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호 편집팀⁄ 2010.05.10 16:09:24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3선 도전을 포기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광주시장 공천 방식을 시민배심원제로 가닥을 잡자, 그는 ‘광주시장은 광주시민들이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지난 3월 18일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하며 아름다운 퇴진을 선택했다. 이후 박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용기 있는 결단”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호평이었고 그의 주가도 함께 올라갔다.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업무 추진이 독선적’이라는 곱지 않은 평가도 받아왔지만, 직원들에 대한 그의 애정도 남달랐다. 한 직원의 가슴 아픈 사연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는 박 시장의 따뜻한 인간미를 잘 말해준다. 그의 민선 3기와 4기의 8년 재임 기간 중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녹색성장을 선도해가는 쾌적한 환경도시, 세계 최고 노인건강타운을 가진 복지도시, 광역시 중 가장 빠른 교통소통률을 자랑하는 교통도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청렴도 1위 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박 시장 재임 기간 중 광주시는 소비도시라는 오명도 벗었다. ‘생산도시’ ‘수출도시’로 변모한 것이다. 자동차·디지털 가전·광산업 등 주력 산업을 통해 생산도시의 면모를 갖춰, 이미 2008년에 광역시 중 서울·인천에 이어 세 번째로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제조업 10인 이상 사업체 증가율 1위 등 구체적인 지표들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박 시장은 ‘경제가 살아야 시민이 산다’는 구호를 내세우며 경제 살리기를 추진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 유치와 시장 개척 그리고 산업단지 조성과 창업 지원을 통해 생산과 매출을 올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진력을 기울여 722개 기업, 3조2522억 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세계의 도시들과 나란히 경쟁하는 국제도시로 발전했다. 큼직큼직한 국제 행사의 유치를 통해 글로벌 시티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가장 큰 성과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다. 2010년 4월에 개최한 광주 세계광엑스포를 비롯해 2011 광주 세계환경엑스포, 2012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2013 세계공예엑스포, 2014 세계수소에너지대회까지 매년 매머드급 국제 대회가 잡혀 있다.
또한 광주영어방송국 개국, 국제회의도시 지정, 컨벤션 뷰로 설립, 광주외국인학교 신축 이전, 해외 자매결연 도시 확대 등 국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렇듯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낸 박 시장은 3선 출마 포기 선언에서 “임기를 마치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시민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시민 여러분 속에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이 더 큰 정치를 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분분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시장의 3선 국회의원 경력과 광주시장 2선이라는 정치 경험에 비춰볼 때 향후 중앙 정치에 뜻을 두고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기 50여 일을 남겨둔 박 시장에게 지난 8년 재임 기간 동안 아쉬웠던 일들과 앞으로 광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재임 중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8년 간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 속에 최선을 다했다. 우리 광주가 가장 살기 좋고 가장 잘사는 1등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나의 확실한 신념이었다. 낙후된 광주를 가장 살기 좋은 1등광주로 만들기 위해 나의 모든 열정을 다 바쳤다. 위대한 시민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값진 유산으로 넘겨주기 위해 많은 일들을 완성 또는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추진 중에 있는 연구개발(R&D)특구,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마무리하지 못 한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 -지난 8년 재임 기간 중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을 꼽는다면…. “뭐니뭐니 해도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순간으로 기억된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캐나다 에드먼턴, 대만 타이베이와 경합하여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한 성과는 광주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목숨을 걸고 유치에 나섰던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에 걸릴까봐 밤을 새우고, 다음날 중남미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 했던,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었다. 특히 김윤석 당시 경제부시장과 아프리카·유럽을 순방할 때 ‘광주의 미래를 위해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꼭 유치해야 하며, 그렇지 못 하면 중대한 결심(?)을 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과 함께 홀로 귀국했던 당시를 생각하면 하염없이 미안한 마음뿐이다. 지구를 여덟 바퀴나 돌아다니면서 목숨을 걸고 뛰었던 대회 유치 활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과 보람이다.”
-지역 경제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내보였다. 어떤 것들을 주요성과로 보나? “지난 민선 3~4기 시정을 이끌어오면서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했고, 경제가 살아야 시민이 산다는 일관된 정책 기조를 지켜왔다. 광산업을 비롯해서 자동차산업·전자산업을 3대 주력산업, 그리고 부품소재산업과 디자인산업·신에너지산업과 문화컨텐츠산업을 4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했다. 광주 연구개발특구와 대한민국 자동차부품전용공단을 국책사업으로 확정해 유치한 것, 김치종합센터와 김치세계연구소를 유치해 건물을 착공한 것 등도 주요 성과로 본다. 이처럼 21세기 미래 전략산업을 우리 광주로 유치하여 집적화시키고, 대한민국의 첨단과학산업 중심도시로 기반을 닦은 결과,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생산도시로 탈바꿈했다. 최근 지역 내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부도나는 등 경제위기가 닥쳤지만 흔들림 없이 생산체제를 가동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바꿔놓은 덕분이다. 이제 광주는 소비도시가 아니라 제조업 중심의 탄탄한 생산도시이며, 100억 달러 수출도시다. 이것을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 현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23년까지 총 5조3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문화사업이다. 그동안 전당 착공식 이후 별관 문제로 1년3개월 동안 보존과 철거의 논쟁 속에서 갈등을 겪어오다가, 작년 9월에 나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과 문화부 장관과 합의하여 별관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공사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2014년까지는 완공될 것이다. 이 사업은 향후 우리 광주를 문화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가는 사업이며, 먼저 아시아문화전당이 하루빨리 완공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 시 전역에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여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기르고,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광주에 와서 문화를 교류하고 향유하는 ‘문화의 중심지’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문화전당을 운영할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과 전당 내 5개 원에 채워 넣을 문화 콘텐츠다. 정부에서도 현재 콘텐츠 구성을 위해 각 원별로 구체적인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 시에서도 범시민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동안 시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와 적극적인 성원 속에 국회의원 3선과 재선 시장에 당선돼 국가 발전과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추진 중에 있는 사업이나 계획된 프로젝트 등은 잘 마무리되도록 후임자에게 맡기고 아쉬움과 함께 퇴임 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을 사랑하고, 1등광주의 완성에 작은 힘이나마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 8년 동안 저를 믿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