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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꿈 돌려줄 ‘일·교·집 시장’ 되겠다”

서울시장 도전하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디자인도 좋지만 고통부터 치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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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1호 심원섭⁄ 2010.03.15 15:39:59

지난 3월 7일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발표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 선언 이후 개별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외국인이 서울을 방문해 서울을 1인당 소득 4만 달러 이상의 꿈을 꾸는 도시로 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지금 서울 시민 중에는 1만 달러짜리 꿈도 못 꾸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는 요지의 발언을 통해 오세훈 현 시장의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를 비판하면서, 서울 시민들의 삶과 꿈을 되살리는 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각오는? “서울 지역구(양천 갑)에서 3선을 했다. 그런데 지난 3년 반 동안 서울시 행정은 보여주기에만 치중하고 시민의 삶과는 멀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 출사표를 던졌다. 디자인이 아니라, 서민의 살림살이에 시정의 우선순위를 두고 싶다. 행정에는 정치와 다른 장점이 있다. 정치는 법과 제도를 구축해 국가 단위로 설계하지만, 행정은 현장에서 갈등을 풀어주고 국민 삶의 실제 내용을 직접 챙길 수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규정하나? “정권의 임기 한가운데서 치러지기 때문에 정권 평가 성격이 될 것이다. 여당에 쉽지 않은 선거다. 이를 돌파하려면 여당이 수도권에 필승후보를 내야 한다. 작년 재보선과 4.8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모두 백기를 들었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오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만큼 이번 선거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여론의 57%가 오 시장의 재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정권에 심대한 타격이 된다. 힘있게 국정을 끌어가기 어려워진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오 시장 평가전으로 만들 여유가 없다.” “외국인을 위한 ‘3~4만 달러짜리 꿈’도 좋지만, 1만 달러짜리 꿈도 못 꾸는 서민은 어떻게 할 건가? 디자인 서울도 좋지만, 디자인에 올인할 때는 아니다.” -‘시민 중심의 서울’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시장이 원하는 서울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서울을 만들겠다. 이미지를 좋게 하는 시정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시정을 펼치겠다. 그래서 일·교·집 시장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일자리·교육·집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서울 멋내기에 들어가는 돈을 일·교·집으로 돌려야 한다. 지금까지의 서울 시정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디자인도 좋지만, 디자인에 올인할 단계는 아직 아니지 않은가.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볼 때 서울은 3만 달러, 4만 달러의 가치를 추구하는 도시일 수 있겠지만, 지금 골목골목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1만 달러, 2만 달러 꿈도 못 꾸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 시정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 -4년 간 일자리 50만 개 창출, 보육예산 1조 원 확보, 초등학교 친환경 의무급식 실시, 강남북 균형발전, 철도 지하화, 광화문 광장 재구성, 저탄소 녹색도시 플랜 등을 공약했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결여된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공약과 포퓰리즘을 구별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올바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이 없으면 선심성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무상급식 공약이 정책적으로 옳지 못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없으면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이 되는 것이다. 내가 내세운 공약은 모두 예산 증액 없이 서울시 예산 수준에서 가능한 사업들이다.” -당·정에서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으로 아는데, 당론 위반 아닌가? “그렇지 않다. 3일 당정회의에서 무상급식의 점진적 확대에 의견을 모았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을 볼 때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추진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안병만 장관이 “재정형편상 어렵다”고 보고했고, 김성조 정책위의장 등은 점진적 확대에 합의했다. 무상급식과 관련해 예산 추계를 해보았는데, 중앙정부 차원의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어렵다. 전국 초등학교에 전면 실시하려면 매년 1조800억 원이 들어간다. 고등학교까지 실시하려면 매년 3조1,200억 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예산 활용이 가능한 지자체라면 자체적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경남·경북과 과천·성남 등에서 한나라당 지자체장들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나는 서울시의 홍보성·낭비성 예산을 절약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예산을 들여다보니 가능하다. 지금도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선별적으로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집은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급식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그렇게 낙인찍는 현실이 비교육적인 처사가 되고 있다. 한 달 3~4만 원 하는 급식비지만, 많은 시민에게 교육비 부담이 되고 있다. 지금 정부가 걱정하는 것은 모든 학교에 한꺼번에 실시하면 3조 원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무상급식 때문에 다른 교육사업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지원의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한편으로,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해 시행해 나갈 때는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현재 곳곳에서 벌어지는 뉴타운 건설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재조정해 주택 공급과 낙후지역 발전에 다시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의 뉴타운 정책을 고치다가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

“뉴타운은 낙후된 강북을 개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신도시 개발의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원주민 정착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데 문제가 있다. 원래 정착률을 30% 정도로 봤는데, 실제론 15%에도 못 미쳤다. 현재 문제는 뉴타운 정책 자체라기보다는 오 시장이 뉴타운 추진을 올 스톱시켰다는 데 있다. 원주민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조정이 잘 안 되니까 그냥 중단시켜버렸다. 그러니 개발을 추진하는 사람은 불만이 많고, 원래 거주지에서 쫓겨난 서민들은 그들대로 불만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 골치 아픈 문제라고 시장이 외면하니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정착률을 높이려면 중대형 아파트 입주가 부담스러운 서민에게 서민형, 1~2인실 등 소형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주면서 제반 시설을 잘 갖춰 임대주택 단지가 슬럼화되는 현상을 막으면 된다. 세입자 권리금 문제도 중요하다. 영세 상인에겐 개발된 새 상가에 최초 입주권을 보장하고 개발이익을 서로 나누는 형태로 문제를 흡수해야 한다. 나는 뉴타운 2.0을 대안으로 제안하고 싶다. 그동안 뉴타운은 시가 입안해 공고·시행하는 방식이었다면, 뉴타운 2.0은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의견을 쌍방향으로 수렴해 계획 단계부터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다.” -세종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6인 중진협의체’에 지명됐다. 경선 준비에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책임을 갖고 임할 수 있나?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면서 막바지 박차를 가해가던 차에 중진협의체에 지명됐다는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고 곤혹스러웠다. 현역 시장에 도전하는 경선은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온 힘을 쏟아 뛰어야 도전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정열과 시간을 경선운동에 투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이야기한 결과, 시장 경선도 중요하지만 국론 분열과 당내 갈등, 국가적 문제가 세종시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어쩌면 마지막 당내 논의 절차일 수도 있는 중진협의체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능력도 부족하고 여건도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협의체에 참여하겠다. 형식적이거나 불성실한 참여는 없을 것이다. 사실 중진협의체 첫 회의 때문에 출마선언 일정을 앞당겨 단촐하게 진행했다. 세종시 내용과 절차에 대한 나름의 판단도 있지만, 개인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당의 세종시 해법을 찾는 자리이다. 머리를 맞대고 최선책·차선책을 찾고, 안 되면 덜 나쁜 차악이라도 도출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문 닫아걸고 결론이 날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하고 싶다는 당원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나 자신부터 백지상태로 마음을 열고 일치점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나마저 그런 입장에 서지 않는다면 각자가 자기 입장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협의체가 될 것이다.” “시민 57%가 오 시장의 재임에 반대하고 있다. 시정의 제1 목표가 돼야 할 시민의 행복이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어떤 해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나는 수정안이냐 원안이냐, 행정부처가 가느냐 기업이 가느냐가 정책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더 좋은 안이 있으면 얼마든지 견해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 아군과 적군을 나눠 편가르기를 할 부분이 아니라, 서로 절충안을 내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이나 대학이 세종시에 터를 잡는 것이 지방 발전과 인구 유입을 위해 훨씬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행정 부처 중에서 비효율 문제가 적은 과학기술 부처나 환경부가 자리를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선택과 타협의 문제지, 국론 분열까지 갈 문제가 아니다. 절차를 밟되 충분히 열린 마음으로 토론을 하면서 국민의 우려를 하나씩 해소시켜야 한다. 국민들에게 세종시 피로감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세종시 국민투표’는 대통령이 부인함으로써 일단락됐으나, 언제든 불거져 나올 사안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세종시 국민투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어 해법이 될 수 없다.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갈등을 증폭시킬 여지가 더 많다.”

-여의도연구소나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당원들 사이에 오세훈 시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는가? “여론조사 결과는 오 시장에 대한 핵심 지지층이 50대 이상의 고전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임을 보여주고 있다. 참신한 이미지로 당선에 성공한 오 시장의 20~30대 지지층이 이탈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앙위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나와 오 시장 양자대결 구도에서 내가 15% 앞서고 있다. 중앙위원은 10년 이상 당원으로 활동한 한나라당의 핵심 당원들로, 당의 뿌리이자 여론 주도층이다. 본격 경선구도에 돌입하면 중앙위원의 여론이 일반 당원에게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 경선에 접어들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단지 현역 시장이라는 이유로 오 시장을 지지하는 거품도 사라지게 된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경원 의원도 나오고 있다. 여당 후보 경선이 치열해지면 본선에서 불리하지 않겠는가? “쉽게 가면 쉽게 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열한 경선을 통과해야 본선 경쟁력이 확보된다. 정당의 의무는 최선의 후보를 유권자에게 내보내는 것이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는 것이 경선의 목표다. 흠집내기라든가 경쟁 과열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멋지게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 후보도 노력하고 당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책평가와 비전에 대한 공방은 불꽃이 튀어야 한다. 나와 경쟁할 다른 후보들에게 그런 원칙 아래서 멋진 경쟁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쟁점이 없는 경선은 안 된다.” -야권에선 민주당의 한명숙 전 총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나? “한 전 총리는 그동안의 경력이나 부드러운 이미지,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집단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한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오 시장과의 지지율 차이가 9%라고 알고 있다. 지난 10.18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된 숨어 있는 응징표 5~8%를 감안하면 얼마든지 야권의 역전이 가능하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오 시장의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만큼 이번 선거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서울의 최대 문제는 살기 힘든 도시라는 것. 출산률 최저, 실업률 전국 세 번째, 집 사려면 40년, 이런 문제를 마라톤 고통을 인내하듯 해결해 나갈 것” -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임할 경우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살아가기 힘든 도시라는 것이다. 서울시 합계 출산율이 0.96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삶이 고단하니까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이다. 서울 실업률이 6%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세 번째로 높다. 서울에서 월급을 저축해 내 집을 마련하려면 40년이 걸린다. 교육 비리는 1등이고, 학업 성취도는 꼴찌다. 실제 삶이 힘들고 엉망인데, 수도 서울이니까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시대의 가치를 내건다고 서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경쟁력은 시민의 행복에서 나온다. 시정의 제1목표는 시민의 행복이어야 한다.” -원 의원은 정계 은퇴 뒤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아마추어 마라토너다. 내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달리기가 나를 단련시킬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사고로 발가락에 장애가 있어 조금만 달려도 통증이 심하다. 이것을 극복하면서 달렸다. 마라톤을 하면 힘들고 고통스런 과정을 견딘 후에 오는 선물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삶도 정치도 이와 같더라. 정직하게 달려온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미처 못한 얘기가 있다면…. “나 개인이 아닌 ‘사랑하는 보수’가 주축이 된 미래를 꿈꾼다. 개혁적 보수, 약자를 배려하는 자본주의라는 틀로 국가를 이끌어보고 싶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정치의 중심에 서고, 정치를 통해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꿀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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