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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시장 출마 선언한 김성순 민주당 의원

시장의 서울 아닌 시민의 서울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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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6호 조신영⁄ 2009.11.30 15:09:02

국회에서 메모광으로 통하는 민주당 김성순(70) 의원은 최근 수첩이 하나 더 생겼다. 평소 국회의원 업무를 빼곡히 정리한 수첩과 일상의 일을 기록하는 수첩에 더하여 서울시의 꿈을 담은 ‘희망수첩’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송파구청장 출신이자 민주당 내 60세 이상 의원들로 이뤄진 시니어 모임 간사인 김성순 의원은 11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의 서울이 아니라 시민의 서울로 만들겠다”며 2010년에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야를 통틀어 처음이다. 국토해양위 소속으로서 최근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선도해온 김 의원은 다년간의 행정경험으로 ‘지방자치’에 밝은 야당 내 인사 중 한 사람이다. 김 의원은 특히 당내에서 뚜렷한 계파도 없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했던 대표적인 인물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직언’하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의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등 같은 당 의원 40여 명이 대거 참석해 그의 시장 출마를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30여 년 간의 서울시 행정경험을 강조하면서 “서울시장 직은 대권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 토목적 사고가 아닌 ‘섬기는 생활행정’으로 서울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그에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일흔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서울시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김성순 의원을 만나 서울시에 대한 그의 큰 꿈을 들어봤다. 여야 통틀어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셨습니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서울시 사회과장·보건행정과장을 거쳐 중구청장을 역임했고, 송파구청장까지 했어요. 서울시에서만 33년 근무하면서 90년대에 들어와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큰 뜻을 품게 됐습니다. 그 후론 모든 일이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일들이어서 제게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언제 하느냐는 의미가 없습니다. 때가 되니 한 거죠. 다만 서울시에 대하여 그동안 쌓아온 구상과 전문성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극복하려고 서울시민께서 저를 잘 알아봐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조금 일찍 출마 선언을 한 겁니다. 지난 20여 년 간 서울시장을 준비하신 김 의원의 가장 큰 공약은 무엇입니까? 캐치프레이즈는 ‘시민의 서울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시민이 주인이 돼야 합니다. 서울시장 자리는 대권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도 아니고, 시장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에 그쳐서도 안 됩니다. 저는 서울시에 대한 구상들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구상들이 공약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인 공약들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때가 되면 발표할 것입니다. 출마의 변을 살펴보면 “청계천·뉴타운·한강르네상스·대도심지하도로 등 큰 잔치도 좋지만, 건강보장·보육·교육·복지·문화·안전·주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 서민의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행정은 서민 중심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서울시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서민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합니다. 음악당 지어놓고 잘 지었다고 평가할 게 아니라, 많은 서민들이 이용하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게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한강 운하·여객선·수상택시는 서울시에서 급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요. 보육·교육·건강보험·안전·주거 이런 문제의 해결이 더욱 중요하죠. 서울시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려면 지하철과 경전철 노선을 확충해서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김 의원께서는 뉴타운이나 한강르네상스 등에 대해 꾸준히 비판하셨습니다만…, 일단 뉴타운은 잘못된 사업입니다. 뉴타운으로 지정되면 어제 지은 집도 헐어야 하죠. 최근 외국의 사례를 보면 재개발을 해도 헌 집을 살리려고 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뉴타운은 재입주율이 17%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지역에 살던 어려운 사람들은 쫓겨나야 하는데, ‘능력 안 되면 나가라’는 식입니다. 이런 잘못된 뉴타운 정책을 전부 재조정해야 합니다. 뉴타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다시 심사해야 합니다. 주거 정책은 역세권에 갈수록, 도심에 갈수록 고층화하고, 임대주택과 소형주택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한강르네상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을 기준으로 그 전에는 강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후에는 보호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도 지적했듯이, 한강 지천 뱃길을 조성하려면 안양천은 최대 5.4m, 중랑천은 5.7m까지 바닥을 파고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보호공 설치 등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생태계 파괴가 불을 보듯 뻔합니다. 현 오세훈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오세훈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 재직 때 하려던 사업을 계속 따라가려고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런 행보보다는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서울시민과 나라의 장래를 위해 열심히 하다 보면 정치나 행정의 기반이 튼튼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벤트 행정입니다.

그렇다면 김 의원께서는 서울을 어떻게 바꿀 계획입니까? 서울을 바라보는 안목이 달라져야 합니다. 건강·보육·교육·복지·문화·안전·주거 등은 탈산업사회 포스트 모던 도시가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들입니다. 도대체 어린이성폭력을 걱정해야 하고 불량식품이 식탁을 위협하는 사회에서 시민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안전을 보장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는 생활 속의 문화예술로 삶의 질을 높이며, 국제경쟁력을 갖춘 미래도시 서울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2025년이면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따라잡아 동북아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중국을 겨냥해서 수도 서울의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형상 서울이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인천까지 포함해서 도시의 기능을 바꿔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는 건강과 아름다움, 교육과 관련되는 미래 산업이 전체 산업의 40%를 넘어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토론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어떤 시장이 되고 싶습니까? 시장에게는 ‘시민이 주인’이라는 시정철학이 분명해야 합니다. 서울시 행정의 중심에 ‘시민’이 주인으로 존재해야 하며, 정책결정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와 시민적 합의가 철저히 지켜져야 합니다. 크고 작은 민원에 정성을 다하고 해결에 땀 흘리는 시정이 돼야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벤트 시장은 되지 않을 겁니다. 화려하고 눈에 보이는 사업을 진행하면 당장은 빛이 나겠죠. 하지만 시장은 빛이 안 나는 일들만 골라서 해야 합니다. 서울시 행사에서 축포와 불꽃놀이를 하는데 1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이런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 시비를 써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그만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사망률이 일본은 14%인데 비해 서울은 32%로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응급실 운영에는 전문 인력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적자를 이유로 응급실을 축소하기에 바쁩니다. 이런 일들에는 시비를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시민이 다른 도시인보다 3.3년 일찍 죽는다고 하는데,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시민의 삶에 맞닿아 있는 사소한 문제 하나하나에 관심과 정성을 쏟을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의 사기를 북돋아 행정의 능률과 생산성을 높이고, 각계의 전문가·시민단체·종교단체 등 봉사조직과 함께하는 민주적·혁신적 참여시정을 제도화할 것입니다. 이에 저는 ‘희망과 대안’이 추진하는 좋은 후보 뽑는 시민정치운동인 ‘새로운 거버넌스(통치)’를 적극 지지합니다.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장에 있던 어느 의원께서 “대선 출마하는 것 같다”며 웃으셨습니다. 출마한다고 했을 때 의원들이 많이 격려하던가요? 사실 제가 모신 건 아니었는데, 제 보좌관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쪽지를 돌렸나 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습니다. 순수한 축하들이 많았는데, ‘저 사람이면 일 잘할 것 같다’는 인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민에게 세비를 받는 제가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의정활동에 매진해왔는데, 그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군요. 당내 경선 통과라는 관문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행정은 정치적인 시각으로 보면 안 되지만, 당내 경선 통과는 정치적인 문제와 결부되는 게 사실이지요. 시정과 중앙 정부를 서로 연결해줄 수 있는 정치력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경선엔 별로 재주가 없습니다. 조직력도 없고, 재력도 없고, 부탁도 잘 못합니다. 저는 있는 모습 그대로 경선에 나서겠습니다. 최근 서울대학교 리더십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 리더십으로 교수·변호사·언론인·정치인보다 행정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핀란드·벨기에·프랑스 등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서울시장으로만 평가하자면 저의 행정전문가로서의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한나라당이 강세인 소위 강남벨트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두 번의 민선 구청장,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습니다. 저는 중도개혁주의를 지향하고,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하여, 중간 표와 개혁을 바라는 보수층의 표를 폭 넓게 모을 수 있습니다.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 등이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야권 연대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그때 가서 개인 지지도, 당 지지도, 능력 평가 등을 고려해야 할 사안이긴 하지만, 저도 적극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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