여당 상임부위원장

“국민·참여 따라갈 바보들 다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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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5호 조신영⁄ 2009.11.23 14:16:16

친노 진영 인사들이 ‘바보 노무현’의 계보를 이어 이 시대의 마지막 바보들이 되려고 모였다. 이들이 결집한 곳은 내년 1월 창당을 앞두고 있는 국민참여당. 국민참여당은 천호선·임찬규·김충환·이병완 등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과 문태룡·권태홍 등 참여정치실천연대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돼 11월 15일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창당 준비에 나섰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모바일 투표를 거쳐 중앙당 창당위원장으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선출했고, 지명직 부위원장에 강혜숙·김영대 전 의원과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천호선 상임부위원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본래 2008년 말부터 창당 논의가 있었지만,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국민참여당은 “열사같이 의로운 바보나 거룩한 바보, 위대한 바보는 아니지만 그 자취와 정신을 따라가고자 하는 바보들의 모임”이라고 자신들을 표현한다. 국민참여당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일련의 발자취를 함께한 상임부위원장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을 만나 국민참여당의 궁극적인 목표와 정당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 전략 등을 들어봤다. “인터넷 토론과 투표로 의사결정…현재 당원만 1만1000명” 창당하게 된 과정,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은 참여민주주의 시대입니다. 과거에 국민의 정치 참여는 투표 한 번 하고 당선된 국회의원이 잘하든 못하든 지켜보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국민이 일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발언하는 세상입니다. 직접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정치인을 스스로 돈을 내고 시간을 내서 후원하고 지원하고 선거운동을 합니다. 지난번 제주도지사 소환투표에서 보았듯이, 임기가 남은 공직자도 주민이 정책에 반대하면 불러 내릴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지난해 ‘촛불집회’처럼 이제는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도, 4·50대만이 아니라 2·30대도 정치의 현실과 중요성에 눈뜨고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민주주의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중요한 징표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당은 국민이 참여할 수 없고, 참여해도 주인 노릇을 할 수 없는 낡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요. 우리는 시대에 부응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부응하는 21세기형 선진 정당을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해 촛불 때부터 이런 논의가 시작됐고, 지난 8월 17일에는 인터넷에 창당 제안문을 띄웠습니다. 그리고 11월 15일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는데, 내년 1월 17일 창당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국민참여당으로 당명을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재 당원은 몇 명이며, 국민참여당이 다른 정당과 구별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국민참여당은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란 뜻이기도 하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현재 당원은 1만1000명에 육박하며, 이 중에서 반 정도가 매월 1만 원 이상의 회비를 내며 당의 주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권당원입니다. 나머지는 당비를 내지는 않지만 모든 사안에 대해 발언할 수 있고 제한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당원입니다. 국민참여당은 주요 결정을 인터넷 토론과 투표로 하는데, 이 부분이 다른 정당과 확연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는 단지 방법이나 운영 원리가 아니고 그 자체가 진보적인 가치입니다. 이제 세상이 변해서 정책 결정에도 참여가 필요하고, 정책의 생산도 국민 참여가 중요한 방식으로 도입된 것이죠. 우리는 중요 정책도 전문가와 당원이 토론하면서 만들어갈 것입니다. “정치 지도자 따라 운명 달라지는 정당체제 극복할 것” 현재 국민참여당에는 눈에 띄는 인사들이 단 몇 분만 보이는군요. 저희가 창당한 이유 중 하나가 몇몇 정치 지도자가 주인인 정당, 지도자의 부침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정당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새로운 지도자를 만들고 키워 나가는 정당을 가꾸자는 데 뜻이 있었죠. 우리 당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당이나 진보 정당도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계속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국민과 호흡하고 이 과정에서 신뢰를 얻는 사람이 당의 지도자가 되는 그런 정당을 만들 것입니다. 이런 정당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여의도 정치인들과 정당을 시작한 게 아니라, 정당 경험이 있고 새로운 정당을 희망하는 전국의 생활정치인 수백 명과 함께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당의 질서와 규칙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바탕 위에 기존의 정치 지도자들 중에서 정치 비전과 정당의 미래에 공감하는 분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 시기에 입당한 것입니다. 국민참여당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존재하는데, 우호적 시각도 있지만 ‘왜 창당하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더 넓은 지지를 만들어내고 연합하는 것이 국민의 힘을 키우고 이명박 정부에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야권분열’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민주당에 들어가면 이명박 정부에게 승리할 수 있다고 누가 책임 있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0% 가까이가 우리 당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민주당 지지자 중 60%가 넘게 우리 당을 지지할 의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창당이 이해관계 때문에 그저 또 다른 정당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이제는 국민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당을 만든 또 하나의 목적은 한국 정치 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지역독점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남에서는 한나라당과,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끝까지 경쟁할 것입니다. 그것이 영남과 호남의 주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역독점이 문제되지 않고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적 승리가 필요한 곳에서는 앞장서서 다른 이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연대의 대상에는 민주당과 진보 정당들,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아직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른 당이 못하는 연대의 중심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경쟁과 협조’의 대상일 뿐인가요? 연합은 되지만 통합은 안 된다는 입장은 불변입니까? 민주당이 민주적으로 혁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창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 대 당 통합은 민주당이 근본적으로 혁신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입니다. 다른 진보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유연하게 연대하고 연합하지만, 당 대 당의 통합은 지금 정당들의 모습을 볼 때 쉽지 않다고 봅니다. “지역주의 깨는 두 번째 당 되겠다” 국민참여당의 2010년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바라는지요. 일단 16개 시·도 광역단체장에 후보를 내겠습니다. 역량에 맞게 최대한 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를 낼 것인데, 영·호남에서는 한나라당·민주당과 끝까지 경쟁할 각오입니다. 다만 수도권 등에서는 유연한 연대에 앞장선다는 정도의 원칙이 있죠. 서울특별시장이나 경기도지사는 우리 측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영·호남에서는 최소한 제2당으로 자리 잡아 지역독점을 약화시키고 주민을 위한 선의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매우 의미 있는 규모의 지방의원들이 각지에서 탄생하여 생활정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천 상임부위원장도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합니까? 저는 정말 출마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마다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투적인 답변처럼 들리겠지만, 이게 진심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현 정부가 사실상 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번복한다는 데 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기업도시로 전락시키겠다는 데 대해 충청도민이 과연 만족할까요?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기껏해야 충청도에 기업도시 하나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세종시는 단지 충청도민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종시를 바라볼 때는 정말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세종시는 국토 전체의 효율성, 국민 전체의 고른 행복,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이고 중추입니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 집중을 방치하고 조장하겠다며 내린 결정이 얼마나 심각한 역사적 과오인지를 모르는 데 있습니다. 이와 연관된 각 지역의 혁신도시 계획, 기업도시 계획, 농어촌 발전 계획, 수도권의 새로운 발전 전략은 모두 포기하게 되고, 서울은 과밀로, 지방은 소외 때문에 발전의 속도가 급감하고 정체될 것이 자명합니다. 한나라당 등 세종시 원안 추진을 반대하는 측에선 세종시의 전신인 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내놓은 공약이라면서 세종시 원안 추진 반대의 근거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노무현 대통령이 단지 표를 얻기 위해 균형발전 전략이나 행정수도 이전 결정을 했다는 근거가 됩니까? 그런 말들을 끌어내어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시키려 한다면 참으로 궁색하고 유치합니다. 행정수도 이전은 수십 년 동안 논의되어왔던 국가 의제이고, 다른 정부들이 추진하려 했으나 뒤로 미룬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공약으로 약속하고 철저한 검토와 준비를 통해서 백년대계를 세운 것이지요.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수십 번 본인이 회의를 주재하고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민들과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입니다. 저는 그 현장을 다 지켜본 사람입니다. 더구나 당시 여야가 합의해서 행정수도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바꾸어 통과시킨 법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고 싶다고 하다가, 대통령 선거 때는 입장을 바꾸어 찬성하더니, 다시 본심을 드러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오로지 표를 위해 국민을 속이는 안하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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