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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혁신 위해 ‘ 기업 메세나’가 절실합니다”

[인터뷰]차대영 한국미술협회 제22대 이사장
전시할 대형 공간 필요… ‘미술협회=미술대전’ 개념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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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81-182호 김대희⁄ 2010.08.09 16:23:16

“메세나 문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미술시장의 발전을 돕고, 소외되고 어려운 미술인들의 복지 향상에도 힘쓰겠습니다. 매년 12월 미술인들을 위한 행사인 ‘대한민국 미술축전’을 개최하며 실추된 미술협회의 위상도 되찾겠습니다.” 차대영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올해 1월 9일 치러진 제22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에서 열띤 경쟁을 뚫고 승리를 거머쥔 노력파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차 이사장은 지난 2004년 20대 이사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두 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이미 그 전부터 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 21C한국미술문화연구소 대표,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장을 맡으면서 국내 미술계를 이끌어갈 능력을 키워왔다. 차 이사장은 특히 열악하고 어려운 미술협회의 재정으로는 미술인들을 후원하기 힘들다며, 기업이 미술인을 후원하는 기업 메세나를 조직해 미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미협 이사장 선거 전부터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미술인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고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대형 전시공간의 부재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손꼽았다. 3월 9일 22대 이사장으로 정식 취임한 후 4개월여가 지났지만, 마치 오랜 시간을 보낸 듯 활발한 활동으로 미술계를 재정립하고 미술인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그를 대학로에 있는 한국미술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지 4개월여가 지났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먼저, 아산시와 창작 스튜디오·미술관 건립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습니다. 협약에는 관·산·협·연 4자간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아산시 문화예술 활성화 및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 건립지원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관 건립, 레지던스를 겸한 창작센터, 지역 주민을 위한 미술 아카데미 조성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어 추진 중인 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계획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또한 협회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KMI(한국의학연구소)와도 MOU 체결을 함으로써, 회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검진 서비스 등을 받게 됩니다. 미술인이 가진 재능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회봉사도 생각했습니다. 영국 봉사단체인 플랜NGO가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 불우이웃돕기를 하는데 우리 회원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미협 소속 작가 300여 명이 전 세계 150명의 어린이와 결연했습니다. 협회의 후원금은 후원 아동과 가족 등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보건위생·생계유지·문화교류를 위한 사업에 지원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 활동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가장 최우선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은 무엇인가요? “전부터 강조해왔지만, 기업 메세나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미술인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과 아울러, 미협의 재정 형편에서 예산 확보가 절실합니다. 기업 메세나는, 기업이 문화적 기부 활동으로 기부하면 이에 대해 30%의 세금감면 혜택을 얻을 수 있으며, 기부한 금액만큼 그림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다양한 전시를 많이 열 수 있고, 기업은 이미지 제고와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미 확보된 50여 기업을 중심으로 하여 문화적 멤버십 조직으로 기업 메세나를 유지해갈 계획입니다. 기업 메세나에는 국회의원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공동 5인제로 만들 계획입니다. 20억 원을 목표로 하는 기업 메세나 기금에 5인의 공동회장단이 10억 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메세나가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건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작게 시작하지만, 제대로 발전이 이뤄지면 전시 등 미술계도 변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후원이 회원의 창작 활동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미술의 장르가 다양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애니메이션·설치·행위·미디어·패션 등 분과 신설도 검토 중이며,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대한민국 미술축전’을 열어 미술인의 권위를 높이고 위축된 미술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겠습니다.” -기업 메세나의 20억 원 기금 운영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기금이 확보되면 12월 첫째 주에서 셋째 주까지 ‘미술인의 날’에 전국 미술문화축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닙니다. 사실 소외받는 미술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매년 미술인의 날에 맞춰 대형 전시장에서 8000명 이상의 회원이 참여하는 전시를 열어 한바탕 잔치를 벌일 생각입니다. 국내에는 대형 기획전시를 위한 전시장이 없습니다. 설령 있더라도 대관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기업 메세나가 중요하고 절실합니다. 모든 정책의 중심이며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로 작가들은 전시를 하고 싶어도 대관이 아닌 이상 전시 기회가 쉽지 않습니다. 창고형이라도 좋으니, 대형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메세나 기금을 통해 전국 원로작가·여성작가·청년작가 등의 무료초대전과 아트페어·국제비엔날레 등도 추진하고, 다양한 미술 유통 루트를 개척하겠습니다.”

-협회 회원을 위한 구체적인 복지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전업 작가들은 대부분 무직자 대우를 받으면서 사회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예술인 공제조합과 연계한 미술인 공제조합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건강보험·산재보험·연금보험·고용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미술인들도 작품을 담보로 하여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복지 혜택을 늘릴 방침입니다. 기업 메세나를 통한 작품 판매 수익금 등을 이용해 각 지회·지부의 추천을 받아 어려운 회원 자녀 300여 명에게 매년 1억2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65세 이상 원로회원의 회비는 면제하고, 협회 회원들의 장례를 위한 장례위원회도 만들어지면 어려운 회원의 장례를 무료로 돕게 됩니다.” -미술협회의 명예 회복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사실 미술계는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힘이 듭니다. 어떤 사안이 터지든 협회가 다 떠안게 됩니다. 이젠 미술대전 얘기만 나오면 씁쓸해집니다. 미술인들의 자부심이었던 미술대전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일부 회원들은 미술대전 입상 경력을 부끄럽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2007년 심사비리사건으로 추락한 위상 때문에 미술대전의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미술계의 대표적인 등용문을 없애기보다는 건전한 방향으로 쇄신해 나갈 계획입니다. 좋은 작가 대부분이 미술대전에서 나온 만큼 미술대전은 순기능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순위를 나누면서 잡음이 끼게 됐습니다. 돈을 받고 상을 준다거나 이 때문에 좋은 그림을 낙선시키는 행위는 범죄입니다. 미술대전 시스템에 변화를 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깨끗한 미술대전을 운영해보자는 건 모든 이사장이 이루려했던 큰 관심사였지만, 쉽지 않습니다. 협회는 이제 미술대전 하나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영역을 키워 미술대전의 역할을 줄여야 합니다. ‘미술협회=미술대전’이라는 개념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은 작가들의 등용문이 많고 다양합니다. 미술대전 나름의 멋과 맛을 살려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아울러, 작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12월에 미술인의 날 행사가 있는 만큼 올해는 저에게 중요한 해입니다. 지역의 소외된 작가를 서울로 이어주는 통로가 되는 전시, 즉 ‘메세나 전시’를 만들려고 합니다. 때문에 대형 전시공간이 필요하고, 이사장으로서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인 만큼 기업 메세나 정착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미술전시에 대통령상·장관상 등이 있는데, 무슨 필요가 있는지…. 평생 미술을 위해 살아온 사람에게는 훈장이나 표창이 더 좋다고 생각하며, 내년부터는 대통령상이나 장관상 대신 훈장이나 표창으로 수상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수많은 미대생이 있습니다. 모두 작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작가의 길에는 인내심으로 참고 기다리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관련 분야로 가는 길도 많으므로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사실 모두 다 작가가 되면 미술계에는 난리가 납니다. 작가가 많아진다는 얘기는 컬렉터가 많다는 얘기이고 환경이 좋아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직 국내 미술시장은 미약합니다. 부가가치의 창출이 필요하고, 국가적인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술 분야는 지원이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전환점을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결국 메세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개선과 함께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미협의 이사장으로서 열심히 뛰는 차대영을 지켜봐주십시오.” 2010 ‘제4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기증작품 특별전’ 열려 제4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을 앞두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기금 마련 특별전’이 8월 13일부터 21까지 (사)한국미술협회 주최로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이두식·홍석창·이종안·차대영·임근우·이광수 등 한국화·서양화·수채화·조각 작가 25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로 진행된다. 또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메세나가 참여함으로써 미술인의 위상 제고와 시민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뜻깊은 행사가 될 전망이다. 미술협회 관계자는 “기금 마련 특별전은 공평갤러리를 필두로 3~4회 정도 추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02-744~9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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