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권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열대야(熱帶夜)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밤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을 넘어서는 열대야 현상과 무더위는 수면 부족을 초래하여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기 십상이다. 낮에 수시로 졸다가 밤이 되면 또 다시 불면증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절제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험생은 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없다. 사람이 잠을 자는 까닭은 뇌가 수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오늘 해놓은 중요한 일을 정리하고 기억하며, 내일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한다. 그러므로 수험생은 잠을 잘 자야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편안한 상태에서 충분히 잠을 자면 상쾌한 기분으로 활력을 느끼고 공부할 수 있지만, 잠이 부족하면 두통이나 현기증, 피로를 느껴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정상 수면 패턴을 회복하는 지름길은 수면 습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며, 잠자는 방을 어둡게 하고, 낮에는 환한 방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몸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허기가 느껴질 때 카페인이 든 음료보다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건강에도 좋다. 각성 성분이 있는 담배는 수험생에게 금물이다.
장시간 집중을 요하는 수험생에게 실내 온도는 섭씨 26~28도가 적당하며, 지나치게 에어컨 바람의 온도가 낮으면 냉방병과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 등으로 올 수 있는 다음날의 컨디션 저하를 막아야 한다. 이 외에도, 점심 식사 후 20~30분 간 낮잠을 자면 오후에 학업 집중도를 높이고 밤잠의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30분 이상 낮잠을 자면 밤에 불면증의 원인이 되어 생활 리듬을 깰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산보나 가벼운 달리기 등의 운동은 뇌기능 활성화에 도움 공부에 쫓기는 수험생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여름철에 하는 운동은 수험생의 몸에 많은 부담을 준다. 하지만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고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변비와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뇌가 감지하는 감각자극 가운데에서 가장 큰 것은 다리의 근육에서 오는 자극이다. 즉, 다리에서 오는 감각자극이 감각신경을 통하여 뇌를 각성시킨다. 덥다고 휴식 시간에 앉아서 TV나 잡지를 보는 건 좋은 휴식이 아니다.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먼 곳을 보며 맨손체조를 하거나 산보 또는 가벼운 달리기를 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 너무 강한 강도의 운동을 하면 근육이나 관절에 상해·탈진 등을 입기 쉬우므로 낮은 강도의 운동을 위주로 해야 한다. 실내에서 몸통과 다리·어깨·목 등의 근육을 간단히 스트레칭하면 각성 효과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 간 자전거 타기나 산책 등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수험생들의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습도와 온도가 높을 때는 삼가야 한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는 ‘필수’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식욕이 저하되어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하기 힘들다. 여름철 수험생을 위한 균형 잡힌 영양 식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간의 지식이 필요하다. 먹는 시간은 긴장을 풀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시간에 쫓기고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수험생에겐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리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일부 여학생들은 시간 부족, 식욕부진, 체중 조절을 이유로 주 4회 이상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편식을 하거나, 한 번에 너무 많이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12시간 이상 공복이 지속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므로, 피로가 심해져 빨리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능률이 저하된다. 특히 여학생은 주기적인 생리를 겪으므로 철분결핍성 빈혈이 되기 쉽다. 철분은 활발한 두뇌 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성분이다. 식사량은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 선에서 절제해야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기민한 두뇌 활동을 할 수 있다. 식사는 육류·생선·해초류·야채·곡류를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육류는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육류를 싫어하는 순채식주의자는 반드시 콩이나 두부를 곁들여 먹고 계란과 우유를 즐겨 먹도록 하면 필수 아미노산 결핍을 방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이기고 뇌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과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우유와 계란은 필수이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칼로리가 높아, 운동량이 적은 여름철에는 피해야 한다. 밤에 지나치게 몸이 긴장했을 때에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진정이 돼 편안하게 잠을 이룰 수 있다. 뇌의 무게는 1.3kg에 불과하지만, 인체 전체 산소 소모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왕성한 대사 기능이 이뤄진다. 뇌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뇌를 주로 사용하는 수험생에게 당질의 충분한 섭취는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고혈당을 일으켜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장기가 있을 때에는 간식으로 과일이나 주스를 먹도록 한다. “공부하다 코피가 나거나 눈과 귀가 피로할 땐 어떻게 하나” (1) 코피가 날 때 코를 풀고 후비다가 코피가 날 때가 많다. 흔히 밤에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코를 후벼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코피가 나오는 주된 부위는 대개 콧날 가운데 아래쪽에 있는데, 일단 이 부위의 점막이 손상되어 있으면 코피가 쉽게 난다. 코피가 나면 당황스러워 무의식적으로 휴지를 말아 코를 막는데, 이는 출혈 부위에 더 큰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바른 방법이 아니다. 코피가 날 때 엄지와 인지로 양쪽 콧구멍을 바깥에서 가운데를 향하여 압착시켜 눌러주면 쉽게 지혈시킬 수 있다. 최소한 10분가량 압박을 가해주도록 한다. 만일 코피가 자주 난다면 손상된 혈관에 전기 치료를 할 수 있다. (2) 눈이 피로할 때 깨어 있는 동안 우리 몸에서 가장 혹사당하는 곳은 시각기관이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 계속 들어오는 빛의 자극에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습관은 눈에 대해 주인이 베푸는 최고의 배려이다. 밤에는 휴식 중에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미래의 꿈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3) 귀의 피로 귀의 주인 된 자로서 귀를 쉬게 하지 않고 항상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습관은 집중에 방해가 된다. 고요히 머물며 사고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수험생 스트레스 해소법 “수험생 건강관리,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
강희철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11학년도 대입 수학능력 시험이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인생의 큰 향방을 좌우할 시험을 앞두고 무더위도 잊은 채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공부에만 열중하다 자칫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 공부의 능률을 올리려면 최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4당5락(?) - 잠은 충분히 자야 학습 능률도 향상된다” 수험생들에게 충분한 수면 시간은 필수이다. 수험생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 공부에 필요한 집중력과 판단력·기억력을 유지해야 한다. 수면 시간은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그날 하루 뇌에 입력된 정보를 체계화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 수면 시간은 5시간 이상이며, 이보다 적게 수면을 취하면 두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낮잠을 너무 많이 자면 밤잠의 질을 떨어뜨리기 쉬우므로 낮잠은 30분 이상 자지 않아야 한다. 한 주 동안 밀린 잠과 피로를 푼다고 일요일이나 휴일 아침까지 과수면(늦잠)을 취하기 쉽지만, 이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과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이 일정한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데 좋다. 입시 스트레스의 적절한 해소를 위한 7가지 권장 지침 스트레스가 꼭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동기를 부여하고 창조적 사고를 자극하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 스트레스와, 몸과 마음을 허약하게 하거나 대상을 싫고 기분 나쁜 존재로 만드는 부정적 스트레스의 양면성을 지닌다. 입시 스트레스 역시 똑같은 상황에서도 수험생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게 되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한 상태에서 적절한 스트레스는 공부의 능률을 올릴 수 있으나, 허약한 상태에서는 적은 스트레스만으로도 공부의 능률을 현저히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해소법을 갖고 여유로움을 유지해야 한다.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7가지 권장 지침 ① 1주일에 3회 정도 가볍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②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자. 시험이 얼마 안 남았다는 조바심에서 무리한 학습 계획을 세워 스스로 지칠 때가 있는데, 이는 학습 능률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상의해서 학습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소기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게 도와준다. 또한 심적 안정감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③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적은 양이라도 아침 식사를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도한 식사를 하는 경우 혈액의 순환을 위장관으로 집중시켜 뇌의 혈류량을 적게 하고 졸음을 유발한다. 포만감을 80% 정도에서 절제하는 것이 두뇌 활동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나 콜라, 인스턴트 식품 등 가공된 고열량 음식보다는 채소·생선·과일 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자. ④ 이완 요법을 시행해보자. 심호흡·명상·스트레칭·규칙적인 기도·독서 등 신체와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 중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택해서 시행해보도록 하자. ⑤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자. 향후 진로계획과 학습 성적 등 여러 문제들을 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절친한 친구나 선배, 부모님과의 대화 등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혼자만의 고민은 그 부담만 키우고 나쁜 스트레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⑥ 공부하는 중간 중간에 적절히 휴식시간을 갖도록 하자. 휴식 시간에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단 몇 분이라도 자주 스트레칭 등의 이완 운동을 하는 것이 몸뿐 아니라 머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⑦ 술과 담배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자. 술은 문제 해결 능력과 학습 능력을 저하시키고, 흡연은 스트레스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만 악화시킨다. 담배를 피우면 집중력 및 각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는 니코틴 중독자(1갑 이상 피우고 중단 시 금단 증상이 있는 일부 사람)에게만 해당되고, 기타 여러 여건은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된다.