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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화합 전도사로 떠오르는 ‘새별’ 임내현 변호사

“자주 만나 장막 걷어내고, 선거 때 독불장군 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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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73-174호 편집팀⁄ 2010.06.14 16:08:19

박용덕 기자 광주·전남 CNB뉴스 1969년 재야 인사들의 3선개헌 반대운동을 지켜보던 임내현은 한국 정치 현실에 눈을 뜬다. 당시 경기고등학교 학생이던 임내현은 잘못된 나라 현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잘못된 나라의 현실을 바로잡자!’는 뜻에 의기투합한 그와 경기고 친구들은 ‘광정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시국토론을 시작한다. 뜻을 같이한 광정회 회원 20명은 ‘잘못된 나라의 현실을 바로잡아 우리 손으로 지역 갈등을 없애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자’고 다짐한다. 원래 과학도를 꿈꾸었던 임내현은 이 무렵 검사를 지망하게 된다. “과학자가 돼 컴퓨터를 만들어 국내에 보급하자는 게 제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크게 잘못된 나라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설득해 동참시켜야 할 텐데, 어떤 사람이 돼야 효과적인 설득이 가능할까 고민하다 검사를 지망한 것이지요.” 중학생 임내현에게 나라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준 것은 광주의 무등산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이었다. 무등산은 넓은 품으로 세상을 끌어안을 때 비로소 좋은 뜻을 펼칠 수 있다는 교훈을 어린 시절 무등산에서 뛰어놀던 임내현에게 심어줬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은 중학생이던 임내현에게 나라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준다. 광주서중학교(현 광주일고)를 다니던 임내현은 매일 등·하교 때 정문에 우뚝 선 이 기념탑에 경례를 하면서, 항일운동의 선봉에 섰던 선배들의 애국심을 되새기며 자신도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수재들만 다닌다는 광주서중학교에서 1등으로 졸업한 임내현은 경기고를 거쳐 예비고사(현 수능시험)에서 문과 전국 수석을 하며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한다. 대학 재학 중 임내현은 최연소로 사법고시를 통과하여 26세에 검사에 임관,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전주지검장과 대구고검장·광주고검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26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한다.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임내현 변호사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경기고 시절 친구들 20명과 ‘광정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시국토론을 하면서 영호남 지역감정을 없애자고 뜻을 모았다는데…. “‘광정회’에 함께했던 멤버 중에 영남 출신들이 꽤 있었다. 절반이 서울 등 중부권 출신이고, 나 혼자 호남, 대전 출신이 한 명, 그리고 나머지는 영남 출신이었다. 그때의 기본 취지는 지역감정을 없애자는 데 있지 않고, 극히 후진된 우리나라를 선진화시키자는데 뜻을 두고 있었다. 당시 지역감정은 그렇게 심하진 않았다. 그런데 그 후에 지역감정이 너무 커졌다. 즉, 5.18 민주항쟁이 일어나면서 지역감정이 더 커져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됐다. ‘광정회’ 멤버들이 그 문제 해결에도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본다.” -순천지청장 시절 영호남 화합을 위해 마련한 행사를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했다는 일화가 있다. “‘광정회’ 멤버 중에 대구 경북중학교 출신인 신건수가 있었다. 1998년에 순천지청장으로 부임했을 때, 신건수는 진주지청장으로 부임했다. 신 지청장을 순천으로 초대하여 27년 전 경기고 시절의 다짐을 꺼내며 “우리가 전남과 경남 인접 지역의 검찰 책임자로 왔으니 영호남 화합을 위해 앞장서보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물어 1시간 만에 의기투합했다. 남원·거창·순천·진주지청 등 지리산에 인접한 영호남 4개 검찰지청 가족들이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나 노고단 바닥에 엎드려 지리산을 껴안는 행사를 하면서 뜨거운 형제애를 나눴다. 이 행사를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자, 김 대통령은 좋은 모델이라며 영·호남 기관장들에게 이런 식의 화합 노력을 계속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영호남 화합의 전도사’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과찬이다. 사람은 자주 만나 이야기하면 정이 쌓이고, 쌓인 정 앞에서는 마음의 벽도 무너지는 법이다. 영호남 교류사업을 통해 절감한 경험이다. 오랫동안 쌓여온 영호남 간의 갈등을 없애는 일은 정치적 결단이나 하루아침에 만들어내는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자주 만나 마음이 서로 상대방에게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자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서 풀리지 않을 일은 없다. 경험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된 것은 그 벽이라는 게 별것 아닐 수 있다는 거다. 마음에 쳐진 한 겹의 막일 뿐이다. 그 막을 걷어내면 단단한 벽도 쉽사리 무너지게 돼 있다.” -영호남 화합을 위해 양 지역 대학생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경북대학교에서는 호남지역 대학생들이, 전남대학교에서는 영남지역 대학생들이 6개월에서 1년간 교류학생으로 생활하면서 양 지역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호남 학생 환영의 밤, 광주에서는 영남 학생 환영의 밤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동서화합의 주역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고 궁극적으로 동서화합 정신을 통일로 승화시켜가자는 논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지금은 지역감정이 많이 해소됐다고 보나? “근래에 꾸준한 노력으로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게 꼭 선거철만 되면 청군·백군처럼 갈라져버리니까 문제다.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겨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 같다. 오히려 국민들은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있다.” -오는 7월에 치러질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차기 국회의원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된다면 당의 입장에 따라 본의 아니게 한나라당과 대립하게 될 텐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영호남 화합사업에 차질은 없겠는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고칠 점도 많고, 잘한 점도 많다고 본다. 잘한 점은 솔직하게 서로 인정을 해줘야 하고, 고칠 것은 양당 다 고쳐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때 전국에서 하루에 가장 많게는 700만 명이라는 인파가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그 큰 열기가 선거만 하면 또 양분됐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그 지방 지역감정을 악용한다는 점이다. 지역감정을 악용하는 그런 정치인을 선거 때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핵심은 정당정치이기 때문에 건전 보수와 건전 진보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건전한 정책경쟁을 해야 한다고 본다. 건전한 진보와 건전한 보수가 경쟁할 때는 경쟁하더라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협력할 건 협력해야 한다.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그런 생각은 앞으로 고쳐야 한다. 그동안 나는 동서화합도 추진해왔고 노사화합도 추진해왔고 기관 간에도 화합을 추진해왔지만, 정치권에 입문하면 여야 간에도 좀 더 대화와 타협을 많이 하면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정치인으로서 이뤄보고 싶은 비전은 무엇인가? “21세기에는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한다. 20년 후에는 중국·미국·인도·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될 것이다. 이들 나라와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데가 서남해안이다. 지난 100년 동안 잘못된 것을 고착시킬 일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대중국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서남해안에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 지역에다 투자를 많이 끌어와야 할 텐데, 결국은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해야 한다. 광주서중학교를 나온 후 경기고등학교를 나와 일찍부터 수도권에서 많은 공부를 했고, 경북고등학교 명예회원도 되고, 전국권 근무를 하면서 지역마다 많은 분들과 교분을 나눴기 때문에, 이분들과 협력한다면 국가 균형발전과 그를 통한 우리 지역 발전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또 정치인으로서 꿈이 있다면, 가장 화합이 힘든 것이 정치권인데, 그동안 영호남을 두루 돌며 근무하면서 내가 가는 곳은 다 화합을 이뤘다. 아직 제도권에는 가지 못했지만, 갈 수 있다면 여야 간에도 좀 더 선진정치가 이뤄져 상대를 이해할 건 이해하고 다툴 건 다투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선배 의원들을 모시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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